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년대 이전에 출생하신 분들은 따뜻한 온돌방의 추억이 있을 겁니다.
60년대 후반 연관식 보일러가 개발되자 국내에 연탄보일러 시장이 열렸다는데, 아파트도 그 시점에 보일러를 설치했었나 봐요.
`구들장`의 묘미는 느껴본 사람만이 알죠.
불이 지나가는 고래 위에 널찍한 돌을 올리고 얇게 마감을 하면, 여름엔 차갑고 불 피운 겨울엔 아궁이만 닫으면 온기가 오래 지속되므로 요즘처럼 "금방 데워지고 끄면 식어버리는" 온수보일러와는 상이하지요.
젊은 세대에겐 생소한 원리이겠지만 당시엔 생존을 위한 일종의 지혜였으니 지금의 환경에서 보면 따뜻한 추억일 뿐입니다.
제 아이들도 바닥 잠을 잤었는데, 소원이 침대였지만 제 탓으로 고교생이 되어서야 침대를 들여 주었답니다.
당시 시골에 겨울 해 질 녘이면 집집마다 온돌방에 군불을 지폈는데, 저도 아버지 옆에서 장작 하나 거들어 군불을 때면 몇 시간 동안 아랫목이 뜨겁게 철철 끓었고, 불길인 고래를 지나 굴뚝까지 뻗친 불 끝이 초가지붕 노란 귀밑머리를 살짝 태우기도 했지요.
일 마치시고 저녁 반주까지 곁들이신 아버지께서는 양반다리 하시고 한참을 조셨는데, 아버지 복숭아 뼈는 항상 벌겋게 데어있었어도 한 번도 “뜨겁다!” 는 말씀이 없으셨어요.
너무 더워 식구들이 땀에 절었을 때 뒷문을 빼꼼히 열어놓고 자다 온 식구 감기 걸리게 한 적도 있었고요.
아궁이의 그을음이 누적되어 불길 고래가 막히면 이파리 달린 생대나무채로 고래를 후벼 그을음을 청소했으며, 온몸에 까맣게 묻은 그을음의 기억은 차츰 희석되지만 따뜻했던 온돌의 기억은 갈수록 진하게 남아있지요.
저는 오래전부터 위가 안 좋고 가슴에 미열이 남아있었답니다.
침대는 허리가 아파! 방바닥에서 뒤척이며 잤는데, 가슴으로 자극되는 촉감을 적절히 보일러를 이용하여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이젠 적응이 되어 바닥에 자는 것쯤이야 아무렇지도 않고, 위 보호를 위한 저의 노력은 부수적이며, 뒤척임을 통해 아직은 위가 튼튼하니! 덤으로 주신 삶이라 생각하고 감사하며 삽니다.
“사람의 발걸음이 야훼께 달려 있으니 인간이 어찌 제 길을 깨닫겠는가?” -잠언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