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정등(岸樹井藤)
한 나그네가 드넓은 광야를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사방에서 들불이 일어났고,
갑자기 미친코끼리가 달려 들어, 죽을 힘을 다해 도망치다가,
언덕아래 우물 속으로, 등나무넝쿨이 늘어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그네는 넝쿨을 붙잡고 우물속으로 미친코끼리를 피해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우물밑에는 커다란 이무기 세마리와, 독사 네마리가 혀를 날름거리고 있었습니다.
넝쿨을 붙잡고 있는 나그네에 팔은 점점 기운이 빠져갔고,
어디선가 흰쥐와 검은쥐가 나타나 나무위에 넝쿨을 갉고 있었는데,
달콤한 액체 한방울이 얼굴에 떨어집니다.
나무위에 흔들리는 벌집에서 꿀이 한방울씩 떨어지고 있는것입니다.
나그네는 현재에 급박한 상황을 모두잊고,
꿀맛에 취해 떨어지는 꿀한방울을 받아 먹으려 온정신을 집중합니다.
이것이 우리네 인생에 실상입니다..
들판에 번지는 불낄은, 우리네 삶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욕망에 불을 의미하고,
코끼리는 언제라도 닥칠수 있는 죽음에 무상함을 비유한 것이고,
두 마리의 쥐는 하루하루 지나가는 낮과 밤에 세월을 의미하며,
세 마리의 이무기는 탐진치 삼독을 의미하고,
네 마리의 독사는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사대를 의미하고,
다섯 방울의 꿀은 오욕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비유경에 우리의 인생을 비유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