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만일
시:박목월(낭송:나승집, 황이나)
내가 만일 너라면
따분하게시리
책만 읽고 있을 줄 알아
도마뱀을 따라 꽃밭으로 가 보고
잠자리처럼
연못에서 까불대고
물 위에 뱅글뱅글
글씨를 쓰고
그렇지, 진자 시(詩)를 쓰지
아침나절에는
이슬처럼 눈을 뜨고
풀밭에서
낮잠을 자고
나무 위에서 노래를 부르고
매미가 되어 숲으로 가지
내가 만일 너라면
따분하게시리
책상 앞에 붙었을 줄 알아
책에 씌인 것은
벽돌 같은 것
차돌 같은 것
그렇지, 살아서 반짝반짝 눈이 빛나는
그런 것이라곤 한 가지도 없지
내가 만일 너라면
조잘대는 냇물과 얘기를 하고
풀잎배를 타고
항구로 나가고
무지개가 뿌리 박은
골짜기로 찾아가 보련만
이제 나는
도리가 없다.
너무 자라버린 사람이기에
어른은 어른은
참 따분하다
그렇지, 내가 만일 어린 소년이라면
나는 따분하게시리
책만 읽고 있을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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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들었습니다. 귀엽고 행복한 모습입니다.
오우~정말 깜찍하고 낭낭한 목소리 낭송이네요
재주가 뛰어난 걸 보니 그 엄마의 그 딸이네요~^^*
역삼 녹음실에서 녹음하던 나승집 선생님과 어린 이나의 모습이 생생하네요.
목소리는 영원한데 그분의 열정은 되살릴 수 없으니...
그립고 그립습니다.
잘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AQjFcCzEJELMzckVKGAucoUqfrnUrfQgzs
얼마나 이쁘고 소중할까요! 고운목소리는 엄마의 선물이겠지요!
함께 공감해주시니 감사해요.^^
귀여운 소리와 나승집 선생님 소리가 정겹네요
참 정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