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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너구리][스물네살꼴통과열아홉살양아치](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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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그렇게 무작정 걸었을까.. 생전 처음보는곳까지와버리고 말았다-. 슬슬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왜 하필 지금 소나기가 오는건지-. 하-.. 한숨을 쉬고선 슬슬 다리에 힘을
주면서 일어난 다음 작은슈퍼마켓안으로 들어갔다-.
"계세요...?"
".............."
허름한 슈퍼마켓안으로 들어가보니-...내 말과 동시에- 드르륵 이란 문소리를 내며
70대 중반인 할머니가 허리에손을 얹으며 나왔다-.
"뭐살껴 학상."
"ㅇ..에?아..저기 음..그니깐"
워메..뭔 할머니가 저렇게 인상이 날카롭냐..그냥 비만 피하려고 들린것인데-.. 그렇게 대하시면
저는 워쩌라구요...결국 주머니를 탈탈 털어 빵하나를 산다음-. 슬슬 눈치를 살피며 나왔다-.
"아까보다 더 많이 오네-.."
울먹울먹거리며 500원짜리 빵 봉지를 뜯어 입안에 꾸역꾸역 넣기 시작하였다-. 목이 점점
텁텁해지기 시작한다-. 가슴팍을 한 손을 치며 빵을 먹고있는데-..어느새 나도모르게
눈물이란놈이 내 두 뺨을타고 흐르기 시작하였다-. 나 청승떨기싫은데..
".....으흐흐흑...끅끅-..으흐흑.."
결국 빵을 그대로 떨어뜨리고선-.. 울고말았다-.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가리며-..
어깨를 들썩들썩 거리며 울고있는데-..
"겨우 이런데에서 울고있냐-."
".....!"
"가자-.아줌마 감기걸려-.."
그러면서 내게 손을 건네는 너구리 녀석-..나쁜녀석-.. 세상에서 제일 증오하는 녀석-..
얼굴을 막고있던 한 손으로 앞에있는 손을 투욱- 하고 쳤다-.
"............"
"가..으흐흑...이럴려고 다시 왔어? 동정할려고왔냐고!!"
".............."
"너 좋아하는애한테 가 이 나쁜놈아.. 흡..나쁜새끼.."
고개를 푸욱 숙였다-. 그리고 눈을감았다. 제발 꿈이길..이 모든상황이 제발 꿈이길..
바라고 바라길 뿐이였다-.
'미안해....도원아....."
순간 내 귀를 잘못들었을까? 고개를들고선 그 녀석의 얼굴을 뚫어져라 응시하면-..
다시 한번 입을 여는 그 녀석-.
"다시는.......그렇게 혼자두고 안갈게.."
".................."
"그니깐 가자...응?말좀들어.."
도원이란다...왕따아줌마도아닌..오이아줌마도아닌... 도원이란다-..도원...
소매로 눈물을 슥슥 닦고선..일어섰다-. 그리고 그녀석을 다시한번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다..다시 한번만 말해봐.."
"...........그니깐 가자...응? 말좀들어.."
"그거 말고.."
"다시는 그렇게 혼자두고안갈게.."
"그거말고!!"
.................
........
..
"미안해도원아"
그대로 녀석의 품속을 파고들어갔다-. 나 지금 잘못들은거 아니지..
꿈이라도 좋으니깐...이거 정말 나 잘못들은거 아니지..
"....................."
"....................."
이어지는 또 어색한 침묵-.. 그리고 마지막에 그 녀석이 입을 여는 순간
나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나랑............사랑할래........?"
#32
그로부터 5일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오늘도 역시 나 한도원이라는 여사는-.
침대에 누워 애꿎은 핸드폰만 바라볼뿐이였다-. 이 녀석보게-.. 사귀자고 했으면
연락이라도 해줘야할꺼 아냐-.
그 녀석의 얼굴을 한참동안 볼수 없었다-. 학교에 가보와도 그 녀석의 얼굴은 잘 못볼뿐..
심지어 연락조차 두절이라니.아차차..전화번호를 안알려줬지...
"으아아아 이 등신 한도원-. 어떡해 전화번호도 안알려주고 그러냐. 으아아"
대학도 이제 들어갈지 안들어갈지 모르는 판에-.. 남자까지 사귀다니-..우리집 식구들이 알면
당장 너구리와 나 사이를 로미엣과 줄리엣으로 많들어 버리겠지-..
[덜컥-]
"이 지지바야 누워만 있지 말고 목욕갈 준비해!!"
"놀토날 무슨 목욕이야..그냥 나 집에서 목ㅇ.."
[퍼억-]
"아야야.."
"니 몸이나 보고 말해라 이 년아!! 아주 저게 사람 말라죽일려고 작정했어. 얼렁 나와!!"
대마왕의 목소리가 내 귓가를 울려퍼지게 할쯤-..나는 아픈머리를 쥐어싸며 일어났다-.
거울을 보니 하-..하고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그러고 보니..안씻은지 오래 됬구나..
매일 학교간다고 머리랑 얼굴만 씻었으니..제대로된 샤워도 한번도 안해봤고-..
