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를 보면 30대 중 특히 화이트칼라의 문재인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20~30대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소위 ‘진보’ 성향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특히나 높게 나타난다.
한국갤럽의 3일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0대의 문재인 지지율은 51%로 가장 높았다. 심상정과 안철수 후보가 각 11%로 뒤를 이었다. 홍준표와 유승민 후보는 각 8%로 집계됐다. 화이트칼라의 경우도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화이트칼라의 문재인 지지율은 50%, 안철수 후보 지지율은 17%를 기록했다. 홍준표와 심상정 후보는 각 10%로 집계됐다.
문재인을 지지하는 한 30대 여성은 문재인 후보에 대해 “서민의 삶을 산 사람이라 서민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 것 같다”며 “인권변호사를 했던 것 역시 그의 인간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적폐청산을 해내고 이명박을 구속시킬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했다.
문재인 지지자의 주장을 종합하면 문 후보의 공약이나 사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소위 보수 기득권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판단이 문재인 지지 결심에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30대들의 의견을 물어보니 현재 정당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또한 정치권에 큰 변화가 생기길 원했다.
한 30대 회사원 남성은 이번에 유승민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과거 이명박과 박근혜를 찍었던 그는 “원래 안철수를 생각했지만 토론하는 것을 보니 깜냥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유승민은 그래도 기존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안철수를 보니 그냥 머리 좋은 것과 정치하는 머리는 다른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도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그는 “아니 지금 상황이 어떤 때인데 표를 구걸해도 모자를 판에 막말이나 하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어디서 그런 후보가 대통령을 하겠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옛날에는 정당을 보고 투표했지만 나는 이제 그러기 싫다. 민주당이나 한국당이나 어차피 기득권 세력인데 뭐 바뀌는 게 있겠냐”고도 했다.
유승민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데 왜 그에게 투표를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원래 홍준표와 유승민 사이에서 고민을 했는데 최근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탈당한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부패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과거 새누리당을) 나온 사람들이 이제 와선 또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게 너무 이상하다. 유승민 후보가 10% 이상을 받아서 차기, 혹은 차차기 대통령을 노리고 바른정당에 힘이 실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보수 성향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까지 된 것을 보면 진짜 죄를 짓긴 진 것 아니냐고 했다. 또 이번 선거는 문재인이 당선될 것은 뻔한 일인데 굳이 홍준표로 표가 모여야 하는 이유도 잘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집에서 3代와 함께 살고 있다. 할머니와 부모님은 모두 보수 성향이었지만 아직 누구에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들 문재인을 싫어해 그의 당선을 막고 싶지만 안철수와 홍준표 중 누가 2위가 될지 몰라 결정을 못 했다는 것이다. 즉, 그나마 승산이 있는 사람을 선택하고 싶은데 쉬운 결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30대 知人은 “누구를 막겠다고 투표하는 게 정말 이상하다”며 “홍준표는 재판도 걸려 있고 뭔가 뒤가 구린 것 아니냐. 사람보고 뽑는 게 선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투표하였던 다른 30대 여성 역시 이번엔 기권, 혹은 유승민 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그 역시 처음엔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으나 토론을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고 했다. 또 홍준표 후보 역시 토론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가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실망입니다’ 등을 말하는 것도 웃기지만 홍준표가 유승민에게 ‘덕이 없다’ ‘집안 정리나 잘하라’도 너무 웃긴다”며 “대통령이 될 자질이 안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이 처음 투표인 한 20대 여성은 민주당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만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으로 믿었으나 경선에서 패배한 뒤에는 심상정 후보에게 투표한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도 싫지만 홍준표는 더 싫다”고 했다.
주변 20~30대 지인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양당(兩黨) 체제에 불만이 있는 사람이 많았다. 민주당이나 한국당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모두 변화를 원하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유승민 후보와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이 생각보다 높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후보가 미국의 트럼프 방식으로 말을 하는 것 역시 지지세력을 모으는 덴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확장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
사전투표율은 26.06%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관련 한 30대 知人은 “지난해 가을 탄핵 결정 이전부터 조기 대선이 이뤄지면 어떻게 될까를 방송에서 하루 종일 틀었다”며 “그때부터 많은 사람이 누구를 선택할지 생각을 한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금요일부터 화요일 대선일까지 연휴 기간 여행을 가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고 했다.
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38%로 1위,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각 20%와 16%로 뒤를 이었다. 심상정 후보는 8%, 유승민 후보는 6%로 집계됐다. 투표는 3일 앞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