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민의 열열한 환영
『2, August 1954, President, Republic of Korea, Rhee Syngman visited Manhattan』
요즘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관람객 100만 돌파를 앞둔 다큐 영화 ‘건국 전쟁’의 마지막 화면에 나오는 맨해튼의 인도(人道) 바닥에 새겨진 영어 문구다. 1954년 8월 미국을 국빈 방문했던 이승만 대통령이 뉴욕시의 가장 번화한 맨해튼에서 미국 시민들로부터 열열한 환영을 받는 장면은 영화 앞부분에서 동영상으로 보았지만, 이를 기념하기 위해 검은 돌바닥에 위의 글을 새긴 장면은 영화가 끝나는 부분에 잠깐 스치듯 지나갔기에 자칫하면 보지 못했을 것 같았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비롯한 초고층 건물들이 마천루(摩天樓)처럼 쭉쭉 뻗쳐있는 곳에서 수많은 시민이 창문을 열어 얼굴을 내밀며 손을 흔들고 종이 꽃가루를 뿌리면서 열열하게 환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울컥 했다. 평소 한미관계의 돈독(敦篤)함을 알고는 있었지만, 한국전쟁으로 나라가 온통 풍비박산(風飛雹散)되어 헐벗고 굶주림을 면치 못하는 최고 약한 소국의 대통령을 이처럼 반갑게 환대해 줄 줄이야! 이 영화의 한 장면을 보기 전, 이승만 대통령이 이처럼 열열하게 환대받았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자기 나라의 군인들이 6.25 전장(戰場)에서 수없이 많이 희생했는데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을 따뜻하게 맞아준 미국 시민들. 한미 두 나라 사이를 왜 『혈맹관계血盟關係』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도 지난 16일에 이 영화를 관람했다. 관람객 100만 명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보이는 이 영화의 사회적 파급 효과는 의외로 클 것 같다. 영화를 본 주변 지인들의 관람 후기는 대체로 건국 대통령에 대하여 너무 몰랐다는 것을 자각했다는 점이다. 나 역시 너무 놀랐고, 분노했으며, 미안하고 죄송했으며 나를 깨우치게 만든 영화 제작자와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무엇보다 자책감이 많이 들었다. 평생을 엘리트 직업군인으로 국가안보의 최일선에서 일했다는 자부심으로 살았던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세운 초대 대통령의 공로(功勞)에 대하여 올바른 역사적 인식을 갖추지 못한 내가 원망스러웠다. 국가의 간성(干城)이라고 자부했던 나의 자존심이 일거에 무너지는 듯했다. 현역에서 벗어난 70대 노인이지만 이제부터라도 후세를 위해 역사 바로 세우기에 보탬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나는 1981년부터 1983년까지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서 거주했었다. 세계의 중심도시 뉴욕시에서 가장 번잡한 지역인 맨해튼은 나의 주 무대였다. 대서양과 맞닿은 허드슨강 위에 있는 맨해튼은 애브뉴(Avenue)와 스트리트(Street)로 동서와 남북을 사통팔달 연결하는 길이 쭉쭉 뻗어있다. 지금도 눈 감고 찾아다닐 수 있을 정도로 눈과 귀에 익은 도시. 나는 정말 뉴요커(Newyorker)나 다름없었다. 뮤지컬이 늘 열리는 브로드웨이(Broadway), 가장 번화한 거리인 42 street, 세계 최고급 브랜드만을 취급하는 핍스 애비뉴(5. Ave)와 파크 애비뉴(Park Ave), 맨해튼의 허파 역할을 하는 센트럴 파크(Central Park), 금융의 중심인 월스트리트가 있는 다운타운(Down town), 차이나타운(China town), 노래로 유명해진 워싱턴광장(Washing Square)을 품에 안은 뉴욕대학교와 브로드웨이 120번가에 있는 아이비리그 컬럼비아대학교, 허드슨강 남쪽 섬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140번가 엎타운( Up town)에 있는 할렘(Hallem)가, 1980년대 당시 가장 높다고 자랑했던 34번가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Empire State) 빌딩과 110층 월드 트레이드(World Trade) 쌍둥이 빌딩(2001년 9월 11일 발생한 테러로 무너짐) 등, 맨해튼 어디를 가도 모르는 게 없을 정도였던 내가 이승만 대통령의 맨해튼 방문 기념 축하 문구가 맨해튼의 인도(人道) 어딘가에 새겨진 것도 모르고 있다가,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되었으니, 나의 무지몽매(無知蒙昧)를 꾸짖지 않을 수 없다. 다음에 그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현지에서 꼭 확인하리라.
