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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산(祭堂山) 647m 충북 괴산
산줄기 : 백두군자단맥(장성봉)
들머리 : 사기막리 사기막마을
위치 충북 괴산군 청천면/칠성면
높이 647m
♣능선엔 기암괴석, 용세골엔 연리목과 용추폭포가 있는 사랑산(647m·충북 괴산)
충북 괴산과 경북 문경 경계를 이루는 백두대간 상의 장성봉 부근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의 첫 봉우리가
막장봉이다. 이 산줄기는 막장봉에서 서진하며 제수리치에서 잠시 가라앉았다가 남군자산에서 능선이 북쪽과
남서쪽 두 가닥으로 나뉜다.
북쪽 산줄기는 군자산으로 이어진다. 남서쪽 산줄기는 675m봉에 이르러 북서쪽으로 옥녀봉을 분가시키고, 계속
남서쪽으로 이어져 갈모봉(582m)에 이어 가령산(535m)을 들어올리곤 610m봉에 이르러 또 두 가닥으로 나뉜다.
계속 남서쪽으로 가는 능선은 화양천에 이르러 그 여맥을 가라앉힌다. 610m봉에서 북서쪽으로 가는 산줄기가 약
1km 거리에 빚어놓은 산이 사랑산이다. 사랑산에서 계속 이어진는 능선은 달천에 여맥들을 가라앉힌다.
사랑산은 북으로는 옥녀봉 남서릉과 함께 합작한 용세골, 서쪽 달천강, 남쪽 화양구곡을 품고 있는 화양천 등 비
경지대로 에워싸여 있는 형국이다. 이 산은 남쪽 화양구곡을 사이에 두고 도명산(632m)과 낙영산(681m)을 마주
보고 있다. 하지만 화양구곡의 화려함에 힘입어 인기를 얻고 있는 도명산이나 낙영산과는 달리 아직은 유명도에
서 뒤떨어진다. 게다가 도락산보다 대중교통편이 좋지 않은데, 그래서 자가용을 이용한 원점회귀산행에 적합하다.
그렇다고 사랑산을 깔보면 안된다. 화양구곡에서는 구경조차 할 수 없는, 괴산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괜찮은 비경
인 용추폭포와, 이 산 이름을 낳게 한 희귀
[사랑의 연리목]
소나무 연리목(戀理木)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괴산군 내 바위산들이 대부분 그렇듯 사랑산에도 코끼리바위, 코뿔소바위, 독수리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계속 나
타나 산행의 묘미를 배가시킨다.
예전에는 용세골 지계곡인 제당골에 제를 올리는 제당이 있어 마을주민들이 제당산으로 불렀었다. 그런데 5년
전 이 산에서 연리목이 발견되자 괴산군청이 산이름을 사랑산으로 새로 지었다.
▶ 산행코스
용세골 입구에서 도로는 남쪽으로 다리를 건너 청천면 방면 화양동 입구 도원리로 이어진다. 다리 건너기 직전
왼쪽 아래로 내려서서 용세골 계류를 거슬러 약 30m 가면 오른쪽 사면으로 산길이 나타난다. 이 사면길로 발길
을 옮겨 낙엽송숲을 지나 20분 가량 올라가면 남동쪽 지능선으로 이어진다.
지능선을 따라 40분 올라가면 사랑산 주능선인 서릉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숲을 이룬 서릉을 타고 10분 가
면 585m봉에 이어 완만한 능선을 따라 20분 후 560m봉에 닿는다. 560m봉부터 경사가 가팔라진다. 25분 거리
에 이르면 왼쪽 북릉 갈림길 삼거리에 닿는다. 북릉 길은 연리목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삼거리에서 5분 더 오르
면 사랑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노송 밑둥에다 ‘괴산의 명산 사랑산 647m’ 푯말을 매어 놓았다. 푯말이 매어진 소나무 외에 소나무가
두어 그루 더 있고, 주변은 굴참나무가 숲을 이뤄 조망은 시원치 않다.
하산은 남동릉으로 내려간다. 3분 내려서면 산길 왼쪽으로 독수리바위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길이 4m에 높이
2m인 이 기암은 독수리가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으로, 머리와 부리, 꼬리 등이 실제 독수리와 너무 흡사하다.
