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6 연진 사설
제목:문 정권의 충견 작정한 '민갑룡 경찰'
출처:매일신문
지금껏 검찰이 '권력의 충견'이란 소리를 들어왔지만 문재인 정권에서는 경찰이 그런 소
리를 들어야 할 판이다. 검찰은 대통령과 여당의 온갖 방해 공작에도 '조국 수사'에 '올
인'하고 있는 반면 경찰은 검찰의 '조국 수사'를 비난하는 여당 내 싱크탱크의 보고서를
전 직원에 배포하는 등 '코드'맞추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의 보고서 2건을 경찰청 내 모
든 부서에 배포하면서 '전 직원에게 전파해주시고, 모든 국장·과장·계장급 이상은 필독해
달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이에 각 부서는 문제의 보고서를 소속 직원 1천여 명에게
배포했다. 이는 이달 중순 경찰청 고위 간부회의에서 민갑룡 청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이 보고서를 언급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보고서 내용은 한마디로 왜곡이다. '조국 일가레 대한 무리한 조사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조 디성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는 조국 전 장관이 검찰 개혁에 대한 목
소리를 폭넓게 들으라고 지시하면서 청취 대상으로 '콕 집은'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의 말이다.그는 "이번(조국)수사는 사얀처럼 시작된 것"이라고 했다.
그렇지 않다. 조국 수사는 검찰이 처음부터 조국을 치려 기획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
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뒤 언론의 추적 취재와 관련자 증언 등으로 온갖
불법 혐의가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보고서는 조국 편에 선 검사 한 사람의 개인적이고 편
파적인 감정의 표현을 검찰 내부의 자성으로 뻐튀기한 것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문제의 보고서를 전 직원에게 배포하고 일정 직급 이상 간부들에게
필독하라고 한 것은 민 청장의 개인적인 믿음을 부하 경찰에 강요한 '양심에 대한 폭
력''이나 다름없다. 특정 정당의 그것도 왜곡으로 가득한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
는 간부들의 심경은은 참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