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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방황의 끝이라는 유명 강사의 문제집이 있습니다. 제목은 의미심장한데 문제집 내용은 평범한 한자 문제집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지금 겉멋이 번지르르하게 들어간 합격 수기 머리말을 쓰고 있는 저의 모습을 텍스트로 표현하자면 그런 것 같습니다.
오랜 방황의 끝을 보았지만, 그 내용물은 어느 평범한 청년의 합격 수기일 뿐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제 수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같은 사람도 붙는데, 저보다 더 열심히 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붙으실 테니까요. 아니면, 처음 공부를 시작해서 막막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능하면 자세하게 적고 싶기에 글이 좀 길어질 것 같습니다.
1. 베이스
농생명 관련 전공 4년제 국립대 졸업, 졸업학점 4.38/4.5
종자기사 자격증(가산점 5점)
전체적으로 기본적인 전공지식은 깔려있었습니다. (농촌지도론 빼고)
원래 대학원 진학해서 학위 따고 연구원이 되는 게 꿈이었기 때문에 학과 공부를 조금 했었던 것 같습니다.
2. 수험기간
저는 초시와 재시의 기간이 굉장히 긴 수험생이었습니다.
그리고 초시 이후 긴 시간 동안 오랫동안 방황하며 사회생활을 했고, 어머니의 긴 설득 끝에 다시 공부를 시작한 케이습니다.
2014.12~2015.04
2020.01~2021.10
- 2014.11~2015.04 노량진 생활, 경북농촌지도사(농업) 경채 낙방
- 2015~2019.12 사회생활 이것저것(공공기관 연구실 관리원, 지자체 본청 사무보조, 농업기술센터 출장 지소 사무보조 등등)
- 2020.01~2020.05 경북농촌지도사(원예) 경채 낙방
- 2020.07~2020.11 한국사 능력검정 시험, 토익 인증
- 2020.11~2021.06 9급 국가직/지방직 일반농업 준비, 낙방
- 2021.07~2021.10 경북 농촌지도사(농업) 공채 준비
- 2021.11 경북 농촌지도사(농업) 최종 합격
2020년 이후, 제가 지원한 경북은 농촌지도사가 공채로 전환되었습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인증시험을 준비하고, 이후 9급 농업직도 같이 해서 준비했습니다.
3. 공부를 시작하기 전, 계획 단계
3-1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저는 9급과 농촌지도직을 병행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관운이 좋지 않았다면 저는 떨어졌을 겁니다.
병행을 무난하게 잘하실 수 있는 분들은 9급 공통과목인 '영어'를 잘할 자신이 있느냐 없느냐인 것 같습니다.
공통과목이 정말 중요한데 그중에 합격 당락을 결정하는 건 영어입니다.
영어 베이스가 좋지 않다면 9급에만 집중하던가, 농촌지도직에만 집중하시길 추천합니다.
3-2 독학? 강의 수강?
독학은 하지 않았습니다. 돈=시간이 제 철칙이었기 때문에, 돈으로 시간을 샀습니다.
농촌지도직은 독학해서 합격하는 분들도 많으시지만, 저는 제가 독학으로는 합격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예외적으로 재배학은 독학했습니다. 재배학은 동형모의고사만 인강 결제했었습니다.
3-3 합격 수기 읽어보기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곳은 전한길 강사의 네이버 카페입니다.
강사 카페 중 회원 수가 가장 많을뿐더러, 합격 수기도 굉장히 많이 올라오며 농업직 합격 수기도 한 번씩 보이는 곳입니다.
9급이라면 충분하고, 공채 농촌지도사를 응시하는 분들도 국어와 생물 때문이라도 한 번쯤은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4 단기합격자?
같은 직렬 합격자의 수기를 몇 개 읽었습니다.
경력 채용은 특히 단기 합격 케이스가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합격 수기 읽고 조금만 더 놀다가 3~4개월 빡공하면 나도 가능할 거야~ 이러지 마시고 얼른 계획을 짜서 공부하는 게 이 바닥을 빨리 뜰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적어도 n개월 단기합격자는 당신과 저는 아닙니다. 네, 우리는 힘듭니다.
3-5 공부 시작 전, 기출문제 풀어보기
국가직과 지방직 최신 기출문제를 풀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론부터 들어야 할지, 바로 문제를 풀어도 될지 하는 거 말이죠.
