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일까.
친구나 동료도 뜨거운 관심을 가지고 지내야 되지만, 역시 가족이다.
가족은 한 집에 살고 있지만 각자가 속한 삶의 무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굽이 치는 江을 넘어 山새 높은 골짜기 지나 生의 한
가운데 있는 아내는, 친구처럼 동지처럼 30年을 산 인연이니, 다시
말해 무엇 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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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병원엔 음료수 들고 병문안만 갈 줄 알았던 내가, 작년 처음
병상 신세를 지게 됐다.
수술하고 응급실에서 하룻밤 지낸 뒤 일반실로 올라왔을 때는,투명
한 호스를 왼쪽에 달고 오줌을 받아내는 모습인 채로였다.
오밤 중에 1시간마다 소변을 받아내는라 새우 눈뜨고 극진히 간호해
주었던 아내를 잊을 수가 없다.
환자 침상 밑, 좁아 터진 침대에서 잠들만 하면 내가 깨우는 소리에
벌떡 일어나 군소리 하나 없이.
그것은 남이 아닌 자식이라도 못해 낼 일이었다.
다음 날엔 초췌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나를 '당신은 의지가 남 다르
니까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 넣어 주기도 하고,밥을 1주일 이상
못 먹어 무기력해진 나에게 어떻게 해서라도 걷는 운동에 매달려 일으켜
세우려는 물빛 담백한 극진한 보살핌은, 어인 말로 표현해야 좋을까요.
곁에서 부추기느라 불규칙한 생활로 본인 먹은 게 소화가 안돼 끄억
거리면서도, 입맛 잃은 내가 밥을 안 먹을까봐 숨어 고전하던 모습이 떠
오르면서 눈물이 왜 핑도는 것인지요.
나나 아내나 지치지 않을 수 없었을 때,남편을 위해서라면 어떤거라도
못할 게 없는, 여전히 자식들이 신앙이었던 아내를 생각하면 너무 고마워
눈물이 날 지경이다.
정말이지,
아무것도 볼것이 없는 남편을 성실함 하나 믿고, 저 남녘 땅 끝 바닷가
에서 시집 온 아내에게 '고맙다' 는 말 한마디 겉으로 드러내기를 태생적
으로 힘들어 하는 내가, 이렇게 「아내」라는 제목 달아 10년 씩이나 끄적
이는 것으로 다소 위안이 될런지.
![](https://t1.daumcdn.net/cfile/cafe/2371874955DA64F61F)
고마움에다 마음하나 더 얹어 당신을 사랑하는 까닭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아내와 올해(2015.6.30) 가 「결혼 30주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