대충 초록색 츄리닝 바지를 입은다 위에다가 또 츄리닝 옷을 입었다-. 그야말로 츄리닝
빠쎤-. 멀리서 보면 유독 나만 튀겠구냐-.. 머리를 높게 분수대 머리를 대충 한다음
각종 화장실용품을 빨간 바구니 에다 넣은다음 목욕탕으로 향하였다-.
.......................
.................
.
"엄마. 그나저나 어디로 갈꺼야? 지난번에 갔던 철수네 목욕탕 갈꺼야 ?"
"그쪽으로 안가. 이제부터"
"에엥..? 왜!!"
그 쪽이 제일 가깝고 아는사람과 부딫일 일도 없는 곳이였는데..그럼 대체 우리는
하나뿐인 동네 목욕탕을 두고 어디로 갈꺼란 말입니꺼-..
"아휴. 그쪽 얼마나 바가지 던지-. 이제부터 시내쪽으로 갈꺼야."
"에엥?!!!!"
"왜그렇게 깜짝놀라 . 어차피 여기서 시내 금방이야 후딱 따라오기나 해."
시내라면...더더욱 조심해야할 곳인데.. 거기다가 오늘은 놀토날이라 고등학생 애들도 많이 보일텐데-.
그나저나 너구리 자식이나.. 피식놈 시내에 자주 올것 같은 놈들인데..으헝헝..
..............................
.......................
.....
다행히. 여기까지 온걸로 보아선. 너구리 녀석과 피식놈을 한번도 보질 못하였다-. 거의다
중고등학생들이 날 째려보기 바빴지만-..쿨럭-. 좋아..이제 이 골목길만 지나면..지나면..
"야야 그나저나 진짜 월화 말이 맞냐? 너 애인생겼다며."
"왜 그렇게 놀라냐-.쪼개지마 새꺄."
"오올-..영운이 자식 진짜 있나보네?"
아니겠지...아니라고 부정하면 더더욱 맞겠지.. 지금 이 목소리..정말 낯익은 이 목소리-..
설마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그 녀석 아니겠지-..
"후딱안오냐!!"
"어..엄마..나 갑자기 배가 아파서.."
"이 놈의 가스나..참말로 못써먹겠네..후딱안오냐!!"
이런 내 속사정을 알리 없는 우리 대마왕님-. 두 눈을 꼬옥- 감은채 골목길을 돌고 있는데..
[퍼억]
"아야야...."
"아 씨..이 때수건은 또 뭐야.."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말았다-. 어떡해..워떡해..왜 하필 너구리 녀석 친구하고 부딫이는
건지-.. 잔뜩 울상을 지으며.. 얼굴을 안보이려..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중얼거리며
때수건 샴푸 등등..줍기 바빴다-.
"죄송합니다..미안합니다.."
"아씨..아줌마!! 좀 앞좀 보고 걸어요..이 옷이 얼마 짜린줄 알아요?!!"
그래...비싸겠지 이 놈아...명동에서 사면 3천원이다 이 새꺄!! 쪼잔한 새끼 같으니라고-..
눈썹을 홱 찡그리며 앞서 가고 있는 엄마를 뒤쫓기 시작했다..아니 정확히 말로 하자면..
뒤쫓기 시작하려고 하는데..
"잠깐만...어이 아줌마. 거기 초록색 츄리닝..잠시만 서봐."
#33
"..................[움찔-]"
순간 몸이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 뭐하는거야 한도원 빨리 튀어야지 ..이 생각만 한것도
벌써 10번째. 이마에서 땀이 새어나오기 시작하였다.
"스킨로션 떨어졌어-."
".......!"
너구리 녀석 말에 빨간바구니를 슬쩍 쳐다보았다. 진짜 로션이 없어졌구나. 으헝. 그렇게 너구리녀석이
혹시라도 날 알아채버릴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로션을 들어 빨간바구니에 넣었다.
........................
...................
....
* * * *
[똑똑.]
"아무도 들어오지마..들어오면 다 죽여버릴꺼야.."
"나야. 시현이."
"들어오지마!!!!!! 들어오지말라고!!! 경호원,..경호원!!!!"
피범벅이 되어버린 방. 그 속에서 울부짖는 여자 한명이 보였다. 유리조각을 자신의 손으로
꽈악 쥔다.
"그만해. 어차피 너희둘 이어질 인연아니였어."
"니가 뭘 안다고 그런 말 짓거리는데?!! 가. 필요없어"
당장이라도 안나가면 자신이 쥐고있는 유리조각으로 자신의 손목을 찔를듯..
그녀는 지금 단단히 미쳐가고 있었다-.
"이제........그만 잊어. 김영운홍월화 안어울려."
그 말의 끝으로 그 남자는 문을 닫고 나가버리고 여자는..아까보다 더 서럽게
아까보다 더 미치게 .. 안쓰럽게..그렇게 울고있었다.
"서방님은......홍월화꺼.......홍월화는.......서방님꺼...."
............................
..................
....
"으아아아아 니가 왜 여기왔어!!! 윤보라 너는 또 왜왔고!!!"
"야. 친구가 오랜만에 니 네집 왔는데 그래도 안봐줄꺼냐 엉?"
