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얜 오늘 피곤해서 가만히 앉아만 있을텐데~
//아이고 어머니~ 모든 가수들 백댄서 하느라 잠시도 안 앉았구먼요. 노래방 특실이 너무 좁았습니다.
우리가 노래방 한 두번 다녔던거 아닌데도 늘 한결같은 염려들한다.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눈치껏
내 폰으로 먼저 선곡하고 끄떡끄떡 오케이 사인 나면 바로 번호 찾아 예약 눌러 대기 시켜 놓고ㅡ
이 팀과는 그 어느 때보다 노래방에서 가장 바쁜 조력인이 된다.
오늘 볼링장에서 함께한 [행복한 토요일]팀.
오늘은 회원수가 홀수라 짝이 안 맞으니 <가위바위보>로 팀을 나누겠단다. 알아서 잘 하나 보자고 나는 물러서 있었더니 규칙을 모르니 끝나지 않는다.
이 때 조력을 위해 내가 등장하여
두가지 규칙 사례를 들어 주고 모두에게 쉬운 것을 선택토록 유도한다. 같은 것 낸 사람끼리 편 먹기.
다행히 세판째에 2명과 3명으로 나뉜다.
성격급한 두명팀은 두어번의 나의 중재만으로도 세명팀과 속도를 제법 잘도 맞춰준다.
극한 화냄의 폭발없이 기다림도 가능해졌다.
대견하게도 스트라이크의 굴레에서도 벗어나 진짜 자유롭게 즐긴다.
볼링 후 식사를 위해 길을 따라 걷고 걷다가 멋진 이름에 사로잡혀 생소한 스파게티집으로 마음들을 모았다.
가격이 착하지 않아 내맘에는 안들었으나 조력인의 의견따위는 없다.
늘 지갑에 넉넉하게 현금을 넣고 다니던 회원이
오늘은 현금 2만원만 챙겨왔는데
볼링장에서 게임비를 지불하고 나머지 돈은 생각도 않고 이전처럼 좋아하는 메뉴를 주문하고 맛나게 먹었다.
계산을 하려는데 돈도 모자라고 카드도 없단다.
예전같았으면 엄청 상기된 표정과 목소리로 자신을 질책하며 화를 냈을텐데 너무도 태연하게
"다음엔 안그럴께요! 그러면 돼죠?" 한다.
"다음에는 내 지갑에 돈이 얼마 있는지, 아니면 카드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음식을 주문하도록 합시다.
오늘은 내가 빌려줄테니까 있는 돈만 내고 다음 모임때 나머지 돈 나한테 갚아야해요. 그냥 주는거 아니고 빌려주는거예요.
다음엔 꼭 내가 가진 돈에 맞게 주문해서 먹읍시다~"
"네ㅡ 그래요! 다음에 나머지 가져올께요! 그럼 된거죠?"
그럼요! 그럼된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