안녕하세요?
저는 13년 전 미국에 와서 딸 넷이랑 아내랑 알콩달콩 살고 있는 가장입니다.
이미 4년 전에 문의하신 글이지만, 답글을 좀 남깁니다.
2006년에 좋은 기회를 잡아서 캐나다 밴쿠버에서 아내와 큰 아이와 1년을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젊은 나이에 넓은 땅에 가서 세상 경험 좀 하고 오자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좋았습니다. 딱 우리 부부가 원하는 삶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갔다가 몇 개월 후 알라스카 앵커리지로 랜딩을 했습니다.
4년 반 생활을 하면서 겨울만 다섯 번을 보냈습니다.
제 경험상, 이민생활을 하려면 한인회와 한인교회를 보면 됩니다. (ft. 한인마켓)
2007년 당시, 한인교회가 20여 개 정도 있었고, 한인마켓도 2개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물론 우리나라의, 실제로, 구멍가게 2-3배의 사이즈입니다. 대도시의 한아름, 한남, 아씨 등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합니다.)
아시다시피, 알라스카는 아직 미개척된 땅이 많고, 땅 속에 매장된 천연자원도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내륙 지방에는 대규모 토목공사와 개발공사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에 대한 직업은 당연히 있죠.
원유가 생산되는데, 그 원유를 판 값으로 투자를 해서, 투자이익에 대한 배당금(디비전이라고 합니다)을 영주권자 이상 모두에게 두당 지급합니다. (원유는 생산하지만, 정제공장을 만들지 않아서, 원유를 본토에서 정제해서 다시 '수.입'해서 쓰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석유값이 무진장 비쌉니다. 하와이 다음으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비쌉니다. 비슷한 이유로 전체적인 물가 자체가 아주 비쌉니다. 예를 들어, 알라스카 가장 북쪽 마을 배로우에서는, 머리통만한 수박이 80불 정도 한다는, '그곳에서 거주하시던 분의' 믿지 못할 얘기도 들었습니다. 무조건 다 비행기로 공수되거든요.)
평균 1200-1300불 정도 됩니다.
예전 2008년인가요, 오바마가 당선되자마자, 경기부양책으로 국민들 모두에게 500불씩 체크를 준 적이 있지요.
마침 그 전해에 석유값이 무지막지하게 올라서 디비전 또한 2500불 정도 되었지요.
그게 겹쳐서 2008년 연말에 아주 대환장파티가 열렸습니다. (차사고, 집사고, 빚 값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지요.)
어쨌든 물가도 비싸고, 개스값도 비싸고, 딱히 일자리도 많지 않지만, 의외로 한인노인분들이 많습니다.
이유는, 실버케어가 굉장히 잘되는 주 중에 하나거든요.
그래서 간호사나 가정돌봄도우미 등의 직장은 연봉도 꽤 높습니다.
9월 말부터 눈이 와서 4월 말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지만, 괜찮습니다.
디비전으로 딱! 한국행 비행기값이 되거든요.
노인분들, 겨울에 고국방문하시는 분들도 많고, 따뜻한 남부로 여행 다녀오시는 분들도 꽤 됩니다.
여름에는 연어와 광어낚시, 고사리와 각종 버섯(ft. 불로초) 채집, 그리고 기호에 따라 사냥기회도 많습니다.
긴 겨울에 스키타러 가시는 분들도 많고요.
참고로, 저는 밴쿠버 1년, 알래스카 4년 반, 플로리다 2년 반, 위스콘신 1년, 그리고 지금은 필라델피아에서 5년 반째 거주 중인 (이제는) 미국인입니다.
아직까지도 영어든, 문화든 영 적응은 안되지만, 쏼라쏼라 해대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자장가 삼고, 저녁과 주말을 가족과 함께 하는 행복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내 안에서 꿈틀대는 트럭커의 꿈을 놓고 고민 중입니다.
모두들 이민의 삶 속에서 힘내시고, 고개를 들고 화이팅 하십시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10.23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