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는 이유로 자행되는 계몽과 교육은 폭력적이다. 아메리카 대륙과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제국주의 국가들 의 횡포가 대표적이다. 나름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원주민들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간들로 개조하기 위해서 제국주 의 국가들은 그들에게 교육과 의술, 종교를 전파하고 정신까지 지배하기 위해 골몰했다.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닌 ...
책소개
현대 구조주의 사상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레비-스트 로스의 인류학서『슬픈 열대』. 브라질에 체류하면서 조사한 네 원 주민 부족(카두베오, 보로로,남비콰라, 투비 카와이브족)의 원시사회와 문화를 통해 문명과 야만의 개념을 비판한다.
레비-스트로스는 1908년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태어나 생후 2개월 때 파리로 갔다. 파리 대학 법학부와 문학부에 입학하여 1930년 법학사와 철학사에서 학위를 받았다. 재학 중에는 조르주 뒤마의 강의를 듣고 임상심리학·정신분석학 등에 흥미를 가졌고, 루소의 저작들도 탐독하였으나 이때까지는 인류학이나 민족학에 아직 관심을 두지 않아 마르셀 모스의 강의도 청강하지 못했다. 합격하기 어려운 철학교수 자격시험에 최연소자로 붙었으며, 세 사람이 한 조가 되는 교육실습에서 메를로-퐁티와 같은 조가 되어 그와 친교를 맺었다. 1933년에 우연히 로버트 로위의 『미개사유』를 읽게 되어 강한 감명을 받고 인류학·민족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대학교수로 있으면서 카두베오족과 보로로족을 방문·조사하여 「보로로족의 사회조직에 대한 연구」 「문명화된 야만인 가운데서」 등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또 대학을 떠나 1년 간 남비콰라족, 투피 카와히브족 등의 원주민 사회를 조사하기도 하였다. 1941년에는 미국으로 가 뉴욕의 신사회조사연구원에서 문화인류학을 연구하였고, 미국으로 망명해온 러시아 태생의 언어학자 야콥슨과 알게 되어 언어학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야콥슨과 공동으로 『언어학과 인류학에서의 구조적 분석』을 발표하였다. 이후 프랑스로 귀국하여 파리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박사학위논문이 『친족의 기본구조』라는 책으로 출판되자 프랑스 학계와 사상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그밖에도 『슬픈열대』 『구조인류학』 『오늘날의 토테미즘』 『야생의 사고』 『신화학』(1:날것과 익힌 것, 2:꿀에서 재까지, 3:식사예절의 기원, 4:벌거벗은 인간)등 굵직한 저술들을 내놓아 사상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콜레주 드 프랑스와 파리 대학 고등연구원에서 교수를 지냈고,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으로 있었으며, 향년 100세로 2009년 10월 30일 타계했다.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적 사유에 대한 비판 1. 여행의 마감 출발 / 선상에서 / 서인도 제도 / 힘의 탐구 2. 여로에서 회고 / 나는 어떻게 하여 민족학자가 되었는가 / 일몰 3. 신세계 농무지역(적도 무풍대) / 구아나바라 / 남회귀선 여행 / 상파울루 4. 대지와 인간 도시와 농촌 / 개척지대 / 마법융단 / 군중 / 장터 5. 카두베오족 파라나 / 판타날 / 날리케 / 원주민 사회와 그 형태 6. 보로로족 황금과 다이아몬드 / 선량한 미개인 / 죽은 자와 산 자 7. 남비콰라족 잃어버린 세계 / 황야에서 / 전신선을 따라 / 가족생활 / 문자의 교훈 / 남자, 여자, 족장 8. 투피 카와이브족 카누를 타고 / 로빈슨 / 숲에서 / 귀뚜라미 마을 / 자핌새의 소극 / 아마조니아 / 세린가나무의 숲 9. 귀로 신이 된 아우구스투스 / 럼주 한 잔 / 탁실라 유적 / 챠옹(불교 사원) 방문 레비-스트로스의 연보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세계는 인간 없이 시작되었고, 또 인간 없이 끝날 것이다. 내가 일생을 바쳐서 목록을 작성하고, 또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될 제도나 풍습 또는 관습들은 만약 이것들이 인간성으로 하여금 그것의 운명지어진 역할을 수행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면, 전혀 무의미해지고 마는 어떤 창조적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개화이다. 그러나 그 역할은 우리 인간에게 어떤 독립적인 위치를 배당하지는 않는다. 또한 인간 자신이 저주받을지라도 그의 헛된 노력들은 하나의 보편적인 몰락과정을 저지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 p.742
그리고 썩어가는 나무들의 몇몇 줄기에서 우글거리고 있는 희끄무레한 애벌레 코루(koro)에 관해서도 언급할 필요가 있다. 백인들의 조롱에 기분이 상한 인디언들은 자기네한테 그 곤충이 맛있다는 것을 이제는 고백하지 않으려 들고, 또 그것을 먹고 있다는 것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폭풍우로 쓰러진 커다란 피녜이루나무(pinheiro)가 코루를 즐겨 먹는 사람들에 의하여 산산조각이 난 처참한 모습을 땅바닥에서 보려면 숲속을 20-30미터만 돌아다녀도 충분하다.
