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 여호수아기의 말씀 24,1-13
그 무렵
1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를 스켐으로 모이게 하였다.
그가 이스라엘의 원로들과 우두머리들과 판관들과 관리들을 불러내니, 그들이 하느님 앞에 나와 섰다.
2 그러자 여호수아가 온 백성에게 말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옛날에 아브라함의 아버지이며 나호르의 아버지인 테라를 비롯한 너희 조상들은 강 건너편에 살면서 다른 신들을 섬겼다.
3 그런데 나는 너희 조상 아브라함을 강 건너편에서 데려다가, 온 가나안 땅을 돌아다니게 하고 그의 후손들을 번성하게 하였다.
내가 그에게 이사악을 주고,
4 이사악에게는 야곱과 에사우를 주었다.
그리고 에사우에게는 세이르 산을 주어 차지하게 하였다.
야곱과 그의 아들들은 이집트로 내려갔지만,
5 나는 모세와 아론을 보내어, 이집트 가운데에서 그 모든 일을 하여 그곳을 친 다음, 너희를 이끌어 내었다.
6 내가 너희 조상들을 이렇게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었다.
그 뒤에 너희는 바다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집트인들이 병거와 기병을 거느리고 갈대 바다까지 너희 조상들의 뒤를 쫓아왔다.
7 그래서 너희 조상들이 주님에게 부르짖자, 주님이 너희와 이집트인 사이에 암흑을 갖다 놓고 바닷물을 끌어들여 그들을 덮쳐 버렸다.
이렇게 내가 이집트에서 한 일을 너희는 두 눈으로 보았다.
너희가 광야에서 오랫동안 머무른 뒤에,
8 나는 너희를 요르단 건너편에 사는 아모리인들의 땅으로 데려갔다.
그때에 그들이 너희에게 맞서 싸웠으나, 내가 그들을 너희 손에 넘겨주어, 너희가 그들의 땅을 차지하게 되었다.
내가 그들을 너희 앞에서 패망시킨 것이다.
9 그 뒤에 모압 임금, 치포르의 아들 발락이 나서서 이스라엘에게 맞서 싸웠다.
그는 너희를 저주하려고 사람을 보내어 브오르의 아들 발라암을 불러왔다.
10 그러나 나는 발라암의 말을 들어 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오히려 너희에게 축복해 주었다.
나는 이렇게 너희를 발락의 손에서 구해 주었다.
11 너희가 요르단을 건너서 예리코에 이르렀을 때에는, 예리코의 지주들, 곧 아모리족, 프리즈족, 가나안족, 히타이트족, 기르가스족, 히위족, 여부스족이 너희에게 맞서 싸웠다.
나는 그들도 너희 손에 넘겨주었다.
12 나는 또 너희보다 앞서 말벌을 보내어, 아모리족의 두 임금을 너희 앞에서 몰아내었다.
그렇게 한 것은 너희의 칼도 너희의 화살도 아니다.
13 그러고 나서 나는 너희에게 너희가 일구지 않은 땅과 너희가 세우지 않은 성읍들을 주었다.
그래서 너희가 그 안에서 살고, 또 직접 가꾸지도 않은 포도밭과 올리브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게 되었다.’”
복음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 19,3-12
그때에
3 바리사이들이 다가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무엇이든지 이유만 있으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하고 물었다.
4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너희는 읽어 보지 않았느냐?
창조주께서 처음부터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나서,
5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하고 이르셨다.
6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7 그들이 다시 예수님께, “그렇다면 어찌하여 모세는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려라.’ 하고 명령하였습니까?” 하자,
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너희가 아내를 버리는 것을 허락하였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9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 외에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는 자는 간음하는 것이다.”
10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아내에 대한 남편의 처지가 그러하다면 혼인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모든 사람이 이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허락된 이들만 받아들일 수 있다.
12 사실 모태에서부터 고자로 태어난 이들도 있고, 사람들 손에 고자가 된 이들도 있으며, 하늘 나라 때문에 스스로 고자가 된 이들도 있다.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받아들여라.”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공동체 설교를 마치시고 갈릴래야를 떠나 유다지역으로 가시자 그곳에서도 많은 군중이 따랐고 그들을 고쳐주셨는데, 당신을 시험하려는 바리사이의 질문, 곧 “무엇이든지 이유만 있으면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마태 19,3)라는 질문을 받고, 결혼과 이혼과 독신에 대한 말씀을 해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모세가 이혼을 허락해준 이유가 이혼이 정당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이 완고하였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정당하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는 창조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내 자신을 창조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엄마와 아버지를 선택하지도 않았습니다.
내가 당신의 고유한 작품일 뿐, 내 자신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당신으로부터 건네진, 당신의 형상이 새겨진 까닭입니다.
서로가 부족하기에 서로를 위하고, 껴안아 주어야 하고, 내어주어야 하고, 서로 한 몸을 이루어야 할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남자와 여자로, 똑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닌 서로의 동반자로 만드셨습니다.
사실 모세가 이혼을 허락한 것은 이미 이혼당한 여성들을 그대로 놔두면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었습니다.
곧 이혼장이라는 서류도 없이 버림을 받게 될 경우, 여성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에서 다른 남자와 함께 생활하다 붙잡히면 간통죄로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마태 19,5)
교부들은 이 말씀을 단순히 남자와 여자와의 관계를 말하는 것만이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 나아가서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로운 관계로 해석해 왔습니다.
이사야서에서는 이 관계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정녕, 총각이 처녀와 혼인하듯 너를 지으신 분께서 너와 혼인하고, 신랑이 신부로 하여 기뻐하듯 너의 하느님께서는 너로 하여 기뻐하시리라.”
(이사 62,5)
이는 하느님과 인간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로 한 몸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곧 하느님은 영원에서부터 인간의 신랑이시고 인간은 하느님의 신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세례를 받은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남편으로 맞이하고 예수님의 아내가 되는 혼인성사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과의 이러한 깊은 관계가 우리를 가장 품위 있는 존재로 부각시켜줍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신부인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것은 먼저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곧 그리스도와 사랑으로 하나를 이루며 “한 몸”이 되어 사는 일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마태 19,5)
주님!
받아들여야 살 수 있음은 제가 부족해서 만이 아니라 당신을 사랑한 까닭입니다.
함께 있어야 살 수 있음은 당신이 필요해서 만이 아니라 당신이 소중한 까닭입니다.
하오니, 주님!
당신이 바라보는 곳을 바라보게 하소서.
제 자신을 떠나 당신께 나아가게 하소서.
당신 안에서 모든 것이 되고 모든 것 안에서 당신을 보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첫댓글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