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 동안 "설렘" 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내 인생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설렘'들은 초등학교 졸업때 내가 관심이 있었던 같은 반 여학생으로 부터 빨간 하트 스티커가 붙은 카드를 받았던 날, 결혼식 하루 전 날 이었던 1990년 2월의 마지막 날, 아내가 첫째와 둘째아이 출산을 하루 이틀 앞두고 있던 날, 목사안수 받기 전 날 그리고 온 통 빈 땅이던 학교부지를 보며 기도하던 7년의 시간들 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50을 넘어서면서 부터는 나를 설레게 했던 일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 짐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며 내 삶이 설렘 이라는 단어와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설렘이 없는 인생은 별로 재미가 없다는 것도 알게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설레이는 일을 만들수도 없고 그럴 재주도 없었습니다.
올 초 부터 코로나로 인해 나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학교도 그렇고 풍랑과도 같은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여기서 치이고 저기서 밀리고 부딪치며 사람이라면 넌덜머리가 날 정도로 하루 하루를 꾸역꾸역 살아왔는데 최근 들어 내 마음에 "설렘" 이라는 느낌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설렘이 하나님께서 나에게 조심스럽게 조금씩 조금씩 보내주시는 은혜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학기에 합류하게 된 교사들은 모두가 우여곡절 끝에 지금 한 팀이 된 사람들입니다. 각자가 자기의 이야기들이 있는 사람들 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두가 스스로 열심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는것을 봅니다. 그런 열심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주 오래전 내 마음속에 그렸던 학교의 모습이 어쩌면 그렇게 먼 이야기만은 아닐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감사함이 새록새록 싹트고 있습니다.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고 하루하루가 마냥 행복한것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에 설레임이 있다는것은 좋은 일이고 감사한 일이고 좀 더 멋있게 나이를 먹어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통해 설레임으로 살아가는 내 삶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설레임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설렘"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은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