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4:25-26]
십보라가 차돌을 취하여 그 아들의 양피를 베어 모세의 발 앞에 던지며 가로되 당신은 참으로 내게 피 남편이로다 하니,여호와께서 모세를 놓으시니라 그 때에 십보라가 피 남편이라 함은 할례를 인함이었더라,.."
차돌(초르) - '날카롭다', '고통주다'란 뜻의 '차라르' 혹은 '바위'를 의미하는 '추르'에서 파생된 말로 할례 때 사용된 돌칼을 가리킨다. 탈무드에 금속칼로 할례를 행한 사실이 기록된 것으로 미루어, 본절은 석기(石器)를 많이 사용했던 당시의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것 같다. 그 아들 - 둘째 아들 엘키에셀을 가리킨다.
아마 십보라는 여행 직전 둘째 아들엘키에셀을 낳았으며, 여행 동안 할례 연한인 8일을 넘긴 것같다. 베어(카라트) - '자르다', '언약을 체결하다'는 뜻이다. 고대 근동에서는 언약을 맺을 때 고기를 베어 그 사이로 지나가게 함으로써 언약의 절대이행을 다짐했다. 성경에서 이는 사람들간에 뿐만 아니라 하나님과 당신의 백성 간에 체결된 언약을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된다. 한편 모세는 이유야 어떻든 언약의 징표인 할례를 소홀히 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할례 시행명령을 소홀히 여긴 모세의 이러한 우유부단한 처사를 심각히 경고함으로써 모세로 하여금 아무리 사소한 의무라도 하나님께 소홀히 하면 큰 죄가 된다는 사실을 따끔하게교육하셨던 것이다. 피 남편(하탄 다밈) - 문자적으로 '피의 남편'이다. 십보라가 이 말을 하게 된 진의(眞意)가 무엇인지는 문맥의 간략성 때문에 분명히 결정하기 어렵지만 대략 다음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
즉 (1) 자신으로서는 이해불가한 할례 의식으로 인해 소중한 아들이 피흘림을 당했다는 식의 독설(毒舌)이거나 (2) 아들의 피흘림을 통해 가까스로 남편을 구원하게 되었다는 감사와 안도의 말로서 '피로 산 남편'이란 의미로 해석할수 있다. 이 중에서 그녀가 이 사건 후 모세와 계속 동행치 못했던 점으로 보아 첫번째 추측이 더 타당한 것 같다.
놓으시니라 - 원 의미는 '치료하다'이다. 이는 24절에 모세를 죽이려고 사용하셨던 방법(극한 질병, 사고 등으로 추측해 볼 수있다)을 철회하시고 온전케 하셨음을 가리킨다. 할례(물라) - '잘라내다'란 뜻의 '물'에서 유래한 말로 양피(남자 성기의 귀두부를 덮고 있는 양피)를 '잘라내는'의식과 잘 부합되는 말이다.
히브리인들의 할례는 피의 언약에 대한 표징으로서 그 기원은 하나님과 아브라함과의 언약에서 발견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영적으로 할례는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에 동참한다고 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한편 원문상 할례가 복수형(할례들)으로 표기된 것은 장자 게르솜의 할례까지 염두에 둔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