독수리바위를 뒤로하고 3분 거리에 이르면 능선 오른쪽 노송군락 아래 너럭바위가 펼쳐지는 제4 전망장소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남쪽 후영리 계곡 건너로 가령산 낙영산 도명산 백악산 덕가산 조봉산이 멀리 속리산 문
장대와 함께 조망된다.
제4 전망장소를 뒤로하고 5분 거리인 610m봉에 이르면 길은 북쪽 지능선으로 굽돌아 이어진다. 610m봉 북릉
으로 발길을 옮겨 7∼8분 내려서면 북으로 시원한 조망이 터지는 제3 전망바위에 닿는다. 오른쪽 아래가 십수
길 절벽인 이곳에서는 코뿔소바위가 볼거리다. 길이 2m 높이 2m인 이 바위는 북쪽으로 세차게 달려가는 모습
으로, 배 부분이 휑하니 뚫려 있어 더욱 실물에 가깝게 보인다.
코뿔소바위 엉덩이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북으로 사기막리 분지 위로 옥녀봉과 군자산이 보인다. 동쪽으로는
백두대간 상의 장성봉이 하늘금을 이룬다. 장성봉에서 오른쪽으로는 대야산, 조항산, 청화산이 송면 분지와
함께 시원하게 펼쳐진다.
전망바위를 뒤로하고 10분 거리에 이르면 아기자기한 암릉인 제2 전망바위에 닿는다. 이 전망바위 북쪽 끝머
리에 이르면 축 늘어진 코를 지닌 코끼리바위가 또 발길을 잡는다. 코끼리바위를 내려서서 7∼8분 거리에 이르
면 사기막리가 샅샅이 내려다보이는 제1 전망바위에 닿는다. 이어 30분 가량 내려서면 사기막리 용추슈퍼 앞이다.
연리목을 보려면 용추슈퍼에서 다리를 건너 왼쪽 계류를 따라 용세골로 들어선다. 오솔길을 따라 20분 거리에
이르면 오솔길 왼쪽 급사면 50m 상단부에 있는 연리목이 보인다. 연리목은 소나무 두 그루가 자라는 과정에서
수간이 융합되어 한 그루로 자라는 희귀 소나무다.
3.3m 높이에서 하나로 융합돼 있고, 하단부 두 줄기 사이 틈새는 약 45cm다. 이 틈바구니 사이로 부녀자가 빠
져나가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또한 용추폭포에 살던 두 마리의 용 가운데 한 마리는 승천하고
승천하지 못한 용이 이 소나무가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연리목은 중부지방산림관리청이 보호수(제1997-5호)
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연리목 하류쪽으로 약 80m 거리에 이르면 용추폭포에 닿는다. 용추폭포 상단부와 하단부는 널찍한 반석지대
로, 높이 12m의 수직절벽이 30m 길이로 이어지는 고운 화강암 절벽이 병풍을 친 듯 이어진 사이로 폭포수가
쏟아져내려 장관을 이룬다.
첫번째 탕 물빛은 쪽빛으로 어른 두 길이 넘는다. 높이 7∼8m의 하단폭포 아래로는 100여 평에 깊이가 무릎
밖에 차지 않는 잔잔한 담(潭으)로 마음 놓고 멱을 감을 수 있다. 용추폭포를 뒤로하고 서쪽 계류를 따라 잰
걸음으로 30분 나오면 오지 분위기 물씬 풍기는 용세골 마을이다. 마을에서 10분 더 나오면 산행을 시작했던
용세골 입구 버스정류소 앞이다.
#산행코스
*용세골 입구 - 남쪽 지능선길 - 585m봉 - 560m봉 경유 - 정상 - 남동릉 - 610m봉 - 북릉 - 코뿔소바위 -
코끼리바위 - 사기막리 - 연리목 - 용추폭포 - 용세골 마을 경유 - 용세골 입구( 원점회귀 약 10km, 5시간 소요)
#들머리안내
*수도권에서 사랑산으로 가는 드라이브 코스는 두 가닥이 있다. 서울 남서부지역에서는 경부~신갈 분기점~
영동~회덕 분기점~중부고속도로를 이용, 음성 나들목에서 나와 37번 국도를 타고 소수(면)를 경유해 괴산으로
가는 길과, 서울 남동부지역에서는 중부~회덕 분기점∼영동∼여주 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 감곡 나
들목에서 나와 괴산으로 잇는 길이 있다.