"씨이..그건 그렇다 치고 얘는 왜 데리고 왔는데!!"
"아줌마!! 얘가 아니라. 윤채림이에요 채.림!!"
윤보라 윤채림. 그렇다 이 둘은 같은 핏줄이자 가족이나 다름없는 자매였다. 아니 그건그렇다 치고
왜 이 지지바들이 우리집에 불쑥 찾아오냐고.
"엄마랑 아빠가 오늘 제주도로 떠난다고 하질 않냐. 너도 알잖아 우리부모님 어디 놀러가는거
좋아하시잖냐."
"그럼 집에 있지 왜 왔냐구."
"헤헤...엄마가..글쎄 말이지.. 나 돈있는줄 알고 있는돈 없는돈 다 빼서 가져가버렸지 뭐야."
세상에 그런 부모가 있을려나.. 인상을 제대로 팍 쥐며 그 둘을 째려보았다. 그와 동시에
윤보라 라고 불리는 년은 머리를 긁적이며 딴 곳을 쳐다보기 바빴고.
윤채림 이라고 불리는 년은 뭘 쳐다보냐는듯 날 째려보기 바빴다.
"아씨. 우리 엄마가 너......."
"너희 엄마 나 좋아하잖아!! 특히 우리 채림이 너무 좋아하잖아 아하하."
젠장할..왜 우리 대마왕은 나 말고 이런 여자들이 좋다는 건지.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포기했다는 투로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그럼 이틀동안 잘부탁해. 오호호"
#34
윤보라 남매와의 동거한지도 벌써 기나긴 하루가 지나가버렸다-. 윤보라 지지바는 매일매일
학교갖다 돌아오면 밥부터 주라고 내 귀에다 꽥꽥 소리지르기 바빴고-. 그의 잘나신 동생님은-.
내 옷장을 휘젓고 다녔다-.그리고 불쌍한 나 한도연 여사께서는-. 이 둘에게 시달려 매일같이
다크서클이 내려오기 일쑤였다-.
씨이.....수능도 곧 다가오는데 저것 들 때문에 어떻게 대학들어가라고. 잔뜩 미간을 찌푸리며 오늘도
여지간히 나를 괴롭히려고 달려드는 윤남매들을 피하여 집밖으로 슝하고 나왔다-.
"헥헥...독한것들. 오늘 나도 쉬고싶다고요."
하루밖에 안 지냈는데 벌써부터 왜 그렇게 오바를 떠냐고 물으시는 우리 독자님들.(없을꺼라믿는다.)
당신들이. 저 윤남매들과 같이 살아보아라. 하루가 무슨 1년인것 마냥. 아니..10년인것 마냥
괴로울테지. 아마...음음
"아니 근데 이 녀석은-. 요즘 학교도 안나오고 씨이..누구는 이렇게 시달리는데.."
그렇다-. 요즘들어 통- 너구리녀석이 학교를 안나오기 시작하였다-. 아니..고작 하루였지만-.
그래도 그렇지만..오늘도 그 녀석의 자리는 텅텅 비워있었다-. 무슨일인가 걱정되며 바지주머니에
들어있는 핸드폰을 꺼내 그 녀석에게 전화를 하려고 하면
"아참...나 그녀석 전화번호 모르지."
이러기 일쑤였다-. 하아-..깊은한숨을 들이내쉬며 자주가는 공원에 들렸다-.
날도 추워죽겠는데.. 내가 왜 여길 들린건지-. 머리를 긁적긁적 거리며 다시 집쪽으로
방향을 트는데-..
"어이-. 평민"
갑자기 낯이익는 목소리가 내 귓가를 간지럼피기 시작하면-. 나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를
짐작할수 있었다-. 바로. 피식의 원조 진.시.현
"어어...부잣집 도련님이 이런 곳 까지 왠일이래.."
"도련님이 이런데 오면 안되는 법이라도 있나. 모양새가 왜이렇게 거지꼴이냐-. 니 남편은?"
"........."
잔뜩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푹 숙이는데-.. 갑자기 내 머리를 헝크러 놓기 시작하는
이 녀석. 이 노무 새끼가.. 비듬떨어지게.
"알겠다-. 지금 평민. 그 자식한테 차였나 보네-."
"ㅁ..뭐?!! 내가 왜 그 너구리자식한테 차여!!"
"어쩔수없지-. 부잣집 도련님이 큰맘먹고 평민 놀아줘야겠네-."
그러면서 내 손을 휙- 잡고선 어디론가 가는 이 피식놈. 뭐야..뭐야 이 녀석
내가 누구한테 차여 이 새끼야!!
........................
..................
..
그렇게 피식놈과 내가 들린곳은 다름아닌. 시내 중앙의 위치한 어느 오락실. 잔뜩 인상을 구기며
피식놈을 쳐다보면 흥미롭겠다는 표정으로 씨익 웃고있다-.
"도련님이 이런데에 와도 되겠냐?"
"나 한번 평민처럼 놀아보고 싶었거든. 어이 평민. 나좀 놀아주지 그래.."