저는 농업직과 지도직을 병행했을 뿐만 아니라, 경북 공채를 응시해야 했기 때문에 현재 나의 공통과목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저는 국어는 문법과 표현기법(선지 개념어), 생물은 전반적인 이론(특히 동물 생리 부분)에 구멍이 있는 것을 인지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전공과목의 경우, 지자체 자체 출제 문제가 대부분이라 기출문제라고 할 게 서울시 농촌지도사밖에 없었습니다.
농촌지도직 지자체 문제는 대부분 지엽적이니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다만, 저는 이미 2020년 농촌지도사 시험을 응시했었기 때문에 최근 기출문제 경향이 어떤지 파악이 조금 되어있었습니다.
직렬 변경 때문에 서울시 작물 생리학 기출문제를 아무 공부도 하지 않고 풀었을 때, 가산점 포함 75점 나왔었습니다.
3-6 공부 시작 전, 전체 공부 계획
예전에 사뒀던(노량진 생활 잠깐 했을 때 산 거 같음) 합격뇌 공무원 1년 안에 정복하기라는 책을 조금 참고했으며, 합격 수기도 몇 가지 참고해서 좀 섞어서 계획을 짰습니다. 합격 수기 써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참고한 책에 따르면 공부 단계를 총 5단계로 나누는데, 현재 자신의 수준을 고려해서 과목별로 계획을 정했습니다. 기본 이론부터 수강해야 할 과목과 문제 풀이를 바로 시작해도 되는 과목으로 분류해서 계획을 짰습니다. 문제 풀이를 시작하는 과목은 60~70점이 기준이었습니다.
기본 이론부터 시작: 국어, 생물, 작물 생리학
압축 강의부터 시작: 영어, 한국사
문제 풀이부터 시작: 재배학, 식용작물학, 농촌지도론
국어는 문법과 어문 규정 등이 매우 부족했으며, 문학과 비문학 독해도 일부 틀렸기 때문에 이론 심화부터 시작했습니다.
생물도 공부한 지가 좀 되었으며, 전반적인 이론 정리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기본강의부터 시작했습니다.
3-7 선생님 선택
공통과목 들으려고 학원 찾아보다가 공통과목은 선택지가 많은 거 보고 놀랐습니다. 어떤 선생님 커리큘럼을 따라가야 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선택지가 많다는 건 최곱니다. 왜 이런 말을 하는 지는 소수 직렬 응시하는 분들이라면 잘 아실 겁니다.
일단 합격 후기에 많이 언급된 강사들과 각 대형 학원의 일타~삼타 강사를 하나씩 둘러봤습니다. 그리고 대형 학원의 패스나 단과강의 비용도 고려했습니다.
그래도 인증시험 준비하면서 천천히 찾아보니 나한테 맞는 분들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꼭 일타강사 아니어도 됩니다. 본인에게 맞는 선생님을 찾아보세요.
박문각 9급 비환급형 1년 패스권을 쿠폰 할인 끼워서 245,000원 주고 샀습니다.
공단기 패스권이 너무 비싸기도 했거니와, 국어 커리큘럼으로 이유진 선생님 커리큘럼을 선택했기 때문인 것도 있습니다.
4. 월별 행적
이건 표로 작성했습니다.
5. 전체적인 공부 방법
이건 무수한 합격 수기에 이미 적혀있는 내용이고 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농촌지도사는 컨셉 뿐만 아니라 향문사 재배학, 작물 생리학 꼭 끼고 보셔야 합니다. 진짜로요.
9급은 컨셉으로도 커버할 수 있지만, 농촌지도사는 힘듭니다.
하루에 3~4과목씩 공부했으며, 지방직 9급까지 국어와 영어는 매일 공부했었습니다.
농촌지도직 공부할 땐 하루에 4과목씩 공부했으며 국어와 생물, 그리고 재배학을 매일 공부했습니다.
5-1 노트 정리 안 하나?
하면 좋긴 한데, 굳이?? 라는 게 제 입장입니다. 노트 작성하다가 시간 다 가더군요. 저는 그게 공부가 아니라 노동이라고 판단되어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2020 시험에서는 정리라는 걸 해보긴 했는데 글쎄요…. 썩 신통찮았습니다. 이건 사람마다 다릅니다. 저는 손으로 써서 습득하는 것보다 읽는 쪽이 더 습득이 빨랐습니다.
아, 물론 시험장에 들어갈 때 볼 거는 정리해서 들어갔습니다.
5-2 노트 등에 내용 첨삭하는 건 포스트잇으로 하는가?