괴산에서는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남쪽 청천 방면 19번 국도를 타고 2분 거리에 이르러 대사 삼거리에서 왼쪽
19번 국도를 계속 타고 문광 삼거리와 조금 더 직진하면 새로 생긴 광덕 삼거리로 간다.
광덕 삼거리에서 19번 국도를 버리고 왼쪽 49번 지방도로 진입해 6∼7분 주행하면 치재고개를 넘는다. 치재고
개를 넘어 8∼9분 거리에 이르면 덕평지서와 주유소가 있는 덕평 사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직진, 2분 더 주행하면 느티나무 앞에서 왼쪽으로 굽돌아 달천에 새로 놓인 거봉교를 건넌다. 달천을 끼
고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3∼4분 거리에 이르면 길 왼쪽 버스정류소가 있는 용세골 입구에 닿는다. 차는 버스
정류소 옆 도로변에 바짝 붙여 주차하면 된다. [한국의 산천]
요즘은 살다가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아 개명하는 일이 흔하다. 그런데 산도 개명을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산이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지만. 충북 괴산군의 사랑산(647m)이 그런 곳이다. 사랑산처럼 산에서 발견된 나무 한 그루가 이름을 바꾸는 것은 흔치 않다. 사랑산은 국립지리원이 발행한 지형도에는 이름이 없는 무명봉이다. 다만 정상 북쪽의 사기막리로 흘러내리는 계곡이 제당골이라 제당산이란 이름으로 불렸다. 그런데 1999년에 사기막리에서 서쪽으로 흘러내리는 용추골의 용추폭포 인근에서 '사랑나무'로 불리는 연리목이 발견됐고 괴산군청은 이를 계기로 사랑산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 덕분에 군자산이나 대야산, 덕가산, 악휘봉 등 명산들에 가려 있던 산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게 됐다.
◇ 곳곳 바위 전망대서 백두대간 조망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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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 취재팀이 사랑바위 직전 전망대에서 남쪽의 산들을 조망하고 있다. 정면의 바위 봉우리가 백두대간 대야산이다. 대야산 북쪽으로는 군자산, 남쪽으로는 속리산 문장대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
연리목과 사랑바위 외에도 사랑산은 사기막리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아기자기한 바윗길이 흥미로운 곳이다. 위험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재미있는 바윗길이 이어진다. 코끼리바위나 사랑바위, 독수리바위 등도 볼거리다. 바위가 많은 만큼 조망도 시원하다. 멀리 남쪽으로 속리산 문장대를 비롯해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과 대야산, 군자산과 같은 봉우리들이 우뚝한 모습을 한발 비켜서서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용추폭포를 비롯한 계곡미도 빼놓을 수 없다. 사기막리를 지나 달천까지 흘러내리는 용추골은 거의 경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흐름이 느려 여름철이면 탁족의 즐거움을 누리기에도 좋다.
사랑산 산행은 괴산군 청천면 사기막리에서 정상까지 내처 바윗길이 대부분인 오르막을 간 뒤 잠시 능선을 걷다가 용추폭포까지는 계속 내리막이다. 이어 계곡을 따라 사기막리로 돌아가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이번 산행은 사기막리 마을 정자를 출발해 도농교류회관~임도~코끼리바위~사랑바위~독수리바위~사랑산 정상~644m봉~삼거리~전망대~소나무 연리목~용추폭포를 거쳐 다시 사기막리 마을 정자로 돌아온다. 이번 코스의 전체 산행거리는 6㎞ 정도로 순수 산행시간은 3시간30분~4시간, 휴식을 포함하면 4시간30분~5시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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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산 정상 오르기 전에 지나는 눈 덮인 능선. |
마을 정자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시내버스 회차지 팻말 옆 '행복한 교회'를 지나 도로를 걷는다. 100m 정도 가면 도농교류회관을 지나며 흙길 임도로 바뀐다. 잠시 뒤 산모퉁이를 돌아가면 오른쪽에 능선으로 올라서는 산길이 나타난다. 입구엔 리본이 어지럽게 달려 있다. 낙엽이 두껍지만 오르막 능선 따라 길은 뚜렷하다. 동네와 가까운 곳이라 곳곳에 좌우로 빠지는 길이 있지만 무시하고 능선만 따라 올라가면 된다. 산길에 들어서 7~8분 오르면 흙길을 벗어나 큰 바위 위에 올라선다. 정면에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위를 내려서면 곧 임도와 만난다. 길은 임도를 가로질러 2시 방향으로 이어진다. 고도를 높이다가 뒤돌아보면 사기막리 마을이 산으로 둘러싸여 포근하게 자리 잡고 있다.