이런 역사적 사실을 1980년 이전에 알고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뉴욕대 석사과정 2년간 나의 지도교수를 비롯한 몇 명의 교수들은 한반도 문제에 관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얘기를 나누었다. 당시 한국은 제5공화국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내외적으로 매우 관심이 집중되는 등 민감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특히 나는 현역 장교라는 점에서 언동 하나하나가 매우 조심스러웠다. 나의 석사논문 지도교수였던 코터피터 (Kortepeter)교수는 튀르키예계 미국인으로서 그의 형님이 한국전쟁 참전용사였기에 나와 전우(戰友)처럼 가깝게 지내기도 하였다. 그는 한국전쟁과 전후(戰後) 한국의 사정에 관해 궁금한 게 많았으며 많은 것을 나에게 물어보았다. 나는 최대한 내가 알고 있는 한, 많은 것을 그에게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짧은 영어 실력과 얕은 역사 지식의 한계로 논리적으로 만족할 만한 설명을 할 수 없었다.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육사에서조차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받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때 ‘건국 전쟁’과 같은 다큐 영화가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1954년 8월 이승만 대통령의 역사적인 뉴욕 방문을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이라는 가정문(假定文)을 간절히 표현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랬더라면 나는 그에게 똑똑한 대한민국의 현역 대위답게 매우 명료하고 현실감 있게 설명했을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세운 영웅”이라고.
그런 점에서 보수정권이 집권 기간 중, 올바른 근 현대사의 인식과 확고한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국민에게 불어넣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이로 말미암아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같은 좌파 정권이 탄생하게 되어 지금처럼 종북 좌파들의 잘못된 세상이 되었음을 의심사는 북한 공산주의 집단이 일으킨 침략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이승만 대통령과 미8군 사령관 밴 플리트 장군이 합심하여 창립한 국가 간성(干城)을 배출하는 요람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러한 학교 설립 취지와 목적을 일거에 소각해 버렸다. 그 증거가 바로 학교에 만들어 놓은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5인의 흉상이다. 한국전쟁에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북한의 공산 침략으로부터 막기 위해 설립한 육사의 기본정신과 취지에 완전히 어긋나는 짓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김대중 정권 당시 국정원장을 역임했던 분조차 이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 실망스러웠다. 특히 당시 이를 막지 못했던 군 수뇌부의 대응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 이 원인은 결국 대한민국의 올바른 정통성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데 있다고 생각하며 다음부터는 再發 되지 않도록 후세에게 바르고 철저한 대한민국의 근 현대사를 심어야 할 것이다. 제2, 제3의 ‘건국 전쟁’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2024. 2. 27)
첫댓글 영화를 꼼꼼히 보셨네요.
1980년대 비슷한 시기에 암스테르담과 뉴욕을 방문했는데, 암스테르담에서는 이준열사의 묘소를 참배하는 등 인지를 했었는데, 뉴욕 방문 시에는 이승만과 같은 우리 애국 인사에 대한 별다른 인지를 하지 못했었어요. 그만큼 이승만이라는 위대한 인물이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를 받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광훈목사도 이승만에 대한 인물됨과 업적을 일찍부터 설파했지만, 이제나마 김덕영 감독 덕분에 이승만에 대한 의미있는 재조명이 이루어지게 되어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제 관람자 수 100만 돌파! 축하합니다~
영화배우 임동진이 대역하고 권순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승만 대통령의 다큐멘타리 <기적의 시작>도 지난 2월 22일에 개봉되었지요. 아쉬운 것은 <건국전쟁> 이상의 감동을 주지 못한 점이지요. 하나를 보아야 한다면 건국전쟁을 추천하고 싶군요. 이를 계기로 박정희대통령과 백선엽 장군의 일대기가 재조명되는 기회가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나는 안보를 연구하다보니 이승만 건국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의 공과를
평가ㆍ요약했는데 금번 건국전쟁 시청
을 하여 지난번 건국전쟁소감을 게재
했네요.
내가 보는 지도자 평가 5개요소는 위기
관리ㆍ정치력ㆍ경제발전ㆍ도덕성ㆍ
인재활용인데 이중 위기관리와 경제
발전을 비중있게 고려합니다.
상기 5개요소가 빵점인자는 문재인
입니다.
좌우이념을 떠나 이승만의 위기관리와
박정희의 경제발전은 높이 평가해야
합니다.
한국전쟁시 미 8군사령관이며 이후
주월남대사인 테일러 장군은 월남
에 이승만같은 지도자가 계셨더라
면 월남은 공산화되지 않았을거라
는 아쉼을 표했지요.
미국의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20세기 진
정한 혁명가는 오직 박정희 대통령 한분
이었다고 칭송을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