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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자주 맞닥뜨리게 됩니다. 감정이 앞서 나도 모르게 화를 내기도 하고, 또 차분히 말한다면서 아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아이를 훈계하거나 심한 말을 하게 되면 그 한 마디가 아이에게 큰 상처로 남을 수 있습니다. 나와 아이를 제대로 이해하면서 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나와 자녀를 이해하는 첫 걸음, 네모꼴 수용도식 이해하기
사람마다 수용 가능한 행동들은 분명 다릅니다. 누군가는 아이가 거짓말 하는 행동을 절대 용인 못 할 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사소한 거짓말은 괜찮다고 여길 수도 있죠. ‘네모꼴 수용도식’에 따르면 내게 별로 문제가 되지 않거나 되려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행동을 ‘수용 영역’에 속한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내가 받아 들일 수 없는 행동은 ‘비수용 영역’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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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서울 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진행한 황경숙 선생님의 강의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일반적으로 내가 용납할 수 없는 비수용 영역은 ‘나의 문제’와 연관돼 있습니다. 수용 가능한 영역은 상대방의 문제이거나 별문제 없는 상황인 경우가 많죠. 예를 들어 아이가 지우개를 잃어버렸다고 화를 내는 상황에서 부모는 아이가 화내는 행동을 충분히 이해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바닥에 우유를 엎질러 놓고 짜증을 내고 있다면 이는 뒷정리를 해야 하는 나의 문제이기 때문에 아이를 혼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수용 영역과 비수용 영역을 가르는 ‘수용선’은 고정돼 있지 않습니다. 개인마다 해당 영역을 채우고 있는 행동의 내용도 다양합니다. 자신의 상태, 상대방, 환경 등에 따라 수용선이 단기적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기분 좋은 날에는 아이들이 말썽을 부려도 무난히 넘어가는 것과 같은 이치죠.
상대적으로 부모들은 첫째 아이에게는 비수용 영역이, 막내에게는 수용 영역이 높은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만약 아이가 “엄마는 동생만 좋아한다”고 말한다면, 자신이 아이들의 행동을 똑 같이 수용해주고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가 더 속상한가? 누구의 문제인지 가려내기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 상황의 문제가 누구 것인지 잘 가려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가 옳고 그른지가 아니라 ‘이 상황에서 누가 더 속상한가?’를 따져보는 것입니다. 만약 아이가 나보다 속상한 상황이라면 나는 듣기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줘야 합니다. 내 마음이 더 불편한 경우라면 상대방에게 그 마음을 솔직하게 전달해줘야 합니다.
물론 문제 상황에서 감정이 앞설 때는 대화를 잘 이어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정의 홍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마음이 편안할 때는 감정과 이성이 모두 조화롭지만, 마음이 불편해지면 감정이 홍수를 이루고 이성의 영역은 좁아지게 되는 것이죠. 감정의 홍수 상태가 되면 누구의 문제인지 가려내는 것도, 잘 들어주거나 말하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감정이 요동칠 때는 아이를 교육하기 보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으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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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이에게 어떤 말을 가장 먼저 하나요?
문제 상황에서 ‘누구의 문제인가’를 판가름 했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말’입니다. 아래의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이 아이에게 어떤 말을 가장 먼저 해왔는지 자가점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상황 1] 잠깐 외출했다가 돌아와보니 자녀가 집안을 잔뜩 어질러 놓았다.
[상황 2] 자녀가 이유 없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왜 그러냐고 몇 번을 물어도 대꾸하지 않는다.
[상황 3] 자녀가 친구인 용수에게 얻어 맞고 들어와 울면서 “용수 그 자식, 나쁜 자식이야. 다시는 같이 안 놀 거야”라고 말한다.
[상황 4] 식구들이 모여 앉아 텔레비전을 한창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아이가 텔레비전 앞을 계속 왔다 갔다 한다.
[상황 5] 중학생 딸에게 큰 맘 먹고 옷을 사주었더니 “이런 걸 누가 입어요. 촌스럽게”하면서 투덜댄다.
[상황 6] 형과 동생이 무슨 일인지 서로 싸운다
(*위 내용은 서울 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진행한 황경숙 선생님의 강의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상황 1, 4, 5]는 나의 문제고, [상황 2, 3, 6]는 상대방의 문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말을 먼저 하게 되나요? [상황 1]에서는 짜증이 솟구쳐 올라 “방을 이렇게 어질러 놓으면 어떻게 하니? 당장 치워!”하면서 빽 소리를 지를 수 있습니다. 또 [상황 3]에서는 속상한 마음에 “너는 친구한테 맞고 돌아다니니?”라고 되려 아이를 질타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부모라 해도 이런 상황에서 감정을 참아내는 것은 무척 힘듭니다. 지나치게 참고 자신의 감정을 외면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 상황에서 잠시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죠. 먼저 튀어나오는 말을 거두고, 잠시 생각하면서 감정과 이성의 균형을 찾아보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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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을 방해하는 12가지 걸림돌
생각할 시간 동안 피해야 할 말을 따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문제 상황에서 대화를 가로막는 12가지 걸림돌이 있다고 합니다. 아래 내용을 살펴보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자신이 자주 하는 말들을 한번 되돌아볼까요?
1. 명령, 강요: 반항적인 행동이나 말대꾸가 늘어날 수 있다.
2. 경고, 위협: 원망, 분노, 반항을 유발할 수 있다. 경고한 내용이 실제로 실행될 수 있다.
3. 훈계, 설교: 의무감과 죄책감을 일으키거나 자기 입장을 고집하게 만들 수 있다.
4. 충고, 해결 방법 제시: 자신이 직접 해결책을 고민하고, 현실에 옮기고자 하는 노력을 방해한다.
5. 논리적인 설득, 논쟁: 방어적인 자세와 반론을 유발시켜 열등감이나 무력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6. 비판, 비평, 비난: 비판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의 사실로 받아들이거나 말대꾸가 늘어날 수 있다.
7. 칭찬, 찬성: 선심 쓴다고 생각하거나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한 교묘한 행동으로 오인할 수 있다.
8. 욕설, 조롱: 자신이 가치 없고 사랑 받지 못 한다고 느낄 수 있다.
9. 분석, 진단: 궁지에 몰린다고 느끼면서 불신을 경험할 수 있다. 또 자신이 왜곡되고 노출되는 것이 두려워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있다.
10. 동정, 위로: 이해 받지 못 한다고 느끼거나 강한 적개심을 가질 수 있다.
11. 캐묻기와 심문: 질문에 대한 답에 비판이나 해결책이 따르므로 대답을 피하거나 대충 말하게 된다.
12. 화제 바꾸기, 빈정거림, 후퇴: 자신의 문제가 사소하고 쓸모 없다고 느끼고, 문제를 대처하기보다는 회피하게 될 수 있다.
(*위 내용은 서울 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진행한 황경숙 선생님의 강의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는 의사소통의 걸림돌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문제에 처했을 때 의사소통의 걸림돌이 사용되면 상대는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문제 해결의 도움은커녕 서로의 관계마저 악화되기 쉽죠. 평소에도 비난이나 비판, 욕설과 조롱, 캐묻기와 심문, 빈정거림 등의 말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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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힘들어 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대로 ‘들어주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줄 수는 없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줘야 합니다. 참을성을 갖고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위해 노력한다면, 어느 순간 아이도 부모의 문제를 이해하고 제대로 ‘들어주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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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여성가족부 플러그]
http://blog.daum.net/moge-fam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