◇ 눈 쌓였을 땐 가파른 내리막 미끄럼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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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사랑바위. 다른 바위와 달리 앞에 이름표가 있다. |
경사 급한 바윗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답사 때는 첫눈이 내린 지 오래되지 않아 잔설이 남아 있었다. 겨울에 이 길을 오를 땐 특히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전망대에서는 북동쪽으로 조망이 트인다. 멀리 백두대간 군자산의 우뚝한 바위 봉우리가 바라보인다. 잠시 완만한 길을 걷다가 다시 급경사를 오르면 오른쪽으로 전망이 트이고 정면에 우뚝한 바위가 길을 막고 있다. 바위가 갈라져 있는 것이 영락없이 코끼리 코를 닮은 코끼리바위다. 길은 코끼리바위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오르는 길 틈틈이 조망이 트여 동쪽으로 흰 눈을 머리에 인 백두대간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15분 정도 어렵지 않은 바윗길을 오르면 사랑산 최고의 전망대가 나타난다.
비스듬한 암반 위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선 전망대에서는 남쪽과 동쪽, 북쪽 등 세 방향으로 조망이 시원하다. 남쪽으로는 멀리 겹겹의 산 너머로 속리산 문장대가 불룩 튀어 올라와 있다. 속리산에서부터 이어져 괴산과 문경의 경계를 이루며 북으로 뻗어 가는 백두대간이 뚜렷하다. 전망대에서 20여 m를 더 가면 벼랑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사랑바위가 있다. 바위 아래에 손으로 쓴 팻말이 서 있어 사랑바위를 알리고 있다. 이후로는 완만한 오르막이다. 남쪽으로 향하던 능선이 정상을 향해 오른쪽으로 휘어지며 조금씩 가팔라진다. 작은 봉우리를 오르기 직전 삼거리다. 오른쪽 길은 질러가는 길이다. 왼쪽으로 봉우리를 향해 50~60m 오르면 또 다른 삼거리 왼쪽 능선으로 내려가는 길은 화양구곡 방향으로 이어진다. 봉우리에 올랐다가 내려가면 곧 우회해온 길과 만난다.
◇ 우람한 폭포 품은 용추계곡 빼어난 계곡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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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용추폭포 인근의 소나무 연리목. 수령 60년으로 1999년 발견됐다. |
완만한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는 전망대를 지난다. 곧 정상으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이다. 초입 오른쪽에 막 날아오르려는 새의 형상을 한 독수리바위를 지난다. 여기서 잠시 오르면 나무에 둘러싸인 사랑산 정상이다. 정상엔 별다른 표식이 없어 알아보기 어렵다. 길은 2시 방향 능선으로 이어진다.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길을 10분 정도 걸으면 644m봉 정상의 삼거리다. 직진하는 왼쪽 길은 용추골 입구인 용추교로 이어진다. 답사로는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초반에 눈 쌓인 가파른 내리막을 조심해서 내려선 뒤 6~7분이면 다시 삼거리다. 답사 때는 오른쪽의 사기막리 마을로 바로 내려가는 길은 눈이 녹아 뚜렷하고 답사로인 왼쪽 길은 눈이 덮여 자칫 지나칠 뻔했다.
