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역사 왜곡과 전쟁의 공포가 여전한 광복 72주년
- 문재인 정부의 분발을 촉구한다
8월 15일은 광복 72주년이자 대한민국 정부 수립 69주년이 되는 날이다. 자유한국당이 그 맥을 잇고 있는 친일잔재세력이 8월 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 아니라 '건국절'로 추진하고 있는 바로 그 날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
1948년 7월 12일 제정하고, 7월 17일 공포한 제헌헌법의 전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리고 이 헌법은 '건국절'을 추진하는 세력들이 흠모하고 추앙하는 "대한민국 국회의장 이승만"의 이름으로 공포되었다. 그들의 시도가 얼마나 터무니없고, 모순되며, 반역사적, 반헌법적 발상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다행히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교과서를 통한 역사 왜곡 시도가 좌초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독립투사들은 홀대받고, 친일파는 득세했던 대한민국의 어두운 역사가 끝난 것은 아니다. 저들이 여전히 이 사회의 언론 등 기득권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립운동의 상징이자 실체였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애써 무시하고, 1948년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이라고 우기는 것은 그 한 사례에 불과할 뿐이다.
8월 15일은 또한 남북 분단이 시작된 날이기도 하다. 남북 분단은 친일잔재세력들의 존재 이유 그 자체다. ‘건국절’을 추진한 세력들이 떠받들고 있는 이승만 역시 지독한 분단주의자이자 전쟁광이었으며, 그래서 그는 친일파를 중용하였다.
1948년으로부터 72년이 지난 지금, 한반도는 여전히 친일잔재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분단의 비극과 전쟁의 공포가 아직 그대로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과 미국의 말폭탄은 점입가경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8월 위기설 등 전쟁 시나리오가 떠돌고 있다. 그리고 늘 그래왔듯이 외세는 한반도에 터 잡고 있는 민중들의 안위는 안중에 없고 그들끼리 장기판을 퉁기기에 여념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외세로부터 주어진 광복과 분단, 그리고 냉전을 우리 자신의 힘으로 헤쳐나가는 길을 냉철하게 모색하는 광복 72주년이 되어야 한다. 한반도의 험난하고도 엄중한 정세를 헤쳐 나가려면, 독립운동의 역사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한반도 분쟁의 역사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필요하다. 그러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가지고 있는 역사 인식과 한반도 분쟁사에 대한 관점이 피상적이고 안일하다. 문재인 정부의 분발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17.8.15.화, 평등 생태 평화를 지향하는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