逢也一片浮雲起(봉야일편부운기)-만남은 한 조각구름이 일어남이요
離也一片浮雲滅(이야일편부운멸)-떠남은 한 조각구름이 사라지는 것인데,
浮雲自體本無實(부운자체본무실)-뜬구름 자체는 본래 실체가 없나니
相逢離別亦如然(상봉이별역여연)-만남과 헤어짐도 모두 이와 같을 진데
농월(弄月)
청설모(靑鼠毛)조차 내가 늙었다고 깔보는가 !
이 사진들은 북한산 등산길에서 만난 청설모(靑鼠毛)다.
아무도 없는 호젓한 산길
부시식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청설모(靑鼠毛) 한 마리가 무언가를
찾고 있다.
나는 다람쥐와 청설모를 잘 구분 못하는데 언 듯 기억에
청설모 꼬리는 털이 부성부성 부풀어 있고 귀에도 털이 많다.
다람쥐는 꼬리가 미끈하고 몸집도 세련미가 있는 것을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난다.
사진을 찍으려고 약 5m가까이 가도 달아나지를 않는다.
나무 위를 오르다가 낙엽 속에 먹이를 찾는 듯 뒤적이면서
멀리 달아나지를 않는다.
내가 늙었다고 얕잡아 보는 것인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것인지
청설모(靑鼠毛)는 한자로 “청서모(靑鼠毛)”로 읽는다.
즉 “푸른 쥐털”이라는 뜻이다.
서(鼠)자에 “ㄹ”을 붙여서 설(鼠)이라 읽는다.
이 털은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붓을 만드는 원료로 이 청설모(靑鼠毛)의 꼬리털을
많이 이용한다.
워낙 이 털이 붓용으로 유행하다 보니 청서(靑鼠)라는 이름보다
청설모(靑鼠毛)가 아예 동물 이름이 되어 버렸다고 한다.
그러나 왜 “설(鼠)”이라 읽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오늘 북한산 둘레길 산행은 일부러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호젓한
코스를 택했다.
숨도 고를 겸 가만히 쉬고 있으면 귀가 앵~ 할 정도로 고요하다.
간간히 이름 모를 산새가 지지배배 하면 저쪽에서 깩깩 소리로 대응을 한다.
아까 청설모(靑鼠毛)를 만났던 곳 바위위에 땅콩 초콜릿 부스러기를
놓아두고 왔다.
다음에 이곳을 지날 때 청설모가 먹었는지 확인할 생각이다.
농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