그리고 어던 인디언의 집에 갑작스레 들어가게 되면-그들이 그것을 재발리 감추기 전에-애벌레들이 우글거리고 있는 컵을 볼 수 있다. 할 수 없이 마지막 방편으로 우리는 그에게 우리 자신이 코루를 먹고 싶어한다는 것을 이야기하였다. 그 벌레의 몸으로부터 희끄무레한 기름이 흘러 나왔으며, 나는 그것을 망설이다가 맛보았다. 그것은 버터으 단단하고도 섬세한 느낌과 야자 열매의 과즙 같은 맛을 지니고 있었다. --- p.325-326
대표작 <친족의 기본구조(Les Structures ?l?mentaires de la parent? ),1967>, <구조인류학(Anthropologie structurale),1961), <야만적 사고(La Pens?e Sauvage,1962>, <토테미즘(Le Tot?misme aujourd'hui),1962>, <신화와 의미(Mythos und Bedeutung)>, <날것과 요리된 것(Le Cru et le cuit),1964>, <식사예절의 기원(L'Origine des mani?res de table),1968>, <벌거벗은 인간(L'Homme nu),1971>, <가면을 쓰는 법(La voie des masques),1975> 등
연혁 1927년 파리대학교에 입학, 철학과 법률을 공부. 1930년 법학사와 철학사에서 학위를 수여. 1935년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에서 사회학교수로 초빙, 브라질 원주민을 현지조사. 1941년 뉴욕 시의 사회연구학교 객원교수로 임명. 1948년 문학박사가 됨. 1949년 <친족의 기본구조(Les Structures elementaires de la parente)>를 출간. 1950년 파리대학교 에콜 프라티크 데 조트제튀드(Ecole Pratique des Hautes Etudes) 연구지도교수로 임명. 1955년 <슬픈 열대(Tristes tropiques)>를 출간, 이름이 알려짐. 1959년 콜레주 드 프랑스 사회인류학 학과장에 임명.
기타사항 프랑스의 사회인류학자인 레비스트로스는 문화체계를 이루는 요소들의 구조적 관계라는 관점으로 친족 및 신화체계와 같은 문화체계를 분석한 구조주의의 선구자라 할 수 있다. 그의 구조주의는 20세기 사회과학은 물론 철학과 비교종교학, 문학, 영화 등 여러 분야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그의 구조주의는 문화체계에 관련된 엄청난 양의 정보를 그가 핵심적인 것이라고 파악한 요소들 사이의 형식적 관계들에게로 환원시키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문화를 커뮤니케이션 체계로 보았으며, 그 체계들을 해석하기 위해서 구조언어학과 정보이론, 인공두뇌학에 기초를 둔 모델을 설정했다. 이와 같이 현대 구조주의 사상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레비스트로스는 기존의 인류학 연구방법론은 물론, 인문학을 비롯한 사회과학 전반에 인식론적 전환을 가져온 독특한 사유체계를 창시한 대학자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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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1955년에 발간된 레비스트로스의 저서인 <슬픈 열대(Tristes tropiques)>는 기록문학의 걸작으로서, 프랑스어 원작에서 14개 국어로 번역되어 호평을 받은 책이다. 이 책은 인류학자의 서양인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서로, 서양인이 역사적 문명인임을 자처하면서 이른바 미개사회를 마음대로 파괴하고 황폐화시킨 데 대하여 비난하고 있다. 9부로 되어 있으며, 학문적 자기형성을 서술한 부분, 1930년대 브라질의 열대 및 오지(奧地)의 실태에 대한 기록, 카듀베오족과 보로로족, 낭비크왈라족, 투피카와이브족의 민족지적(民族誌的) 기술(記述), 아시아 여행의 인상 등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또한 이 책은 기록으로서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저자의 장대한 페시미즘(염세주의)에 영향을 받은 독자적인 문명론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브라질에서의 체험의 파악과 기술에서는 저자가 이 후 전개하게 되는 구조주의(構造主義)방법의 원형(原型)을 발견할 수 있다.
