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의 석물(石物)
비를 세우는 것을 입석(立石), 수비(竪碑), 수비(樹碑) 등으로 지칭한다.
고려나 조선조에는 벼슬에 따라 묘역과 분묘의 크기를 법으로 정하여 계급을 나타내었는데, 무덤을 장식하는 석조문(石造文)에도 역시 규제가 있어 석상(石像), 망주석(望柱石), 비(碑), 갈(碣), 묘지명(墓誌命), 상석(床石), 혼유석(魂遊石), 향안석(香案石) 등을 만드는 데도 차이가 있었다.
망주석 중 묘의 왼쪽 즉 동쪽 망주석의 도롱뇽은 양계(陽界) 즉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이고 오른쪽 즉 서쪽 망주석의 도롱뇽은 음계(陰界) 즉 땅으로 내려가는 형상으로 되어 있다.
비석 돌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오석(烏石)이고 다음이 황등석(黃登石), 애석(艾石)이며 보통은 화강석을 쓴다.
비석에는 ‘비’와 ‘갈(碣)’이 있는데 비는 비신(碑身)과 비갓과 밑받침돌[龜跌]로 되어 있으며, 갈은 비의 갓이 없고 위를 둥글게 한 것으로 소석비라고도 한다. 비 몸의 겉면을 비양(碑陽)이라 부르고 겉면에 새긴 글을 비문 또는 명(銘)이라 부르고 비 몸 뒷면을 비음(碑陰)이라고 부르고 그곳에 새긴 글을 음기(陰記)라고 한다. 대개 이름자와 세계(世系), 소석비에는 아무개의 무덤(○○○之墓)이라고만 새겨 무덤 바로 옆에 세운다.
또 흔히 상석(牀石-石牀)이라고도 하는데 앞면에 아무개의 무덤이라고 새기는 경우도 있다. 혼유석은 상석 북쪽에 놓고 무덤가의 전면 좌우에 망주석을 세우는데 근래에는 석상(石像) 곧 석인을 세우는 일은 드물다.
석상에는 문석(文石)과 무석(武石)이 있는데 문석은 문관의 형상을, 무석은 무관의 형상을 새긴 것이다. 이 석인은 왕릉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의 무덤 앞에 세웠던 것으로 이곳에는 이외에도 석수(石獸)라 하여 말, 양, 사자, 거북 등의 짐승의 형상을 새긴 돌을 세워 장식과 수호의 상징으로 삼았다.
비갈의 종류
① 신도비(神道碑) : 죽은 사람의 생애를 기록하여 무덤 앞이나 길 가에 세운 비석으로 종이품 이상의 관원의 분묘가 있는 근처에 세우는 비명. 당상관(통정대부) 이상의 벼슬을 지낸 사람이 찬술(撰述)하며 비두(碑頭)에 용틀임의 교룡이수(蛟龍螭首) 개석을 씌우고 농대석(籠臺石)으로 거북좌대를 할 수 있다.
② 유허비(遺墟碑) : 연고지 또는 묘소가 실전(失傳)되어 부득이 그 근처에 사적(事蹟)을 기록하여 세우는 비.
③ 유애비(遺愛碑) : 선정을 베푼 관원을 표창하고 그 공을 기리기 위해 백성들이 세운 비.
④ 송덕비(頌德碑),불망비(不忘碑) : 공덕을 잊지 않기 위하여 백성이 세운 비.
⑤ 묘갈(墓碣) : 정삼품 이하의 벼슬을 지낸 사람의 분묘 앞에 세우는 비. 사적(事蹟)을 쓰는 문체는 신도비와 같으나 규모가 작다.
⑥ 묘표(墓表) : 묘 앞에 세우는 표석(表石), 품계, 관직, 성명 등을 새기고 사적(事蹟) 및 덕행을 찬양하는 문장으로 글을 써서 관위(官位)의 유무나 고저(高低)에 관계없이 세우며, 묘비(墓碑), 묘갈(墓碣)이라고도 함.
⑦ 묘지(墓誌) : 지석으로 죽은 사람의 성명과 생과 졸, 행적, 좌향 등을 기록하여 무덤 앞에 남쪽에 묻은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