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외롭지 않은 날
- 카페지기 2000일에 부쳐-
오늘은 선배, 후배 할 것 없이
모든 동문들이 짧은 머리 고등학생이 되어
그 동안 밀린 숙제해야 하는 날
추억의 풍금소리 들으며
맨주먹으로 이룩한 오늘을 감사하며
다시 도약의 씨앗을 파종해야 하는 날
좋은 것이 좋기만 하지 않고
나쁜 것이 나쁘지만 하지 않다면서
때론 하루를 살 것처럼
때론 영원을 살 것처럼
제발 오해하지 말고 고마워해주기를 바라면서
2000일을 하루같이
하루를 2000일같이
외로운 섬을 지키는 등대지기처럼
우리 카페를 지켜온 외로운 카페지기 2000일 되는 날
그 카페지기의 십자가 덕분에
사람은 저마다 따로따로 자기 세계를 가꾸며 살지만
반드시 공유하는 만남이 있어야 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 이 아침
이제 그만
위선의 옷을 벗어 던지고
순수로 돌아가야 하는 날
그래서 추억의 주판알도 튕기며
서로 어깨동무하며 얼굴 비벼보고 싶은 날
쏜살같은 세월을 거꾸로 돌려보고 싶은 날
옛날이 그리운 모든 동문 나그네에게
기꺼이 하룻밤 주막이 되어 주고 싶은 날
그래서 외로왔던 카페지기의 짐을 함께 지고가고 싶은 날
오늘은 우리 모두에게 외롭지 않은 날
아득히 먼 소년시절에 쏘아올린 꿈의 화살이
어디쯤 빗나가버렸는지 넉넉하게 바라보며
지나온 날들이 모두 화합의 강물이 되는 날
아주아주 기쁜 날
고마운 날
첫댓글 친구의 글을 보니 카페안에서 그동안의 힘든 일들이 모두 다 사그러지는 용기를 주는 거 같아 친구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
박종명 동문의 얼굴을 더 크게 떠 올리게 하는 글입니다 ..... 황귀선
뜻깊은 축하의 메세지 잘 읽고 음미합니다^^
오늘은 옛날을 돌이켜 보는 날, 후회와 회한을 벗어 버리는 날, 희망과 기대에 몸이 저려오는 날, 그래서 동서가 남북이 모두 화합하는 날이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