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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해산스님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흐르는강물처럼
<통도사>
◦ 스님께 직접 들은 이야기는 별로 없고, 주로 할머니(스님 모친) 주무시는 방에서 같이 자면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스님은 어릴 때 참기름집 일을 돕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절에 참기름 배달하러 자주 가게 되었는데,
늦으면 절에서 자고 올 때도 많았던가 봅니다.
하루는 절에 자게 되어,
공양을 지으려고 쌀을 씻는데,
쌀 씻은 물을 멀리 버리려고 하다가 잘못되어,
쌀 씻는 사구(옹기그릇)가 손에서 빠져 나가 멀리 달아났습니다.
그런데 그 사구가 돌에 부딪혀 깨어지지 않고
돌 위에 살포시 내려 앉았습니다.
그 장면을 목격한 그 절 스님이 뭔가 특별한 것을 느끼고
출가出家 수행修行을 권했다고 합니다.
▷“너거 큰아버지가 높은 벼랑 위에 앉아서
생식生食 하면서 밤낮 없이 열심히 공부할 때
너무나 힘이 들었는데,
하늘에서 ‘조금만 참아라!’ 하는 소리가 들려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부해서 깨달았다고 하더라.”라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 스님께서는 속가俗家에 정情을 주는 법이 없으십니다.
내 어머니가 법명法名 하나 지어 주십사고 부탁해도
말씀이 없으셨고, 글 한점 부탁하면
“내가 글 쓸 줄 아나?” 하시며 써 주시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명절 때 인사가면, 천 원 이천원 주시면 많이 주시는 겁니다.
▷할머니 계실 때 집에 한 번 오셔서
저녁공양 드시고 가신 것을 기억합니다.
그때에도 집 가까운 무봉사舞鳳寺에 들렀다가,
옛날 기억 더듬어 산책 겸 오시다가 들렀다고 하셨습니다.
무봉사에는 자주 오실 일이 있었는가 본데,
보통 때는 다리 건너편에서
할머니 계신 집쪽으로 절하고 가셨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부고장訃告狀을 들고 가니,
스님께서 미리 깎아두셨던 버드나무 비녀를 내어 주셨습니다.
▷제가 한 번 절에 갔을 때,
스님 시봉하고 계시던 보타 스님이
“장조카가 왔는데, 글 한 점 써 주시죠.” 하고 특별히 부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받은 글이
‘일화포오엽(一花包五葉)’이었는데, 뜻을 물으니,
“‘다섯 가지 감각기관이 느낀 것을 입으로 표현한다.’라는 뜻이다.”
라고만 하셨습니다.
그 글을 아버지께 드렸드니,
직접 전각篆刻하셔서 걸어두고 대단히 소중히 하셨습니다.
▷꼭 한 번, 스님께서 “절에서 자고 가라.” 하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늘 자고 가라.
내일 낮에 나하고 밤이나 주우러 가자!”라고 하셨는데,
평소에 가까이 지내지 않아서 그런지,
곁에 있는 것이 서먹하게 느껴져서 그냥 와 버렸습니다.
스님을 아시는 분들이
“스님께서 그러실 때는,
평생 재산이 될 만한 귀중한 말씀을 해 주시려고 그런다.”라고
하는 말을 듣고서,
그 때 스님 곁에 있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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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음보살~~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