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일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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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는 산상 설교를 마무리하면서 ‘실행’에 초점을 맞춥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우리말 표현에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그리스어 본문에는 ‘말하는 이(호 레곤)’와 ‘실행하는 이(호 포이온)’를 대비시켜 표현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뜻을 실행했느냐의 여부에 따라 둘의 운명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죠.
이어 예수님께서는 ‘주님, 주님’ 하면서 당신께 매달리기만 하는 이들을 구체적으로 예시합니다. 그런데 열거되는 이들의 면모가 대단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하는 이들,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이들,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일으키는 이들! 이런 이들이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니요? 더 나아가 예수님께서 이들을 전혀 모르겠다면서 불법을 일삼는 자들이라고 단언하기까지 하시니 의아하기만 합니다(마태 7,22-23 참조).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니 예언자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그들을 도무지 알지 못하겠다며 물러들 가라고 쫓아내시는 것을 보면, 15절에서 조심하라고 말씀하셨던 ‘거짓 예언자들’입니다. 양의 옷차림을 했지만 속에는 게걸 든 이리들이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이라고 대차게 내치셨던 것이죠.
마태오 복음에는 ‘불법(아노미아)’이라는 표현이 네 번 언급됩니다(마태 7,23; 13,41; 23,28; 24,12 참조). 그중에 심판 설교에서 거짓 예언자들과 연관시켜 제시합니다. “거짓 예언자들이 많이 나타나 많은 이를 속일 것이다. 또 불법이 성하여 많은 이의 사랑이 식어 갈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어 내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24,11-13).
거짓 예언자들이 있는 곳에는 불법이 성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곳에서는 사랑이 식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주옥같은 말씀을 모아 놓은 산상 설교(마태 5-7장)를 마무리하면서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가 하늘 나라에 들어가며,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이라고 거듭 말하는 이유는 명백합니다. 말보다 실천이 중요합니다. 제1독서에서도 이 점을 강조합니다. “내가 오늘 너희 앞에 내놓는 모든 규정과 법규를 명심하여 실천해야 한다”(신명 11,32). (성서와 함께)
묵상해봅시다
신앙은 관념적인 지식으로 굳건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을 듣고 실행함으로써 굳건해집니다. 우리를 살게 하는 삶의 기초는 신앙이지만,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야고 2,17 참조). 그저 바람에 날리고 물에 쓸려 내려갈 모래일 뿐입니다. 내 삶을 지탱하는 기초는 무엇입니까? 내가 어떻게 실천하며 사는지를 보면 됩니다. (매일미사)
오늘의 성경말씀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알아봅시다
1. 성 요셉 성월
3월은 성모 마리아의 배필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양부인 요셉 성인을 특별히 공경하는 ‘성 요셉 성월’이다. 요셉 성인은 성령으로 잉태하신 약혼자 마리아를 가브리엘 천사의 명을 받고 아내로 맞아들이면서 하느님 구원 사업의 조력자로 등장한다. 마리아와 아기 예수님을 보호하려고 헤로데의 폭정을 피해 이집트로 피난을 가기도 하고, 나자렛으로 돌아와서는 가난한 목수로서 예수님을 양육하였다.
요셉 성인의 인품에 대하여는 성경에 별로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법을 잘 지키는 ‘의로운 사람’이었고,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는 성실한 노동자였다.
1840년부터 교회는 ‘성 요셉 성월’을 정하였는데, 이것은 3월 19일 성 요셉 대축일에서 비롯되었다. 비오 9세 교황은 1870년 대사 선포와 함께 요셉 성인을 가톨릭 교회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고, 레오 13세 교황은 회칙을 통해 요셉 성인을 공경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비오 11세 교황도 대사를 선포하면서, 요셉 성인은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위해 받은 특별한 사명을 일생 동안 충실히 수행하신 성인으로 공경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에서도 주보 성인인 요셉 성인을 초기 교회 때부터 공경해 왔다. 1841년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와 함께 배필인 ‘요셉 성인’을 한국 교회의 공동 수호자로 지정하여 선포했다(매일미사)
2. 사순시기: 3월 9일 수요일 (재의 수요일)
사순 시기는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며 주님 부활을 기다리는 시기이다. 사순 시기가 어떻게 유래되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가장 큰 축일인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기 전에 이를 준비하기 위한 기간을 두고자 서서히 교회 전례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예수 부활 대축일 전 40일을 사순 시기로 보는 이유는, 성경에 나오는 40일의 영성적 의미를 수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순 시기는 부활하실 예수님과 만남을 준비하는 우리 자신의 정화의 기간이다. 바오로 사도가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려면 그분과 함께 고난을 받아야 하는”(로마 8,17) 시기인 것이다.