안놀아주면 날 어떻게 하겠다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내게 보여주는 저 피식놈. 결국 내가 포기 했다는
식으로 뽀글뽀글 이란 아주 유창한 게임을 하러 발걸음을 옮기는데-..
"잠시만 눈감아라."
"엉? 얘가 갑자기 왜이래.."
"잔말말고 눈좀 감아보라고-.."
뚱한 표정으로 이 녀석을 쳐다보니.. 결국 한숨을 푸욱시며 자기도 모르겠다는듯 다른곳으로 휘적휘적
사라지는 그 녀석. 이상해하며 앞을 바라보는데-.
"....................나쁜놈"
#35
누가보면 커플이라고 믿을정도록-. 정말 다정하게 오락을 하는 저 둘. 믿고싶지는 않았지만-.
너구리녀석과 홍월화였다-. 차라리 더 못보여주게 하지 그랬냐. 오락실을 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나 못보게 말려주지-. 점점 차오르는 분노와 배신감-. 때문이였을까-.
내 발걸음은 그 둘의 뒤에 멈춰서고 말았다-.지금은 웃어라-. 그래...그렇게 즐겁게 웃고있어..
나중에 땅을 치며 후회할만큼 웃으라고..
내 시선을 느낀탓이였을까-.. 갑자기 뒤를 돌아보는 너구리 녀석-. 그리고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순간 얼굴이 확- 굳어버리고 말았다.
".........."
".........."
"서방님..왜그래요? 뒤에 누구있어요?"
너구리 녀석과 나는 조용한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그 조용한 침묵을 깨뜨리는 한사람이 있었으니...
바로눈치없는 홍월화였다-.
"니가 여기 왜왔어..?"
점점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말하는 홍월화-. 내 시선은 그곳으로 향하지 않았다-. 내 눈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있는 너구리 녀석에게 가 있었다-.
"말해봐-. 어제 왜 학교안나왔어. 아니다...그것보다 둘이 여기 왜있는거야."
당장이라도 나오는 눈물들을 억지로 꾸역꾸역 참으며-..또박또박 너구리 녀석에게
말을하였다. 변명이라도 들어줄게. 그러니깐....그러니깐..
"우리 서방님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하.."
갑자기 너구리녀석 앞을 가로막는 홍월화. 그런 상황이 어이가 없었을까. 갑자기 웃음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웃기네...진짜 웃긴다...너희 둘...완전 웃겨..너무 웃겨서,
억지로 참은 눈물이 새어나올려고 하잖아 ..
"비켜. 너한테 말한적 없어. 김영운. 말해봐..사귀자고 할땐 언제고..지금 뭐하는상황이야."
"서방님이랑 월화 어제 바닷가 갖다왔어요!! 그래서 오늘 도착한거에요.."
점점 더 내 시선을 피하기 시작하는 너구리녀석-. 손이 부들부들 떨려오기 시작한다-.
누구는...너무 보고싶어서 그 지랄다 떨었는데-..너는...너란 녀석은...대체..
그대로 그 오락실에서 빠져나왔다-. 참았던 눈물들이 터져나오고 말았다-.
괜찮아 ..괜찮아질꺼야 ...한도원...괜찮아 질꺼야..꿈이야..그래 이건 꿈이야-...
눈감고 일어나면...일어나면-..
'한도원은 웃고있을꺼야.'
#36
"으하하하하....으흐흐흐흑..."
누가보면 미친년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나는 웃으면서 울고있었다-. 그만큼 나는
너무 서러웠다는걸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한참동안 시내를 방황하고 있었을까..
언뜻 핸드폰 액정을 보니 시간은 저녁 8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그만큼 나는 몇시간 동안 걸었다-. 울고 웃고...다리가 아프다는걸 느낄수 없을정도록-...
이제야 다리에서 통증이 오는걸 느꼈을까..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주머니를 뒤적뒤적 거리다가 핸드폰 플립을 열어 연락할 사람을 찾고 있는데-..우습게도..
내 기분을 달래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허탈함과 동시에 피식피식 새어나오는 웃음소리때문에
입을 틀어막었다-. 지금 가장 생각나는 사람-.. 지금 너무 보고싶은사람-.
정말...우습게도..너구리 녀석 밖에 생각이 안난다-. 어쩜좋니...나 어떡해야할까....
이렇게도 미운 니가 보고싶어 미치겠는데-. 나 어떡하면 좋겠니...
"어?!! 조류야!!!"
"....................."
............................
....................
..
뜻밖에 시내에서 이은혁 녀석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한 10분동안 그러고 있었을까-..
이 녀석 내 손을 휙- 하고 낚아채서는 근처 술집으로 들어갔다-.
"자자 맥주시킬까요.안주시킬까요."
"..............................."
"자 그럼 맥주하고 안주시키겠습니다!!"
이 녀석 웃기는 놈이네.. 한참동안 그 녀석을 바라보고 있다가...녀석이 시킨 술이 나오자 나는
벌컥벌컥 입안에 들이 마셨다-. 몇병을 마신지는 모르겠지만...워쨋거나.. 눈 앞이 흐릿흐릿
한걸로 보아서는... 아마도 많이 마신것 같았다-.