<동아일보> 서구의 반대편에 떨어진 신세계인 남미에는 문명이 건설한 도시와 사라져가는 운명에 놓인 원주민들이 함께 있다. 인류학자인 레비스트로스는 탐험의 회상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이 지역에 대한 관찰과 경험을 분석하면서 '문명'과 '미개'의 관계를 규명하고 그로부터 고통스러운 자기 성찰을 시도한다. 저자는 이 지구상에 가장 원시적인 따라서 가장 자연적인 상태의 삶을 살고 있는 네 개의 미개인 부족과 함께 지내면서 그들의 심성과 사고방식, 사회조직과 생활양식, 종교와 의례, 예술과 상징 등을 섬세하게 재현하고 그들이 본질적으로는 문명인과 다를 바 없으며 오히려 서구의 합리성을 넘어선 더 넓은 '의미의 범주'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자연과 원시 그리고 순수한 인간의 세계를 급격히 황폐화시키는 무서운 힘을 가진 서구의 탐욕이 아름다운 도시 속에 썩은 냄새를 풍기며 숨어 있음을 발견한다.
여기서 그는 서구의 '문명'과 비서구의 '미개'를 별개의 것으로 논하던 종래의 습관을 벗어나서 이 둘이 하나의 체계 속에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발견하는 탁월한 시각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문명과 미개가 모두 서구인의 욕망이 발명한 상상의 실체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므로 그는 '신세계'의 순수한 자연이란 허상에 불과하며 '미개'를 발명하고 정복하며 마침내 오염시키고 파괴하는 문명의 폭력과 욕망이 자행한 역사가 은폐되어 있다는 것과, 그것이 실은 서구인들이 자신을 발명하고 왜곡하며 타락시키는 현실이라는 통찰에서 오는 통렬한 아픔과 분노를 맛본다. 그의 슬픔은 순수한 인간이 급격히 멸종되어 간다는 사실과, 서구인 스스로가 상상으로 발명한 허구적인 자신의 이미지에 갇혀 있는 현실과, 뻔뻔스러운 문명과 내버려진 미개의 틈새에 서서 이를 증언해야 하는 인류학자로서의 자신의 입장을 동시에 간파하는 중층적인 슬픔인 것이다.
우리가 이 책에서 배워야 할 점은 문명과 야만을 하나의 체계 속에 놓고 끊임없이 양자를 오가며 심층적이고 넓은 안목으로 검토하고 분석하는 자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하게는 익숙한 자기의 세계로부터 낯선 '그들'의 세계 속에 들어가서 유일한 진리로서 굳게 믿고 있는 자기 문화의 껍질을 하나씩 벗어나가 마침내 저 심층 한가운데에 가려져 있는 '우리'를 발견하는 구도자이자 휴머니스트로서의 인류학자가 추구하는 과학적 탐구의 긴 여정을 배워야 할 것이다.
그것은 문명과 미개라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구도를 설정하고 사라지는 미개에 대한 싸구려 감상을 연출하는 통속적인 여행기가 아니라, 오랜 시간을 통해 서구가 축적한 정교한 지식의 면밀한 분석을 동반한 진지한 참회록이다. 결국 '그들'과 '나'의 관계에 대한 올바른 성찰로부터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이 지구 공동체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가진 성숙한 존재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의 이러한 인식의 틀을 배움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선배와 동료들이 남긴 다른 세계에 대한 다양한 형식의 지적 모험의 기록들을 새롭게 읽을 수 있으며, 성숙한 눈으로 지식의 거대한 신세계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이 현대인의 저작이 고전이 되는 까닭은 그것이 지식생산의 역사적 과정을 규명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오늘날 포스트모던 시대의 세상보기와 자기 발견의 시도와도 연결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