사순 시기에는 내적인 준비와 외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교회가 정한 금식과 금육이 외적 준비에 해당한다면, 내적 준비는 더 능동적으로 우리 자신이 회개와 속죄로 우리의 신앙생활을 쇄신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준비를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준비를 하게 된다.
사순 시기 전례는 신자들에게 이런 준비를 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 미사 때나 말씀 전례에서 알렐루야와 대영광송은 하지 않으며, 사제가 입는 제의 색깔도 회개와 보속을 상징하는 자색(보라색)이다.
신자들은 사순 시기 동안 평일 미사 등 전례에 자주 참례하고, 회개의 삶을 다짐하며,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과 화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순 시기를 잘 보내고 부활을 맞을 때,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매일미사)
3. 사순시기는 왜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하나?
해마다 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카니발(Carnival)이라는 축제를 합니다. 흔히 카니발이라고 하면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의 열정적인 축제를 떠올리게 됩니다. 심지어는 뉴스에도 나올 정도입니다. 가면무도회나 행진을 하면서 먹고 마시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열정적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카니발은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에 하는 축제입니다. 사순절이 되면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없기에 미리 먹고 즐기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힘든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더 이상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희생을 약속하는 표현이며,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기를 고대하는 기다림의 기간입니다. 단순히 즐기기 위한 의미의 축제는 아니었다는 말이죠. 카니발 축제 기간이 끝나면 교회는 재의 수요일로 사순절을 시작합니다.
재의 수요일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로 사순 제1주일 전 수요일을 말합니다. 이날 교회가 미사 중에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성하고 머리에 얹는 예식을 하는데서 재의 수요일이란 이름이 생겨났습니다. 이날에는 전해의 주님 수난 성지 주일에 축성한 성지가지를 태워 만든 재를 사제가 축성하여 신자들의 머리 위에 십자모양으로 바르고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람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십시오.” 혹은 “회심하고 복음을 믿으십시오.” 즉 이 말의 의미처럼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회개를 준비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3세기 까지는 기한을 정하지 않고 부활절 전 2,3일간 예수님의 수난을 기억하였습니다. 4세기 니체아 공의회 이후 40일로 기간을 정하였습니다. 6세기 그레고리오 교황시절부터 재의 수요일이 사순절의 시작일로 정착되었습니다. 1960년대에 교황 바오로 6세는 이날 전 세계교회가 단식과 금육을 지킬 것을 선포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만21세부터 만60세까지의 신자들은 하루 한 끼 단식하며 만14세부터의 모든 신자들이 금육을 지키고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숫자가 상징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40이라는 숫자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에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하며 기도했던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구약에서는 노아의 홍수기간, 모세가 십계를 받기 전 단식기간, 이집트에서 탈출한 후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방랑기간 등이 모두 40이라는 숫자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즉 이렇게 40은 준비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순절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부활신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자들은 사순절이 되면 부활 신비를 준비합니다. 재의 수요일부터 주님 만찬 미사 전까지 숨 가쁘게 달려갑니다. 이 기간 동안 미사에서 ‘알렐루야’와 ‘대영광송’을 하지 않습니다. 이 노래를 하지 않는 것은 철저하게 기쁨을 절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제의 제의는 ‘보라색’을 바뀌게 됩니다. 이 또한 희생과 회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잘 준비한 신앙인은 영광스런 부활의 신비를 체험하게 됩니다.
<알아둡시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은 원래 배교와 같은 큰 잘못을 지어 교회 공동체에서 쫓겨난 이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교회에 돌아오고자 할 때 참회복을 입거나 머리에 재를 쓰고 속죄를 시작하는 날이었습니다. 이 참회 기간은 성 목요일에 공동체 앞에서 화해 예식을 할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머리에 재를 쓰는 것은 참회와 속죄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재의 수요일에 우리는 재의 예식을 통해 머리에 재를 받고 회개와 속죄의 기간인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특히 재의 수요일에 우리는 재를 받음으로써뿐 아니라 금식과 금육을 실천함으로써 참회와 속죄의 정신을 드러냅니다. 교회는 전례헌장 110항에서 이런 사순시기의 참회가 "오로지 내적이고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 또한 외적이고 사회적인 참회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고있습니다.(평화방송 신부님 궁금해요)
손석준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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