바인더 노트를 쓰면 좋습니다. 바인더 노트는 노트 순서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으니까요. 페이퍼프리를 지향하는 태블릿 이용자라면 걱정할 이유가 없는 부분이죠. 컴퓨터로 문서작성을 해도 좋습니다.
5-3 문제집에 바로 풀었는가?
OMR 떡메모지와 트레이싱지(미농지) 애용했습니다. 후에는 기화펜이라는 신문물을 사용했습니다.
문제집엔 틀린 거, 맞은 거, 헷갈리는 문항 표시했습니다. 그렇다고 문제집을 깨끗하게 유지한 건 절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풀 때(단원별 오답 개수 1~3개 정도 될 때쯤)는 책에다가 바로 풀고 자가 반박하는 주석과 자가 해설도 달았습니다.
회독하는 건 봤던 거 또 보는 게 아니라, 자기가 풀고 틀린 답에 대해 철저한 자가 반박과 해설함으로써 시간과 실수를 줄여나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걸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틈틈이 봤습니다.
5-4 기출문제 꼭 풀어야 하는가?
안 풀어도 되면 강사들이 기출문제집을 왜 낼까요? 중요하니까 내는 겁니다.
모든 강사의 커리큘럼에는 기출문제 풀이가 있어요. 문제 출제위원들이 과거에 나왔던 기출문제를 참고 안 할 것 같나요? 다 합니다. 그네들도 0에서부터 문제를 내려 하면 힘들거든요. 그러니 빈출 부분이라고 강사님들이 강의할 때 말씀하시는 겁니다. 기출문제 정말 중요합니다. 그동안 비공개 원칙이었던 과목이라면 모를까, 공개된 문제들은 무조건 다 봐야 합니다. 적어도 3~5개년 기출문제는 봐줍시다.
다만, 농촌지도직 경력 채용의 경우, 문제가 전부 비공개입니다.
그래서 수험생들이 문제 복원한 것들이 일부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걸 참고+컨셉 기본서 밑줄 부분을 좀 더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직렬카페에 무수한 구매 글이 있긴 하지만 전 굳이 사진 않았습니다. 컨셉 이론서의 밑줄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부득불 구하려고 하지 마세요. 어떻게 문제가 나오는지 보고 싶다면 공개된 서울시 기출문제만으로도 충분히 분석 가능합니다.
5-5 기출문제/동형모의고사 강의는 꼭 들어야 하는가?
저는 기출문제 강의는 국어, 영어만 들었습니다. 한국사와 선택과목은 따로 듣지 않았습니다. 농촌지도론과 작물 생리학은 동형 강의를 들었습니다. 정확히는 동형 문제 때문에 들었어요. 소수 직렬이라서 동형모의고사를 괜찮게 내는 강사가 거의 없었거든요.
남들 다 듣는 거라고 따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에게 필요한 강의만 골라 들으세요. 진리의 케바케.
6. 과목별로 어떤 강의를 들었고, 책을 봤는가?
9급 농업직은 떨어졌으니 해드릴 말씀이 없고, 경북 농촌지도사만 언급하겠습니다.
국어: 이유진, 전선혜(주로 한자)
특히 이유진 풀 커리큘럼을 탔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따로 후기를 남긴 글이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따로 적어뒀는데 관심이 있으시다면 읽어주세요.
광고 블로그 같은 거 아닙니다. 그냥 일기 쓰는 블로그이니 참고해주세요.
https://blog.naver.com/hanmir0108/222560879142
생물: 장사원
생물은 이론강의만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은 장사원 생물학 이론서, 기출문제와 최성윤 TB 기본문제집, 필기 노트를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장사원 강사는 진입장벽이 조금 높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물에 대해 전공하셨던 분들이라면 한번 정리하기 좋습니다.
시중에 책을 가장 활발하게 내는 최성윤 강사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주로 간호대 편입과 변리사 상대로 강의하는 분인데 샘플 강의를 들어본바 강의력도 괜찮은 편이고, 책도 활발하게 내시는 편입니다. 특히 TB 기본문제집은 간호직 합격자 블로그에서 보고 샀는데 기본적인 단원 문제집이라서 개념 익히기 좋았습니다.
전공과목: 장사원
재배학은 따로 인강을 듣지 않았으나, 동형모의는 들었습니다.
작물 생리학과 농촌지도론은 이론강의와 동형모의를 들었습니다. 단원별 문제집 때는 그냥 자가 학습했습니다.