이후로 용추폭포까지는 외길이다. 푹신한 낙엽 위에 눈까지 쌓여 있어 내리막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20분가량 내려가면 길이 왼쪽으로 휘어져 내려가며 오른쪽 아래에 보이던 사기막리 마을이 시야에서 사라진다. 급경사 길을 조심해서 내려가면 잠시 후 조림한 듯한 리기다소나무 숲을 지난다. 곧 숲을 벗어나며 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용추폭포는 보이지 않지만 늦가을인데도 우렁찬 물소리가 들린다. 다시 가파른 내리막을 10분 정도 내려서면 소나무 연리목이 나타난다. 철망으로 울타리를 치고 안내판을 붙여두었다. 50m만 내려가면 널찍한 길과 만난다. 괴산군이 조성 중인 '이백리 양반길' 구간이다. 왼쪽으로 30m만 가면 하얀 암반을 깎아내고 쏟아져 내리는 높이 10m 용추폭포의 위용이 드러난다. 여기서 사기막리로 원점회귀하려면 계곡 상류로 올라가야 한다. 연리목 아래 삼거리를 거쳐 평탄한 길을 10여 분 가면 갑자기 넓은 평지가 나온다. 초입의 청천면 관광안내도를 지나고 잠시 뒤 콘크리트 도로를 만나면 곧 사기막리 마을 정자가 나타난다.
# 떠나기 전에
- 연리목 발견 계기로 사랑산으로 이름 바꿔
근래에 들어 산 이름이 바뀌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지만 드물지도 않다. 대부분은 부산의 고원견산이 엄광산이라는 이름을 되찾은 것처럼 일제 강점기에 바뀐 이름을 회복한 경우다. 전국에 여럿 붙어 있던 천황산이나 천황봉이라는 이름도 그렇다.
이 같은 이유 외에도 지자체가 임의로 이름을 바꾼 경우가 있으니 경기도 가평의 연인산과 괴산의 사랑산이 그렇다. 가평 연인산은 존재감 없는 월출봉 또는 우목봉으로 불리다가 1999년 가평군이 시민 공모로 '사랑이 이루어지는 곳'이란 의미로 이름을 바꾼 뒤부터 등산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름을 바꾸면서 연인산철쭉제도 열고 있다. 그 덕에 2007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기까지 했다. 사람의 이름이 운명을 바꾼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산 이름이 산의 팔자를 바꾼 것이다. 괴산 사랑산도 서울 가까이 있는 연인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개명 후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산이다. 공교롭게 개명한 해도 같은 1999년이다.
사랑산이란 이름의 연유가 된 것은 그해 용추폭포 인근에서 발견된 연리목이다. 흔히 사랑의 상징으로 '사랑나무'로도 불리는 연리지는 두 그루의 나무가 붙어 자라다가 각각의 가지와 가지가 만나 하나가 된 것으로 전국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사랑산 연리목은 가지가 아닌 수간(몸체)끼리 만나 하나가 된 희귀한 형태다. 따로 올라가던 두 그루 소나무의 수간이 3m 정도 높이에서 만나 하나가 됐다. 전체 나무의 높이는 15m가량이다.
원래부터 괴산에는 전국에서 이름난 산이 많다. '괴산 35명산'으로 불리는 이들 산은 악휘봉, 가령산, 군자산, 깃대봉, 덕가산 등 모두 산 좋아하는 사람들 귀에 익은 곳이다. 괴산군이 홈페이지에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백두대간 준봉들과 속리산에 치여 빛을 못 보던 제당산이 연리목이 발견된 뒤 사랑산으로 이름을 바꾸고 뒤늦게 유명세를 얻게 됐다. 지금은 35명산 못지않게 많은 이가 찾으니 앞으로는 '괴산 35명산+1'로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 교통편
- 대구부산~중부내륙고속도 이어 탄 뒤 49번 지방도로
사랑산 산행은 거리가 멀고 대중교통 운행 편수가 적어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대구부산고속도로를 타고 가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바꿔 탄다. 점촌함창IC에서 내려 32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송면삼거리에서 49번 지방도를 탄다. 공사 중인 송면터널을 우회하면 곧 사기막리 마을 입구다. 부산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당일치기가 어렵다. 노포동터미널에서 충주 가는 버스를 타고 연풍에서 내린다. 오전 8시30분(첫차), 9시40분, 10시50분. 연풍에서는 괴산읍으로 들어가 사기막리로 가는 덕평행 군내버스를 타야 한다.
문의=생활레저부 (051)500-5151,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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