"우헤헤... 어라라...술이 비었네...아저씨...아줌마아..술주세요오.."
"그만마셔..취한것 같은데..."
"이 새끼 봐라..지금 날 말리는거냐...이 천하의 한도원 여사를.."
풀린 눈으로 그 녀석을 째려보자-.. 조용히 고개를 숙이는 그 녀석. 으하하..진작에 그랬어야지.
앞에있는 땅콩을 우작우작 씹어먹으며.. 녀석에게 조용히 말하였다-.
"나....힘들어...."
".....그러니깐 집에 가자."
앉아있던 몸을 일으키던 그 녀석은 나에게 조심조심 다가왔다-. 그런 녀석을 제지시키는
한 사람이 있었으니...
"너 뭐야."
"일어나...변명할테니깐.."
무척 귀에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 보면은... 그토록 미칠만큼
보고 싶었던 녀석이 내 눈에 들어온다-.
"어라라...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며...저 말투는...우리 나쁜 너구리새끼 아니한가.."
"그래...아줌마가 정말 나쁘게 생각하는 너구리 왔으니깐...가자..가서 얘기좀 하자.."
"나쁘게 생각하는게 아니라..너란 놈...너란 새끼..원래 나쁜놈인데.."
그 녀석을 주시하며 말하자-.. 녀석의 얼굴이 싸악 굳어버린다-. 니가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거야 이 녀석아.. 정작 그런 표정을 짓는건...나란 말야...이 나쁜새끼야..
"우리 은혁이 어디갔대...은혁아...혁아혁아..우리 혁아.."
"........................"
"우씨...너 우리 혁이 어디다가 숨겨놨어 !! 우리 혁이 내놓으란 말야..이씨"
녀석의 가슴팍을 때리며....그렇게 술주정을 하고 있는데-.. 녀석의 낮고 굵은 목소리가
들려온다-.
"미안해..."
그런 말 하지마...그런 표정 짓지마...
"............."
"미안해...미안해...미안해!!! 미안하다고!!"
"......소리지르지마.."
녀석의 큰 소리 때문이였을까.. 정신이 번쩍 드는 동시에 술집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우리에게 쏠려있었다.-.. 귀를 막고선 아까 미쳐 보이지 않던
은혁이 녀석을 데리고 비틀비틀 거리며 술집을 나가려는데-...
"왜...변명할 조차 기회를 안주는거야?"
녀석의 떨리는 목소리가 구슬프게 들려온다-.. 그래서..그래서 뒤돌아서 녀석의 앞을 다가가
목소리에 힘을 주어 또박또박 말하였다-.
"너는 나쁜놈이니깐."
"........................."
웃으면서 다시 뒤돌아 걷다가...다시 뒤돌아 녀석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너...내 전화번호 알아?"
".................."
"너...내가 뭐 좋아하는지 알아?"
"..............."
"모르지...아무것도 모르지..나도 너의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
피식웃으며..녀석의 귀에대고말하였다-.
"지난번에 말했던 그 얘기말야.. 없었던걸로하자 우리.."
분명 나는 웃고있겠지..
분명 너는 울고있겠지..
#37
"우헤헤...하늘은 맑고 도원이 마음도 맑고!!"
우리 혁이 녀석의 어깨를 빌리며 골목길을 돌고 있을때였다-. 벌써 정신이 반쯤 나간 한도원 여사는
괜한 하늘에게 투정을 부리고 있었다-. 우리 혁이는 워쨋냐고..? ...이마에 비오듯 땀을
닦으며 얼굴이 굳어있었지 뭐(...)
"우헤헤..혁아혁아."
"....................왜에-"
"우리우리 있잖아..우헤헤...사고한번만 칠까? 요 근처에 모텔많은데..으히히.."
장난으로 물어본건데-.. 녀석 얼굴이 벌게지며 흠흠 거리기 시작한다-. 이 새끼는 사내놈이
되가지고선-. 녀석을 그렇게 한동안 쳐다보다가-.. 앞으로 있을 일을 생각해 보았다-.
좋아...집에가서 우리 보라년한테 안겨서 엉엉 울고..
그리구..아! 아니다...그 전에 대마왕한테 빗자루로 머리 맞겠지..으히히..
그리구 그리구...그 개놈 한도성한테 또 뭐라고 잔소리 듣겠지...우헤헤..
그리고 그 다음날은....다음날은...
".........혁아.."
"크흠....왜..."
"나...정말 괜찮을까.."
"뭐가...?"
"잘한거 맞을까.."
갑자기..아까 일이 문득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냥 변명 들어줄껄... 이 놈의 자존심이
뭐가 그렇게 센건지..그깟 변명 하나도 못들어 주고...
"괜찮아...."
"응?"
"..........게"
"으응? 뭐라구우..??"
"힘들면 기대..."
녀석의 씁쓸한 목소리가 자꾸 귀에서 아른아른 거린다-.. 그래..너는 착한놈이니깐..
우헤헤...이 자식 많이 컸구만.
"좋아. 자자 이 누나 오늘 기분좋아졌다. 우리 혁이 누나 뽀뽀좀 받아볼래?"
