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1서 말씀 6,13-16
사랑하는 그대여,
13 만물에게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 그리고 본시오 빌라도 앞에서 훌륭하게 신앙을 고백하신 그리스도 예수님 앞에서 그대에게 지시합니다.
14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까지 흠 없고 나무랄 데 없이 계명을 지키십시오.
15 제때에 그 일을 이루실 분은 복되시며 한 분뿐이신 통치자
임금들의 임금이시며 주님들의 주님이신 분
16 홀로 불사불멸하시며 다가갈 수 없는 빛 속에 사시는 분
어떠한 인간도 뵌 일이 없고 뵐 수도 없는 분이십니다.
그분께 영예와 영원한 권능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복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 8,4-15
그때에
4 많은 군중이 모이고 또 각 고을에서 온 사람들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셨다.
5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에 떨어져 발에 짓밟히기도 하고 하늘의 새들이 먹어 버리기도 하였다.
6 어떤 것은 바위에 떨어져, 싹이 자라기는 하였지만 물기가 없어 말라 버렸다.
7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한가운데로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함께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렸다.
8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 자라나서 백 배의 열매를 맺었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하고 외치셨다.
9 제자들이 예수님께 그 비유의 뜻을 묻자,
10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비유로만 말하였으니, ‘저들이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11 그 비유의 뜻은 이러하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이다.
12 길에 떨어진 것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악마가 와서 그 말씀을 마음에서 앗아 가 버리기 때문에 믿지 못하여 구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13 바위에 떨어진 것들은, 들을 때에는 그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이지만 뿌리가 없어 한때는 믿다가 시련의 때가 오면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이다.
14 가시덤불에 떨어진 것은,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살아가면서 인생의 걱정과 재물과 쾌락에 숨이 막혀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15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오늘 우리가 들은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는 예수님께서 그 해설까지도 직접 해주셨습니다.
이 비유의 의미를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씨'와 '씨 뿌리는 사람'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씨'는 하느님의 말씀이고, '씨 뿌리는 사람'은 예수님이시며, 나아가서는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제자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씨 뿌리는 사람'은 그 길바닥이나 바위나 가시덤불이나 좋은 땅이거나 땅의 상태와는 상관없이 어느 곳에나 씨앗을 뿌립니다.
이와 같이 말씀의 씨앗도 그 영혼의 상태와는 상관없이 어느 누구에게나 뿌려집니다.
마치 “아버지께서는 악한 이에게나 선한 이에게나 똑같이 햇살을 비추시고 옳은 이에게나 옳지 못한 이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시듯이”(마태 5,45)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같은 씨앗’이 뿌려집니다.
여기서 우리가 우선적으로 알아들어야 할 것은 말씀이 열매가 아니라 ‘씨앗’으로 뿌려졌다는 사실이요, 그 씨앗은 열매를 맺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요, 그리고 그것은 선사된 선물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동시에 우리에게 씨앗을 틔워 결실을 맺어야 할 소명이 주어졌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곧 우리는 말씀을 실현해야 할 소명, 곧 사랑을 실현해야 할 과업을 짊어진 존재들임을 말해줍니다.
둘째는 '땅' 혹은 '밭'에 대한 것입니다.
좋은 씨가 좋은 열매를 맺듯, 열매는 씨앗에 따라 수확량의 차이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이미 보았듯이 어느 밭에나 동일한 ‘같은 씨’가 뿌려졌습니다.
그러니 수확량은 ‘씨앗’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땅의 차이에서 오게 됩니다.
이는 씨앗이 싹을 잘 틔우도록 ‘땅을 일구는 일’과 잎이 잘 자라고 꽃이 잘 피어나고 열매가 잘 맺도록 ‘나무 자체를 잘 돌보는 일’입니다.
곧 말씀에 대한 끊임없는 귀 기울임과 응답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어야 열매를 맺듯이, 죽어야 맺는 과정이요, 자신이 죽어서 타인을 먹여 살리는 열매가 되는 과정입니다.
셋째는 '결실'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결실은 자신을 떠나 타인을 위할 때만 타인 속으로 들어가 썩어 열매를 맺게 됩니다.
곧 자신을 내어주어야 그 열매를 맺는 이 과정은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맺어지는 열매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 가운데서 우리와 더불어 바로 이 일을 하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당신 구원의 협조자요 도우미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서로의 구원에 공동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구원의 길을 함께 가도록 짝 지워진 동반자요, 동행자들입니다.
결국 말씀의 씨앗은 바로 지금, 여기에서 우리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져 가며 열매를 맺게 됩니다.
그렇게 우리의 관계는 말씀이 이루어지는 장소요 공간이 됩니다.
말씀이 열매 맺어가는 자리요 거처가 됩니다.
따라서 내 형제가 바로 나의 소명이 됩니다.
내 가정, 내 공동체가 바로 나의 소명이 됩니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사할 일인지요!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루카 8,5)
주님!
당신 밭의 일꾼이 되게 하소서.
당신이 뿌리신 말씀의 씨앗을 일구게 하소서.
자라나 꽃을 피우고, 열매 맺게 하소서.
형제들 가운데 당신 사랑 번져가고, 세상이 거룩해지게 하소서.
아멘.
- 양주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첫댓글 감사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 신부님 푸른잎새님 고맙습니다.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아 멘 !
감사합니다 ^^
Amen.
아멘, 감사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