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롱아일랜드대학 초청
임 서 령 초 대 전
LIU Post special exhibition
'All smiling women are beautiful'
우리는 살아가면서 온갖 종류의 웃음과 맞닥뜨린다.
그 웃음 속에는 삶을 말해주는 정보가 들어있고 존재를 알게 하는 단서가 함축되어 있다.
그리로 이를 조망하고 학적 체계를 부여한 것이 웃음의 사회학이다
글 : 고충환(미술평론)
[2014. 5. 28 – 6. 6 Hillwood SAL Gallery]
1980년대부터 30여 년간 고집스럽게 인물화에 천착하여온 한국화가 임서령이 이번에는 미국 롱아일랜드대학 초청으로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New York, Hillwood SAL Gallery에서 초대전을 열어 주목 받고 있다.
그는 초기 수묵담채인물화로부터 시작하여 가족, 어린이 등 시대상을 반영하는 백묘인물화를 선보였는가 하면, 전통장지기법을 사용하여 여성 내면의 섬세한 심상을 절제된 색감으로 드러내는 여성인물화를 보여줌으로써 인물화 작가로 인정받아왔다. 근래에 그는 또 다른 변모를 보이는데, 작품의 재료로써 비단과 천연석채를 사용하여 보다 세밀하고 정교한 표현을 드러내고 있다. 예민하고 손이 많이 가는 비단에 천연염료로 염색을 한 후, 삭힌 풀을 사용하여 바탕재를 붙이고, 오랜 세월 변색이 없는 천연 석채를 사용하여 배채법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한층 깊이 있고 선명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시대의 역행이라고나 할까, 그는 디지털시대 속에서 오히려 아날로그적 가치의 소중함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롱아일랜드대학 측은 바로 그의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 질료나 주제의 한국성에 주목하였는데, 특히 그의 인물화 중 한국 중년 여인들의 웃음을 주제로 제작된 대작들, 'All smiling women are beautiful' (‘웃는 여잔 다 예뻐’)의 작품들은 한국 어머니들의 웃음, 중년 여인의 세월이 만들어낸 깊이 있는 표정, 수없는 붓질의 반복이 만들어낸 울림과 다층적인 색감에 주목하면서 이 대작들을 중심으로 그의 다양한 인물화를 보여주는 전시를 마련하였다.
아름다운 미소
우리는 살아가면서 온갖 종류의 웃음과 맞닥뜨린다. 그 웃음 속에는 삶을 말해주는 정보가 들어있고 존재를 알게 하는 단서가 함축되어 있다. 그리로 이를 조망하고 학적 체계를 부여한 것이 웃음의 사회학이다. 일상성 담론의 한 갈래인 웃음의 사회학은 인간 내면의 감정에 깊숙이 언루되어 있고, 그 감정이 표현되는 외화현상에 연동되어 있다.
임서령의 전시 주제는 웃음이다. 그런데 그 웃음은 엉뚱하면서도 우연한 계기로 그와 맺어진다. 밤새 주차장 가득히 꽂혀있는 안마시술소 선전 딱지들 속에서 저마다의 자태를 한껏 뽐내며 웃고 있는 앳된 소녀들의 미소를 마주한 것이다. 그 미소는 물론 연출된 것일 터이지만 작가는 이를 보고 모든 웃는 여자는 다 예쁘다고 느낀다. 공공연하게 성을 상품화하려는 자본주의의 욕망에 연유한 연출된 웃음일 수도 있고, 더러는 그 속에 슬픔을 내장하고 있는 자기기만적인 웃음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 웃음은 더 애절하고 더 간절하다. 웃음의 이면에 존재론적 트라우마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 사건은 이후 작가로 하여금 웃음의 사회학에 눈뜨게 하고,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웃음, 시간과 세월이 만들어준 웃음을 채집하고 이를 그리는 계기가 된다.
작가는 이런 종류의 웃음을 노인정이나 양로원의 할머니들에게서, 그리고 때론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친 할머니들에게서 찾았다. 그 할머니들의 웃음은 순수하고 소박하고 넉넉하다. 모르긴 해도 저마다의 질곡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을 터이지만 오히려 이것이 삶에 대한 무한한 포용력을 가능하게 했고, 이로부터 묻어나는 웃음이 보는 이마저 따스하게 감싼다. 그 웃음은 수다를 동반할 것 같고,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낼 것만 같다.
작가는 이 할머니들의 웃음을 마주하는 순간 거의 저절로 어떤 꽃을, 그리고 특정 색깔을 떠올린다고 한다. 할머니들의 웃음에서 받은 인상과 특정의 꽃과 색채를 의미론적으로 연결시켜 서로를 보충하게 한 것이다. 그 관계는 필연적이기보다는 직감적이고 논리적이기보다는 암시적이지만, 쉽게 공감을 자아낸다. 그 관계나 등식이 선입견의 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가는 일종의 골상학을 시도하고 있다. 저마다의 인격이, 그가 살아낸 삶의 시간이 만들어준 천의 얼굴과 표정과 웃음에 주목하고 이를 낱낱이 기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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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데이] 136x140 cm 장지, 수묵, 수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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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136x140 cm 장지, 수묵, 수간채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46333538FF5731F)
[첫눈이 오기까지] 95x167cm 비단에 수간채, 석채 2014
![](https://t1.daumcdn.net/cfile/cafe/26121233538FF57329)
[틈새시간] 82.5x132.5 cm 비단에 수간채, 석채 2013
![](https://t1.daumcdn.net/cfile/cafe/26505A33538FF5730B)
[하오인사] 63x75cm 비단에 수간채, 석채
![](https://t1.daumcdn.net/cfile/cafe/2647E333538FF57420)
[한껏] 136x140 cm 장지, 수묵, 수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