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86세 생신날에
김옥춘
8.15해방을 맞고
6.25전쟁을 겪고
산으로 피난을 다니고
도랑으로 비행기 폭격을 피하고
인민군과 국군을 번갈아 만나고
피난 열차를 타고
풀뿌리 캐서 쑨 풀죽을 먹고
그렇게
그렇게
위험하게 큰 내 엄마의
86세 생신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굶고
당신은 구멍 난 속옷을 입어도
자식은 남 부럽지 않게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고 싶었던 내 엄마
그래서 고생이 더 달았던 내 엄마의
86세 생신 축하드립니다.
누구보다
고운 심성으로
조상님과 자식에게
지극 정성으로 살아오신 내 엄마
세상에서 가장 존경합니다.
태어나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평생을 고스란히
자식의 행복을 위해 바치시고
끝끝내 좋은 꼴을 보지 못해
울분을 삼켜야 했을 내 엄마
속이 까맣게 타셨을 내 엄마의
86세 생신 축하드립니다.
버텨주셔서 고맙습니다.
자녀에게 사기당한 듯
참 서운한 게 많았을 내 엄마
참 죄송합니다.
엄마!
날마다 기다리고 있어요.
언제든 오세요.
언제든 보살펴드릴게요.
사랑합니다!
응원합니다!
웃으며 사세요.
2024.5.23
카페 게시글
아침에
엄마의 86세 생신날에 김옥춘 8.15해방을 맞고 6.25전쟁을 겪고 산으로 피난을 다니고 도랑으로 비행기 폭격을 피하고 인민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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