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세상이 올 줄 몰랐습니다. 보이지 않는 코로나도 그렇고, 문학상도 그렇습니다. 저 멀리 충청도 천안 땅에서 뿌리내린 김명배 문학상이 대구에 살고 있는 저에게까지 와 닿을 줄은 참으로 몰랐습니다. 저마다 끼리끼리 주고받는 수상한 이 시국에 말이지요. 참, 올곧게 문학 활동해온 분의 정신을 기리는 문학상이다 싶은 생각에 절로 고개 숙여졌습니다.
이 허공 속으로 무수히 왔다 가는 것들에 이름을 붙이고, 그게 진짜인 양 우리는 길들여진 그 상들에 무심코 끌려가고 있습니다. 그 상이 그 상입니다. 여기, 지금, 나는 어디에 있을까요. 오직 모를 뿐입니다. 나라는 상 하나를 꼭 움켜쥐고, 이게 진짜야! 착각하며 시라는 이름으로 초라하게 발표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란 무엇이고, 시를 왜 쓰고 어떻게 써야하며, 그 시를 누가 쓰는가에 대해 부단히 묻고 물었습니다.
일찍이 김명배 시인께서는 「작별」이라는 시편에서 “…그런 뒤에 떠나겠습니다. /한평생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도대체 내가 왜 여기에 왔는지 알 수가 없으니 그걸 물어 /보려 떠나야겠습니다. 포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작별이라서 /똑딱똑딱 발자국 소리는 아니 내겠습니다.”라고 답하셨더군요.
그렇습니다. 여기, 지금, 나는 늘 새 것입니다. 머물되 머문 바 없이 머물고 있는 몸뚱어리가 그렇고 생각이 그렇고 느낌이 그렇고 마음이 그렇습니다. 우주 한 모퉁이 나의 시가 그렇습니다. 저의 시답잖은 시편들을 선해주신 심사위원님들과 김명배 문학상 공모에 동참하신 모든 분들과의 시절 인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치열한 문학 토론을 함께하고 있는 시마루 동인 회원님들과 잠시나마 이 기쁨을 나누겠습니다.
첫댓글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