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네온을 시작하고 벌써 5번째 겨울입니다. 3년쯤 지났나 싶은데 벌써 한 손의 손가락이 전부 꼽아지니, 시간이 참 빠르네요.
작년 연주회 준비가 버거웠던지 연주회가 끝나고 쉽게 복귀를 할 수가 없었어요. 두 달간의 긴 유럽여행을 하고 직장을 옮기고 적응하는동안 6개월이 금방 지나가더라구요.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복귀를 하고도 벼락치기 연습을 하고 레슨만 왔다갔다하며 한참을 보냈습니다. 3주 전에 무대가 극장으로 바뀌로 관객도 초대한다는 말을 듣고서 얼마나 당황했던지요.
바짝 준비를 했지만 공연에서의 연주는 후련함보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연습할 땐 생전 틀리지 않는 부분은 왜 틀리는 걸까요ㅠ 공연에서 맘에 드는 연주를 준비하려면 지금까지 곡과 함께 보낸 시간보다 또 오랜 연습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진실이겠죠.
그래도 곡 한곡을 오래 갈고 닦아보니 음악적으로 표현하는데 반도네온을 어떻게 컨트롤하면 되는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어진쌤은 정말 최고에요!
솔로무대가 해낸 것 보다는, 동료들이 노력해 온 시간을 엿보고, 강점이 있는 부분들을 느끼며 감상한 시간들이 더 기억에 남는 연주회였습니다. 지나온 곡들이 여러 곡 있어서 노력이 더욱 생생히 느껴졌어요.
시작한지 몇 개월만에 공연을 여는 무대를 꽉 채우신 누리님, 저의 엄마의 픽이셨대요. 처음인데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하셨답니다. 진행을 도우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해보니까 두 곡을 연주하는 건 분위기 다른 곡을 이어가면서 집중력을 유지하는데 1+1 이상의 부담이 있더라구요. 두 곡을 차분하게 이어가시던 은진님 멋있었어요. 한나님 연주에 대해 말해야하는데, 무대에서 예쁘시다 생각했던 기억이 강렬하네요. 연주자에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니까요.
지영님의 연주는 변하는 리듬을 진중하게 끌고가시던게 돋보였어요. 본 무대에 말레나를 완벽히 연주하신 현선님, 프로란 그런 것이던가요! 열심히 웃고 오셨다는 나리님 말씀대로 무대매너의 원탑은 나리님이었다는게 가족들의 감상평이었습니다. 시네마천국은 늘 마음을 울리는 것 같아요.
대기실에서 유독 선명하게 들려오던 기은님의 파워가 부러웠네요. 인생 후반을 반도네오니스트로 살고 싶다는 포부에 꿈을 가진 사람의 반짝임이 느껴져서 굉장한 자극이 되었습니다. 대기실에서 가장 긴장한듯 하시더니 훌륭히 연주하고 나와서 자주 연주회를 갖자하신 지연님의 열정도요. 흔들리지 않는 은희님의 평정심은 정말 닮고 싶어요.
로까를 어떻게 연주하면 되나고 아라님이 저에게 물으셨을 때, 로까를 어렵게 연습했던 저는 기간 내에 완성하실 수 있을까 걱정이 컸는데 멋진 연주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음악을 듣고 악보를 따서 완성하신 정민님의 연주는 너무 아름다웠어요.
여러분 덕분에 이제서야 저도 다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멋진 공연 보여주신 여러분, 이 모든 것을 기획하고 진행해주신 어진쌤, 늘 든든한 응원이 되어주시는 레오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모두 멋진 연말 보내세요!
첫댓글 너무 축하드리고 진심 부럽사와요❤️💛💜💙💚🧡
감사합니다! 선생님이 곧 경란님의 무대도 만들어 주실 거에요😉
제가 다 아는 분들이기에 한 사람 한 사람 이미지와 매칭이 되어 무대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지영님 대단하세요!!
저는 식구들을 다 아시는 지은님의 애정이 감동입니다. 신년회 때는 꼭 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니 이런 상세하고 애정가득한 후기를 올려주시다니요!!
연주자 한분한분에대한 감상평을 상세하게 다 올려주셨네요……^^
아카데미식구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듬뿍 느껴집니다!!
후기 어떻게쓰라고 첨부터 이런;;;;;;;ㅎㅎㅎㅎㅎㅎ
기은님도 얼른 숙제 해주세요😍😍
이렇게 다정하고 섬세한 후기라뇨ㅠㅠ 제가 멋진 무대들 보면서 공감했던 부분도 있고,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감동해서 읽었어요.
쉬운 버전의 엘디아~를 짧게 축주용으로 연습했었는데, 공연에서 지영님 연주를 듣고 이렇게 서정적으로 유려하게 흘러가야 이 곡의 진가가 살아나는구나 느껴서... 개인적으로 되게 의미있는 시간이었어요. 저도 언젠간 지영님처럼 연주하게 되길 바라며 다시 연습 중입니다!
축가로 엘디아 연주라니 너무 아름다웠겠네요. 이 곡을 좋아해서 이번에 연주할 수 있게 되어서 기뻤는데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영님의 엘디아도 멋지게 완성되어가길 기대할께요. 화이팅입니다!
숙제하러 들어와서 찬찬히 올라와 있는 후기들부터 보는 중입니다.. ㅎㅎ 이런 디테일한 후기로 스타트를 끊으셨군요! 두 곡이나 준비하시느라 부담 속에 연습 정말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그 덕에 멋진 연주 감상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도 화이팅!
약간의 수정을 거쳐서 빠르게 완성했달까요ㅎㅎㅎ 내년에는 부디 더 나은 무대를 할 수 있기를,,, 팀에도 더 도움이 되는 연주를 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