제가 노량진 있었을 때 농업직 신규 강사셨는데 다시 돌아오니 일타강사가 되어계시더군요. 네, 이유가 있었어요.
이론강의 깔끔하고 컨셉 이론서에 밑줄 그어진 것만 제대로 봐도 반 이상은 먹고 들어갑니다.
제가 공부를 어영부영해서 그렇지 ^^…. 강사님들은 죄가 없어요.
농촌지도사 자체가 대부분 전공자분이라 굳이 강의 추천하자면 이론+동형모의 강의 정도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단원별 기출 예상 문제는 본인이 풀어야 하고, 이론서를 들여다봐야 해서 그렇게 생각합니다.
7. 면접 준비
저는 온라인 면접 스터디를 모집해서 했습니다.
초반에 저를 포함해서 4명이었으나, 아무래도 다들 처음이다 보니 일정 조정에 대한 감이 없어서 두 분은 따로 스터디나 학원으로 가셨고, 남은 한 분과 스터디를 했습니다.
봤던 책은 스티마 지방직 (1)공통, (2)경상북도와 2020 해커스 공무원 면접마스터 책을 봤습니다.
7-1 면접 인강
원래 들을 예정이 없었지만, 오빠가 남들 하는 건 다 해야 하는 법이라고 면접 인강을 결제해줬습니다.
저는 스티마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피티윤도 괜찮고 자료가 많다는 평이 많으니 본인에 맞는 선생님 찾아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 무료 특강도 알차니 유료 결제에 부담이 된다면 무료 특강을 듣고 준비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7-2 온라인 면접 스터디
온라인 면접 스터디에는 준비물(웹캠, 마이크 등)이 필요하지만 시간 상관없이 스터디를 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습니다.
저는 남은 한 분과 매일 저녁 9~12시까지 구루미에서 면접 스터디를 했습니다.
온라인인 만큼 자신과 같은 지자체가 아닌 다른 지자체의 면접 스터디원을 모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각 지자체별 자료나 소스가 모이다 보니 A 지자체에서는 하지 않는 B 지자체의 정책 자료 등을 참고해서 면접 때 답변할 수 있습니다.
7-3 면접 참고 사이트
네이버 메인 포털 FARM 카테고리 글
농민신문
한국농어촌방송
지원 지자체 도신문(저는 경북이니 경북관련 신문)
지원 지자체 시군별 시민신문(지역 현안에 대해 매우 자세한 기사들이 많습니다)
그 외 농어촌공사 사이트나 유튜브에 공무원 면접 영상 자료가 아주 많으니 참조하세요!
7-4 면접 연습
거울을 보고 연습하거나, 스마트폰 녹화기능을 이용해서 본인 답변 모습을 촬영하세요.
그리고 자가 피드백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괴감 MAX가 되긴 하는데 그래도 열심히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8. 멘탈관리
수험생활은 체력이 문제가 아니라 정신과의 다툼입니다.
수험생 신분이 되면 사회적 동물이 쓰고 있던 최소한의 가면도 벗어던지는 것 같습니다.
평소라면 잘하던 병먹금은 물론이고 싸울 일도 아닌데, 커뮤니티에서 싸우거나 날카롭게 반응하죠.
8-1 커뮤니티
정보 활용을 위해 아예 하지 말란 소리는 못 하겠지만 그냥 눈팅하거나 질문을 올리고 끝내세요.
저도 닉넴 변경 전에 웬 이상한 사람 하나가 붙어서 싸웠는데 지금 생각하니 왜 싸웠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참고로 그 사람이 다른 사람 지역 가지고 협박하고 그런 거는 물론이고 저 협박했던 것도 다 PDF 따뒀습니다.
저도 위장 전입한 사람으로 취급해서 아니라고 하니까 지역 인증하면 사과한다고 하면서 아니면 신고하니 마니 하시기에 PDF 다 뚸두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1년에 9급 농업직에 합격하신 것 같은데 입직하시고는 그렇게 살지 마세요.
그리고 책은 한번 찾아보고 질문 올리시는 걸 추천합니다.
책 한 번 안 찾아보고 질문부터 올리는 건 그렇게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본인 스스로 찾아보는 게 훨씬 기억에 남습니다.
8-2 상상 합격 수기, 중고 거래 글쓰기, 긍정적인 상상
멘탈 터지는 날이 수두룩합니다.
