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새벽 4시까지 술마시고는 해가 중천에 뜰 즈음 일어나
속초 집으로 향했다. 도중 물치라는 갯가에 친구녀석의 외삼촌이
낚시배를 한다기에 잠시 들렀다가, 그만 무리들에 끼어 친구 녀석과
함께 배를 탔다.
한 10여분쯤 동쪽을 향해 내달리던 배는 바다 한 가운데에서 시동을
꺼버렸고, 친구의 외삼촌인 선장님은 낚시를 하나씩 들고는 35m 바다
아래로 바늘을 던져보라고 했다. 이거 왠걸, 던지자 마자 작은 입질을
하고, 낑낑 대며 35m되는 경심을 당겨보니 손바닥보다 작은 가자미며
광어 새끼들이 달려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여기저기서 고기 잡는 맛에 취할 즈음 울렁거리는 파도와 전날의 숙취가
더해 내 뱃속엔 파랑주의보를 넘어 폭풍경보가 발령되기에 이르렀다.
이쪽을 쳐다봐도 어지럽고, 저쪽을 쳐다봐도 어지럽고...벌써 아줌마
몇 명은 선실에 드러누웠고, 낚시대는 고기가 입질을 하던 말던 물에
던져 놓은 상태라...
이거 배멀미라는 게 생각보다 독하구나 싶더군. 해군이나 해경을 안
간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니... 그 때 문득 떠오르는 하이쿠
같은 시구절...
첫댓글 배멀미를 해군에선 "째린다"는 표현을 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