"으악..저리가아!!"
저...저 자식이!! 이 한도원 여사의 백만볼 짜리 뽀뽀가 싫다는게냐!!
이 자식..나한테 잡히면 입술로 때려줄테다.
...............................
.....................
..
들어오자 마자 대마왕이 갑자기 빗자루로 날뛰기 시작하면서.. 뭐라 말 할틈도 없이
내 머리를 무작정 때리기 바빴고-. 그 와중에도 저 윤씨 자매의 막내인 채림이란 년은-.
나를 보며 썩소를 날렸다-. 저...저 상콤한년...너는 잠도 안자냐!!
겨우겨우 대마왕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화장실에 들어와 말끔하게 세수를 하고선-.
(샤워는별로하고싶지않았다.)아! 하고선 생각난게
[달칵-]
"보라...으헙..!!"
보라년 에게 당장 달려가 안겨서 울려고 하는데-.. 나는 민망한 그것을 보고 말았다-.
저저..여우같은 계집애..언제 한도성 저 놈하고 요렇고 저렇고 한 관계가 된것이냐 말이다-.
그니깐-. 내가 본 그 민망한 그것은 말이다-.
그 개놈새끼 한도성의 목을 휘어감으며 므흣하게 입술을 부비적 부비적-.
다행인지..아닌지.. 한참 뜨거운 분위기 였는지-..다행히 그 둘은 나를 보지 못했고-.
서둘러 나는 그 므흣한 방에서 나왔다-. 저...저것 둘...대마왕이 알면 워쩌려고...
벌게진 얼굴을 내 방으로 들어가 창문을 열고 얼굴을 식히고 있었을쯤...
갑자기 문이 열리고 혁이 자식이 들어왔다-.
"여어. 왜?"
"...........전화왔어"
"엉? 전화? 누구한테?!!"
이상해 하며 혁이 녀석 폰을 잡고 귀에대는 순간-. 나는
그 전화를 받은걸 땅을치며 후회해야만했다-.
#38
혹시나 하는 망할 기대감을 가지고선 휴대폰을 귀에 대는 순간-.
['여보세요']
['나 홍월화야.']
뜻밖의 인물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맴돌기 시작하였다-. 홍월화가...이 녀석 전화번호를
어떻게 안것일까...아니 그것보다 얘가 왜 나를..
['무슨일이야']
['너 참 당당하구나? 그렇게 보기좋게 차였으면서..피식-']
['빨리말해 무슨 용건으로 전화했는지']
['근처공원으로 나와 할얘기가 있어.']
그리고 홍월화의 마지막말로 전화는 끊기고 말았다-. 휴대폰을 녀석에게 건네준다음-.
옷장에서 패딩하나를 걸친다음-. 급하게 집에서 쫓겨나온듯. 빠르게 뛰어나왔다.
공원.
"하아...무슨일이야..."
턱까지 차오른 숨을 내쉬고선-. 벤치에 앉아있는 홍월화에게 말하였다-. 그러자
내게 천천히 다가와-..
[쫘아악-]
내 뺨을 때리기 시작하였다-.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새 빨갛게 부어오르기 시작하였다-.
얼얼한 기분으로 나도 손을 올려 반격을 하려고 하였지만-.. 그런 내 손을 재빠르게
꽈악- 잡는 홍월화.
"너. 정말 당당하다?"
"뭐...? 하..참 기가막혀서.."
"S그룹후계자 약혼녀를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때리려고 들다니.."
그만 손에서 힘이 쭈욱 빠지고 말았다-. 그래서 잡혀있던 손을 스르륵 내려놓는데-..
"우리 영운이랑 너. 안어울려"
"뭐..? 무슨소리야 그게."
"이쯤되면 눈치채면 안될까..? 처음부터 둔한건 알았지만. 이렇게 둔할줄 몰랐네."
"뭐라고 짓거리는거야.."
허리주춤에 손을 올린 그 년을 째려보자-. 아무렇지 않은듯. 익숙하게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들어 불을 붙이고선 후- 하고 내 앞에서 분다-.
"쿨럭...하아.. 너 알고보니 걸레였구나?"
"맘대로 생각해. 어쨋거나.. 우리 영운이랑 어떻게 이어질까..생각하고 있나보는데.."
"......................"
"그런 생각은 미리 접어두길 바래."
홍월화....이 아이...정말 달라졌다-. 아니...혹시나 이게 자기 본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이 여자...정말 달라져도 너무 달라져버렸다-.
자기가 불고 있던 담배를 이내.. 내 손을 확 잡은다음.지져끄는 독한 계집애-.
그럼 나는... 아픈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겠지-.
"그때 내가 말했지. 영운이랑 나랑 바닷가 가서 하룻밤 자고 왔다고."
"그게 뭐..."
슬슬 불안해 오기 시작하였다-. 내가 왜... 19살짜리 애한테 이런 말을 들어야하는지..
그리고...정말 더럽게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는건지-.
"궁금하지 않아?"
"......................뭐가"
"그날 밤. 우리가 무얼 했는.."
그 순간...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이 아이의 뺨을 사정없이 때렸다-.