난 쓰레기야…. 이끼만도 못해…. 이끼는 생태계에 도움이라도 되지…. 난 생태계에 도움도 못 되는 놈이야…. 하면서 울던 날이 많았습니다. 기분이 우중충하니 공부 참 안 됩니다.
그럴 때마다 미리 써둔 합격 수기와 책 중고 거래 글을 보면서 행복한 상상을 했습니다.
좀 웃기고 구차해 보이긴 한데 이렇게라도 해야 멘탈이 조금 회복됩니다.
장사원 강사님이 긍정의 힘을 가지라고 늘 말씀하시는데, 맞습니다. 긍정의 힘 중요해요.
자기 전에 늘 자신이 합격하고 나서 어떤 모습일지, 어떤 일을 할지. 그런 걸 상상하면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시험이 임박할 때는 울기도 했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상상을 하며 잠이 들었습니다.
9. 공부 장소, 공부 시간
9-1 공부 장소
저는 시골 사람이라서 집에서 공부했습니다.
대신 웹캠 저렴한 걸 구매해서 온라인 캠스터디를 했습니다.
구루미에서 유료 이용권을 결제해서 캠스터디를 했는데, 어지간하면 유료 이용권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무료 이용자 중에서도 공부 열심히 하시는 분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유료 이용권자들 중에 그 비중이 더 높습니다.
9-2 공부 시간
따로 휴일은 없었고, 매일 평균 8시간 정도 했습니다.
9급 지방직 직전에는 하루에 11~13시간 정도 한 날도 있는데, 이후에는 체력에 구멍이 나서 8~10시간 사이를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8시간 못 채우는 날도 많았지만, 절대 퐁당퐁당 공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10. 그 외 수험생활에 도움 됐던 거
10-1 적금
카카오뱅크 매일 적금 천 원씩 넣었습니다.
적금 만기 설정은 필기시험이 끝나는 날로 정해두고 최소 n 십만 원 쌓여있을 텐데 그걸로 자신에게 선물하세요.
10-2 잘 사용한 물건들
기화펜
안정성이 의심스러웠으나 애용하는 온라인 문구점인 대한문구에서 KC 안전 인증 마크를 받은 펜을 팔고 있어서 사서 썼습니다. 제가 문제를 풀면서 남긴 펜터치를 확인하고자 트레이싱지를 썼었으나, 암기 문제는 양치기했었기 때문에 기화펜을 사용했습니다.
모트모트 태스크 플래너
저는 자신의 공부 계획을 쓰느냐 안 쓰느냐는 마음가짐의 자세가 달라졌었습니다.
처음에는 반년 짜리 플래너 쓰다가, 너무 지겨워서 100일짜리 플래너 사용했습니다.
인덱스 견출지
색깔별 견출지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보호필름 붙은 견출지 사서 분류했습니다.
발췌독할 때 시간 많이 아낄 수 있습니다.
시디즈 의자
서울대 도서관 의자 브랜드죠. 저는 여기서 T20이라는 조금 저렴한 라인 샀습니다. 집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은 의자는 좋은 거 사서 쓰십시오. 공부는 장비빨입니다.
독서대
1단, 2단 독서대 둘 다 가지고 있었습니다.
1단은 인강 들을 때, 참고 서적을 같이 두면 편하고 2단은 혼자 공부할 때 많이 썼습니다.
발 받침대
저는 키가 작아서 의자에 앉으면 발이 바닥에 잘 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자에 오래 앉아있으면 무릎이 너무 아픕니다. 그래서 발 받침대를 사용했습니다.
11. 수기를 마치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가장 큰 베이스라고 생각합니다.
과년한 딸에게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고소득층의 부모님 슬하에서 공부한 게 아주 큰 복이었습니다. 늘 일 때문에 바쁘셨던 부모님이 원망스러웠었는데 아이러니합니다. 경제적인 걸 걱정 없이 공부했으니 이것만으로도 반은 먹고 들어갔습니다. 기숙학원도 보내준다고 하셨지만 가지 않았습니다. 무서웠거든요. 더불어 심심하면 용돈 주고 맛있는 거 사다 준 오빠도 땡큐 베리 감사. 그래서 냉장고에 있던 제 더위사냥 몰래 먹은 건 용서해주려고 합니다.
공부하느라 숱하게 잠적하던 나를 아주 말없이 기다려주고 공부 힘내라고 메시지 보내주고 선물도 이따금 보내주던 온라인 친구들. 제일 열심히 산다고 너 보면 의욕 난다고 늘 칭찬만 해주던 오프라인 친구들. 그리고 면접스터디에서 서로 으쌰으쌰하면서 같이 준비한 스터디원.
