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換骨奪胎)”는 본래 도교의 연단술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신선이 되기 위하여 비방의 선단을 사용해서 범부의 뼈를 신선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선골'로 바꾼다는 뜻이었습니다.
여기에서 파생되어 보통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하여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탈의 한자는 脫(벗을 탈) 자가 아니라 奪(뺏을 탈) 자를 쓰는데 약탈, 탈취 등에 쓰이는 탈입니다. ‘대오각성(大悟覺性)’과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70년의 역사를 가진 민주당(더불어민주당)이 지금 환골탈태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재명과 그들에 의해 민주당이 아닌 이재명당으로 완전히 바뀌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오각성'과는 완전히 다른 것인데 그들은 혹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환골탈태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하여 완전히 달라지는 것’만을 뜻한다면 말도 되지 않는 소리지만 이재명 무리에게는 자기들만을 위한 당으로 바꾸는 것도 환골탈태일 거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대철 헌정회장, 권노갑 김대중재단이사장, 이훈평 전 의원 등은 최근 식당에서 봉변을 당했다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던 손님이 “(더불어)민주당이 저 꼴인데 민주당 원로라는 분들이 도대체 뭘하고 있냐”고 따지더란다. 정 회장은 “깜짝 놀랐다. 그래도 (민주당에)애정이 있으니까 한 소리겠지만 할 말이 없더라”고 했다. 원로들이 가만 있지는 않았다.
‘비명(비이재명) 횡사’ 공천 파문이 커지자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는 “이재명 대표가 바로잡으라”고 했고, 권노갑·정대철 등 원로들도 “공천이 당 대표 사적 목적을 채우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성명을 냈다.
총선처럼 민감한 시기에 당 원로, 중진들이 나서면 당 대표는 일단 경청 모드로 바꾼다. 이 대표는 달랐다. “시스템 공천”일 뿐이라며 책임론을 일축했다. 그는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으로 생각해 달라”고 했는데 맞는 얘기다.
지금 민주당에서는 비명계 인사들을 빼고 친명(친이재명) 사단으로 채우는 ‘환골탈태’가 진행 중이다. 이 대표 체제에 반론을 펴거나 중립 지대에 머물렀던 의원들이 줄줄이 공천 낙제점을 받았다. 불공정 공천을 우려한 김·정 전 총리 기사에 “이참에 반명 패거리들 전부 내칩시다” 식의 댓글이 쏟아졌다. 공천 흐름이 딱 그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번에 하위 10%, 20% 통보를 받은 비명계는 사전기획설을 주장한다. 공천 배제 리스트가 작성됐고 일부 여론조사기관, 친명 인사 중심의 선출직공직자평가위에서 맞춤형 결과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0점도 있다”고 확인한 다면평가나 정성평가 점수는 물론 기준조차 비공개이니 억측이 난무한다.
결과적으로 드러난 하위 그룹 면면을 보면 지난해 9월21일 국회에서 통과된 이재명 의원 체포동의안 가결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시 30명 넘는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 또는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비명계 의원뿐 아니라 당 원로들조차 이 대표가 ‘9·21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방탄 정당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22대 국회에서 이재명 체포동의안을 일사천리로 부결시키는 게 이 대표 1차 목표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대표와 측근 그룹은 차기 대선까지 더 큰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21대 국회에서는 사법리스크를 피할 수 있었지만 재판 진행을 감안하면 22대 국회에서 실형 선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판사 출신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은 컷오프되자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 사건만으로도 이 대표는 법망을 빠져나갈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에게는 자신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끝까지 보호해줄 세력이 필요하다. 무난히 공천장을 받은 친명계 의원들과 경기도지사 선거, 대선을 도왔던 측근 출신이 방패막이다.
대장동·성남FC·백현동 특혜사건과 위증교사혐의, 대선 경선자금 수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 또는 측근들을 변호해온 변호사들도 대거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이 당선된다면 서초동에서 그랬듯 여의도에서 이 대표를 위해 싸울 것이다. 이 대표가 총선 인재로 영입한 이성윤 전 검사장 등 ‘반윤 검사’들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가 단독 결정한 ‘야권 위성정당’을 통해 여의도행이 실현된 통합진보당(통진당) 후신 진보당 등 좌파 인사들도 그의 우군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통진당 주축인 경기동부연합 세력은 이 대표 측과 성남시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천 논란 못지않게 당 원로들이 반대하는 게 이들 조합이다. 통일이 돼도 주한미군 주둔이 필요하다는 김대중 노선과 한·미동맹 해체를 주장하는 ‘이석기 그룹’이 손을 잡을 순 없다는 비판이다.
민주당은 내년이면 창당 70주년을 맞는다. 2020년 당 대표로 창당 65주년 기념식을 주관했던 이낙연 전 총리는 지난달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며 탈당했다. 누구보다 오래 당을 지켰던 원로들은 당내 민주주의, 정체성 훼손을 걱정한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공언한 ‘이재명의 민주당’ 만들기는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민주당이 낯설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세계일보. 황정미 편집인
출처 : 세계일보. 오피니언 [황정미칼럼] 70년 전통 민주당의 ‘환골탈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법률적 도움을 주면서 ‘이재명의 방패’ 역할을 했던 변호인들에 대한 ‘보은 공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27일 민주당에 따르면 ‘친명(친이재명)’계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장을 애초 광주 서구을에 ‘전략 공천’하려 했으나 전날 전략공관위원회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이 제동을 걸어 3인 경선으로 뒤집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략공관위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략공관위 회의에서 원안으로 광주 서구을에 양 위원장을 단수 공천한다는 내용이 올라왔다”며 “위원들이 전세사기·코인사기 등 중대 민생 범죄를 변호했는데 전략 공천을 하는 게 맞느냐며 반대 의견을 내면서 경선을 통해 국민의 선택에 맡기자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양 위원장 외에도 대장동 사건으로 기소된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변호인이자 이 대표 정치테러대책위원으로 활동하는 김동아 변호사는 전날 우상호 의원 불출마로 청년 전략 특구가 된 서대문갑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친명계 영입 인재인 안귀령(여·35) 당 상근부대변인을 오는 22대 총선 후보로 서울 도봉갑에 전략공천하자,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온라인 상에선 안 상근부대변인의 전략 공천 배경을 둘러싸고, 그가 지난해 ‘외모 이상형’을 고르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선택했던 장면이 회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3일 도봉갑에 안 상근부대변인을 전략 공천했습니다. 1989년생인 안 상근부대변인은 YTN에서 앵커로 활동하다 2022년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영입돼 정치권에 입문했는데, 당시 언론인의 정치권 직행에 대한 비판이 나왔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고 합니다.
안 상근부대변인은 도봉구에 아무 연고가 없음에도 전략공천을 받았는데, 그는 지난해 2월 동아일보의 유튜브 채널 ‘기웃기웃’의 ‘복수자들’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 외모 이상형을 꼽는 ‘밸런스 게임’을 하면서 줄곧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선택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수 차은우 등이 후보로 제시됐지만 안 상근부대변인의 답변은 한결 같았고 그에 대한 보은으로 후보가 되었다는 얘기가 파다합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재명) 대표의 코를 대신 파주거나, 대표가 차은우보다 잘생겼다고 하는, 비위 좋은 아첨꾼만 살아남는 정글이 돼버린 것이 이 대표의 민주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이 이재명의 ‘사당(私黨)’으로 완전 탈바꿈을 했는데도 아직 그 실체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민주당 당명이 ‘재명당’으로 바뀌는 것은 아닐지 궁금합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