너...어려서 이제까지 봐줬더만. 아주 어른에게 못할말을 다 하는구나..
애가 버릇이 없어도. 이렇게 버릇없는 계집애일줄은, 정말 몰랐네. 반격하려고 다가오는
홍월화..그래...한대만 딱 봐준다-. 아까처럼 또 얼굴 때리기만 해봐라.
그때는... 너 정말 가만 안둘거니깐. 피식..하고 웃으며 홍월화 그 아이를 쳐다보는데-..
갑자기..주저앉아 울기 시작한다-.
"흡...그만 때려...미안해...서방님이랑 내가 헤어지면 되는거지?"
"무슨소리를 하는거야 너.."
"그니깐 때리지마..내가 헤어질게..으흐흑.."
그 순간 나는 알아차려야 했었다-. 이 아이가 지금 왜 이러고 있는지...
"니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홍월화."
"으흐흐흑..."
이 계집애의 윤기가 철철 흐르는 머리채를 잡아 손을 번쩍 들어 얼굴을 때리려고 하는
동시에...뒤에서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았다. 설마 하며...뒤를돌아봤을때..
"하......"
"..........왜 얘를 때려."
"으흐흑.."
순간 보고 말았다-. 뒤돌아 보는 동시에 홍월화 그년이 웃고있는모습을-.
그리고 알아차렸다. 난 당하고 말았다-.이 여우같은 계집애의 작전에 당하고 말았다-.
이것참...타이밍 더럽게도 좋네...이런 타이밍때문에-..
나 정말 보기좋게 당하고말았네...
"........실망이야 당신."
그리고 마지막 그 녀석의 말로 인하여... 난 또 다시 흐느끼며 울고 말았다-.
#39
홍월화를 거뜬하게 업고선. 주저앉아 울고있는 내곁을 지나가는 그 녀석의 손을 잡았다-.,
많이 차갑네.. 언뜻 봤는데..상처도 꽤 많이 있었다-.
"...........가지마"
이 세마디가 그 녀석에게 전하는 내 마지막말..비참하기 그지 없는 말이였다-.
그런 나의 말에..잠시 멈추는 그 녀석-. 이내 흔들리는 눈동자로 나를 주시하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본 그 녀석의 얼굴...밤이라 그런지...어두워서 그 녀석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한데-.. 그 녀석의 얼굴에도 상처는 가득하였다-.
"................"
"믿어줘...내가 홍월화..아니-..니 약혼자 때린건 확실한데-.."
"듣기싫어-."
정말 듣기 싫은 모양인지-. 인상을 찌푸리는 그 녀석-. 그렇게 한 1분동안 서로 말없이
얼굴만 보고 있었을까.. 갑자기 발걸음을 옮기는 그.
"왜...왜!! 내 말은...안들어주는건데.."
"...................하..."
"10분만...아니..5분만....변명할 기회좀 주란말이야!!!"
나의 목소리에 힘없이 실소를 터뜨리기 시작하는 너구리..아니 김영운. 그러다가 이내
천천히 입을 연다-.
"...........당신은.....내 말 들어준적 있어..?"
".........."
"할말없지..그럼 가본다-."
알고보니 저 녀석. 속좁은 자식이였네-. 미친놈...졸라 치사빤스...하염없이 멀어져 가고 있는
그 녀석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다가...또 다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
...........................
....
일주일후.
그 녀석과 헤어진지 벌써 길고긴 많은 시간들이 흘러가버리고 말았다-. 모든게 다 달라졌다-.
그 녀석을 잊기위해 쉬지않고 내 미래를 위해-. 매일 밤 코피흘러가며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 난생 처음해보는 알바까지 하고 있고-.
그리고 마지막... 자꾸 내 머릿속을 떠나가지 않은. 그 녀석 때문에-... 머리까지 자르고 말았다-.
"도원언니!! 도원언니!!"
"....으응 왜. 수경아."
아참. 지금 내 옆에서 언니언니 라고 부르고 있는 여자아이는 우연히
알바자리에서 만난 나보다 6살어린 고삐리 친구이다-. 뭐..내가 24살 인것은. 이 아이도
잘 알고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고등학교도 복학한것 까지도.
"뭐하고 있어요-. 앞에 손님있잖아요."
"아..맞다. 아..저 그니깐...무슨 담배라고 하였더라.."
[우당탕탕]
"으아!!"
"어어..언니이!!!"
뭐....가끔실수투정이지만-. 어느 정도 적응을 하였다. 생각보다 편의점에서 일하는것은
꽤 어려웠다-. 무거운 박스나르기. 밤만 되면 여김없이 들어오는 술주정 아저씨들 쫓아내기-.
하루가 정말 무슨 10년같은 존재였다-.
"그러고 보니깐. 3주후면 언니 수능보는날이네요?"
"응....뭐 그렇지."
"근데..수능생이 이러고 있어도 되나.. 공부는 안해요?"
"걱정마셔. 너도 내 년이면 수능생일텐데. 미리 공부좀 해놔. 언니처럼 떨어지지나 말구."
"헤헤...네에-"
그렇게 귀엽게 웃고있는 수경이 볼을 몇번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언니. 저거 언니 남자친구아니에요?"