전 혼자 공부한 게 아닙니다. 가족과 친구, 지인들이 밀어주고, 당겨줬고, 힘들고 일상과는 동떨어진 비정상적인 수험생활을 같이 걸어와 줬던 겁니다. 그걸 30살에,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마음먹고 열심히 한 나 자신을 칭찬합니다. 대학교 다니면서 가지고 있던 꿈과 열정이 모두 없어지고 나니, 그냥 사는 거니까 살아갔던 날들이었습니다. 빈껍데기처럼 살았습니다. 그동안 소비했던 시간이 아깝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살아갈 제 인생에 있어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긴 시간을 통해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현재 대학교 재학 중인 학생분들은 공무원에 뜻이 있다면 학교 다닐 때, 특히, 전공자라면 정해둔 직렬의 전공과목 열심히 들어두고 방학 때마다 공무원 시험에 필요한 인증시험과 가산점 자격증 시험을 공부하세요. 그리고 국어는 고등학교 문법 자습서를 풀어두고, 영어는 고등학교 문법 강의를 좀 들어두세요. 공시 진입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다니는 대학에서 한국사 교양강의가 있다면 들어두십시오. 대학생이란 건 매우 큰 이점입니다.
장기-중기-단기 계획을 짜서 실행하고 후회 없이 대학교를 졸업하세요. 제가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갔다면, 최우선 계획과 차선 계획을 짜서 실행했을 겁니다. 저는 오로지 대학원! 연구! 이것만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차선책 없는 계획은 하나의 이슈만으로 쉽게 무너지고 모든 걸 상실하게 되어있습니다. 20대 초반의 저는 나 자신이 그렇게 약한 사람인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부끄럽네요. 대학생 친구들은 저처럼 무너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시간을 좀 더 알차게 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목표가 없고, 회피하고 있는 공시생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먼저 받으세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얼른 늪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해요. 언제까지고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지원을 해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부모님의 은퇴 연령이 오기 전에 정신 차리고 합격하세요. 하실 수 있어요.
본인의 의지가 확고하면 금방 합격하게 되어있습니다. 제가 그 증인입니다. 공무원 시험은 절대 똑똑한 사람을 위한 시험이 아닙니다. 적어도 현재는 얼마나 성실하고 포기하지 않느냐를 판가름하는 시험입니다. 그러니 반드시 합격합시다.
p.s. 오랜만에 노량진을 갔는데 육교가 없어졌네요. 없어진 지 몇 년 됐다고 하더군요.
+제가 재배학 암기할 때 사용했던 문서 파일입니다. 백지 학습 페이퍼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1년 마지막 달의 추운 첫 날에, 수복강녕 올림
첫댓글 글들을 쭉 읽어보니 감동이네요ㅎㅎ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이렇게 합격수기라는 걸 써도 되는걸까...했지만 그래도 저와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해서 용기내어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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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좋은 소식 있을 겁니다!
자세한후기감사드려요 합격츅하드립니다
후기 너무 감사드려요.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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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4.20 21:51
합격 수기 감사합니다! 합격 축하드려요!!
자세한 수기, 학습자료 공유까지 감사합니다!
합격축하드리며, 합격수기도 감동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재배학은 원래 베이스가 있어서 향문사 주교재 삼아 컨셉 보조교재 삼았고 식용작물학은 그냥 기출과 컨셉을 반복했습니다.
합격축하드려요~후기 감사합니다!
발표된 합격커트라인에 국어가 없는데 보통 합격점수대가 어느정도이고 난이도도 궁금해요!
국어는 공개문제이므로 사이버고시센터가서 기출문제를 풀어보면 될 것 같습니다.
생물학개론 ㅈㅅㅇ선생님, ㅂㄴㄱ 선생님 두분 중에 고민되는데 혹시 조언 가능할까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3.02 20:00
혹시 국어는 9급으로 공부하셨나요?? 경북은 그날 7급이랑 같이 치던데 혹시나 해서 여쭤봅니다
9급 국어나 7급 국어나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냥 자기한테 맞는 국어 강사분한테 수강하시면 됩니다.
백지페이퍼 너무 감사합니다ㅠㅠ!!! 암기해야할부분만 계속 틀려서 고민중이었는데ㅠㅠㅠ 감사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7.22 15:34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