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그는 프랑스 파리의 PSG 팬이기도 합니다. 하긴 프랑스에 거주하는 한국인치고 이강인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 그가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프랑스인들이 자기에게 이강인이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질렀기에 이렇게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느냐는 것이지요. 그래서 제 지인은 저에게 물어본 것입니다. 저는 제가 아는대로 그러니까 한국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유튜브 등의 반응 등을 이야기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배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선배들이 하지말라는 일을 했고 그를 나무라는 선배에게 대들었고 그런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고 주장은 손가락을 다쳤고 그 주장이 바로 한국의 영웅인 손흥민이다 등등을 말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또 연락이 왔습니다. 프랑스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전했더니 그들이 또 묻더랍니다. 당연히 감독이 있었을테고 감독주도하의 공식적인 자리였느냐 아니면 단순한 저녁식사후 휴식시간에 벌어진 것이냐는 것입니다. 내가 아는 바로는 공식적인 자리는 아니였고 단지 다음날 중요한 게임을 앞두고 조금더 단합을 위한 시간을 가지자는 주장의 말이 있었고 이강인 등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은 옆방에서 탁구를 치면서 조금 시끄럽게 떠들었다는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또 연락이 왔습니다. 프랑스인들이 묻더랍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다툼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냥 식사후 휴식시간인데 주장이 일방적으로 지시를 할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감독이 그 자리에 있었는데 감독은 아무 말 않고 있는데 주장이 나서서 그런 지시를 할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승리할 수 있는 경기를 이강인때문에 패배한 것도 아니고 선수들간의 충돌때문에 한 선수를 이정도로 매도할 수 있는지 물었답니다.
글쎄요. 한국인과 프랑스인과의 차이때문에 생기는 일종의 오해 아닌가 생각합니다. 프랑스인들에게도 팀의 주장은 중요한 위치입니다. 하지만 감독이 모든 지시와 콘트럴을 다하지 주장이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하지는 않는다고 하네요. 주장은 팀을 대표해 경기전 상대 주장과 세리머니를 하고 경기때나 경기후 라커룸에서 경기와 관련한 촌평을 하고 이런 것은 잘 된 것이고 이런 것은 잘못된 것이니 다음 경기때는 주의하자 그런 이야기를 하는 존재로 프랑스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정서에는 아직도 유교적인 상하관계가 존재하는 것 같다.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거의 없어졌지만 아직도 군대나 대표팀 같은 조직에서는 그런 문화가 상존하는 것이 한국인 것 같다는 말도 전해주었습니다.
프랑스에 머무는 지인은 불과 얼마전까지 이강인이 아니면 한국축구가 안될 것 같이 아시안게임에 데리고 가고 이번 아시안컵에 데리고 갔으면서 경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도 아닌데 그렇게 한 선수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에 대해 프랑스인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아직 그 불상사에 대해 정확한 내용도 나오지 않았는데 이강인의 얼굴이 담긴 대형 사진을 신속하게 철거한 것을 두고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강인을 계속해서 광고모델로 기용할 경우 경쟁사로 바꿀 것이라는 가입자들의 불매운동 조짐이 벌어지자 벌어진 일인데 이강인이 정말 국익을 해치고 죽을 짓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그는 또 말합니다. 이강인 처음 PSG로 왔을때 네이마르 등 기존의 선배들과 서스럼없이 어울렸다 서로 장난치고 어떤 때는 선배들의 엉덩이도 차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 한국인들은 이강인이 선배들과 잘 어울려 좋다고 했다 네이마르는 손흥민과 나이가 같고 생일은 5달 빠른데 그런데도 서로 편하게 대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한국인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하지 않았는가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강인은 십대초반에 외국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스페인도 나름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선수들이 생활하고 서로 활동한다 그런 것이 몸에 배어 그렇게 행동한 것인데 그것이 그렇게 국익을 해치고 불매운동까지 해야할 만큼 해악스러운 것인가라고 묻습니다.
지인은 또 지금 PSG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잘 있는 선수를 빼가더니 실컷 부려먹더니 거의 망신창이가 되어 돌아왔다면서 그가 지금 극도의 불안증세를 보여 엔리케 감독이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고 있는 것같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엔리케 감독을 비롯해 PSG선수들은 한국축구 문화에대해 일종의 충격을 받은 모습이라고 전합니다. PSG입장에서는 이강인이 나라를 팔아먹는 짓을 한 것도 아니고 경기에서 패배하는 데 결정적인 일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휴식자리에서 서로의 이해문제로 다투고 약간의 몸 충돌이 있었던 것을 가지고 PSG선수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 또한 국민적 문화차이와 축구 문화의 차이라고 저는 봅니다. 그렇지요. 외국에서 주장과 선수 사이에 다툼으로 특정선수를 영웅에서 역적으로 만드는 경우는 잘 보지 못했습니다. 한국인의 유교적인 특성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외국 선수치고 인성 좋은 사람 정말 없습니다. 그러니 손흥민이 각광을 받는 것 아닙니까. 이강인도 외국의 그런 문화에 많이 젖어 있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이강인의 다툼 상대가 바로 한국의 영웅 취급을 받는 손흥민이었기에 더욱 그런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리더십과 인성의 대명사라는 손흥민에게 감히 어린 것이 덤벼 하는 그런 정서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보입니다.
물론 이강인이 대선배이자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주장 손흥민에게 까불었으니 그 댓가를 혹독하게 치르는 것으로 저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한국대표팀에 당분간 아니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소환될 일이 없을 듯 합니다. 국민들의 지금 여론으로 봐서는 말이죠. 아니 영원히 국가대표 선수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순간의 실수가 참으로 평생의 죄 그것도 아주 중죄 처벌을 받는 셈입니다. 하지만 모르죠. 손흥민이 앞으로 이강인과는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하고 황희찬과 김민재도 그러하니 그들 모두 은퇴하고 난 뒤 정 선수가 부족하면 불러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일시적인 잘못이 이강인을 참으로 깊은 나락으로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네이마르와 장난칠 때 조금 불길한 예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강인의 최대 잘못은 한국과 외국 그러니까 한국의 축구문화와 외국의 축구문화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데 있지 않는가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아직 어린 선수 그리고 재능이 있다고 하는 그런 선수가 일시적인 추문으로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펴지 못할 것이 매우 아쉽게 생각이 듭니다. 선수층이 얇은 한국축구입장에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헌법보다 위에 있다는 국민정서법을 어긴 죄를 어찌하겠습니까.
2024년 2월 1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