"남자친구-?"
...................
......
..
수경이가 말한 남자친구는 이은혁 녀석이였다-. 이 녀석..요즘 밤길 무섭다며
매일같이 편의점을 찾아오는데..어째 수상하다.
"너 때문에 일당도 못받게 생겼잖아."
"괜찮아. 조류 먹여살릴 힘은 많아."
"이 녀석이 또 까분다."
"맞다. 내일모레 졸업여행떠난다면서-."
"아...응 그렇지 뭐.."
다른학교와는 달리...아니 뭐랄까.. 우리학교는 좀 특별하였다-. 수능기간에 무슨
졸업여행인지-.. 무튼.. 어디로 떠난다고 하여는데...
"좋겠다-. 동해바다 간다며?"
"아..응...근데 니가 어떻게 알아?"
"......아이...뭐 그런걸 자꾸 캐묻나.. 배고프지 우리 조류. 밥먹으러 갈래?"
"이게 진짜..또 조류래 조류!! 너 맞아볼래?"
그래.....나는 지금 웃고있었다-. 아주 해맑게. 그 녀석을 잊어버리고...
나는 정말 활짝 웃고있었다.
#40
"으차. 이정도면 다 챙겼나아.."
집에 돌아온뒤. 짐가방에 차근차근 옷을 챙기기 바빴다. 뭐...졸업여행은 내일모레지만.
미리 챙겨두면 뭐 좋잖아..응..그렇겠지.
[-Rrrrrrrrrrrr]
['여보세요.']
['도원아 도원아 나야 나. 보라!!']
가방 지퍼를 잠그려던 찰나에.. 갑자기 전화가 울려 받아봤더니. 언제나 우렁찬 보라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응 근데 왜. 이 늦은시간에 왜 전화질이야.']
['우헤..우리 내일모레 졸업여행 가잖아']
['아..응 너도 따라가나?']
['당연하지. 내가 보호자나 다름없는데..우헤헤']
한쪽 손으로 핸드폰을 잡고서는 침대에 털썩 하고선 앉았다.
그리고 여전히 들려오는 보라년의 우렁찬 목소리.
['아참. 있잖아 있잖어..도성이오빠두 가?']
['아..아마도 그럴껄...걔도 명색의 선생인데.']
['우헤헤헤...알아써 알아써.. 그럼그럼 내일보자 도원아!!']
['으응...']
핸드폰 플립을 닫은 다음. 침대에 누웠다. 그러고 보니. 보라와 개놈자식은 그 키스사건으로 인하여
사귀게 되었고. 여전히 나 혼자 쏠로 신세로 살아가고 있었다. 하여튼 웃긴 계집애
아무리 남자가 그렇게 없다고 해도 왜 하필 그 놈이냐. 으허.
"그나저나. 그 녀석도 가나.."
잠시 내 입에서 그 녀석을 떠올리고 말았다. (대충짐작할거라고믿는다.) 짧은 머리카락을 보고선
깊은 한숨을 내쉬다가.. 고개를 휘저엇다.
"이러면 내 노력이 헛수고가 되고 말잖아.. 생각하지 말자 한도원.."
그렇게 나는 잠이들었다.
.......................
..........
..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니 내 눈가에는 눈물자국이 번져있었다. 나 울었구나...
또... 거울을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이내 옷장에서 교복을 꺼내 입은 다음 아침밥 먹고 가라는
대마왕의 말을 무참히 씹으며 집밖으로 나왔다.
"으라차차.. 자자 한도원 학교로 레츠고고다."
가방끈을 부여잡으며 힘차게 걷고 있는데 뒤에서 자꾸 빵빵- 소리가 난다.
이상해하며 뒤를 돌아보면 언제나 아침마다 삐까뻔쩍한 차를 타고 가는 피식놈이
창문안으로 보였다.우헤..이 녀석이 태워주려고 하나? 라는..어이없는 기대를 하며
차 문을 열고 들어가 궁뎅이를 깔고 앉는데..
"누가 타래."
"으응?.."
창문에 얼굴을 기대며 그 녀석이 건방진 입술을 씰룩씰룩 거리면서 말하였다.
저..저놈 웃긴 자식이네.. 타라고 할때는 언제고(어디까지나 내 생각.)
"아저씨 저 여자 빨리 내리게 해요. 하여튼 저 싸이코"
"이씨...나 안내려안내려..기왕 타는거 그냥 데려다줘. 으헤헤.."
기사아저씨는 그저 씨익 하고(일명썩소)웃으며 운전을 하였고. 피식놈은 여전히 그
건방진 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뭐..워쩌라고
"하여튼. 꼭 저렇게도 타고 싶나. 하여튼 평민"
"우헤헤..너 자꾸 평민평민 그러는데..이 놈아..나 평민..."
언뜻 창문을 통해 밖으로 봤을때.. 나는 그만 말을 멈추고야 말았다.
다정히 손을 잡고 학교로 가는 그 두 아이를 보았기 때문에-..
카페 게시글
[은밀한너구리][스물네살꼴통과열아홉살양아치](31~40)
*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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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19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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