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 손엔 가족 연락처, 왼손엔 미쓰비시중공업 사장한테 전달하는 유서를 꺼내 보이고 있는 야마카와 슈헤이(山川修平) 선생님.
"심장병 투병 중인 저자는 과거 금요행동 때마다 두 장의 ‘서류’를 지니고 다녔다. 한 장엔 길거리에서 쓰러질 것에 대비해 가족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또 한장은 미쓰비시중공업 사장에게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게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유서’였다."
(한겨레. 2020년 4월 9일)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936441.html
‘나고야소송지원회’ 회원 야마카와 슈헤이(山川修平) 선생님이 지난 4월 지병으로 별세하셨다는 소식입니다. 1936년 이와테(岩手)현 이치노세키(一)시 가와사키초(川崎町) 태생. 향년 87세.
오래전부터 심장병을 앓고 있던 고인은 혹시라도 변고 시에 대비해 항상 가슴 속에 2종의 서류를 품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자신의 연락처와 가족, 다른 하나는 미쓰비시중공업 사장에게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게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내용의 ‘유서’였습니다.
야마카와 슈헤이 선생님은 1992년 제주도로 골프 여행을 왔다가 우연히 광주 수창초등학교 졸업후 근로정신대로 동원됐다가 현지에서 지진에 사망한 피해자 김순례의 유족이었던 고 김중곤 어르신을 통해 근로정신대 문제를 알게 됐고, 이후 ‘나고야소송지원회’의 활동을 듣고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해 왔습니다.
‘나고야소송지원회’가 2007년 7월부터 금요일마다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에서 근로정신대 강제동원에 대한 사죄와 보상을 촉구하는 ‘금요행동’을 전개할 때, 2007년 7월부터 2010년 7월까지 1차 금요행동 145회 중 단 한 차례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2020년 김정훈 교수(전남과학대학교)님의 번역으로 근로정신대 문제와의 인연, 이 문제를 풀어가는 한일 시민단체 활동,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느낀 한일과거사 문제에 대한 자전적 기록 ‘인간의 보루’가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늦게나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야마카와 슈헤이 선생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옛 미쓰비시중공업 본사가 위치한 인근 도쿄 시나가와 역 앞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상대로 근로정신대 문제를 알리는 홍보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는 야마카와 슈헤이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