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개판페스티벌 극단 불량화소의 프랑크 베데킨트 작 정선민 연출의 틀
공연명 틀
공연단체 극단 불량화소
작가 프랑크 베데킨트
연출 정선민
공연기간 2019년 2월 5일~10일
공연장소 소극장 천공의성
관람일시 2월 5일 오후 8시
혜화동 소극장 천공의성에서 제10회 개판페스티벌 극단 불량화소의 프랑크 베데킨트 (Franklin Wedekind)작 정선민 연출의 <틀>을 관람했다.
연극 <틀>의 원래 제목은 <눈뜨는 봄>이다. 프랑크 베데킨트(Franklin Wedekind)의 <눈뜨는 봄>(Fruehlings Erwachen)은 '사춘기'라는 제목으로도 많이 알려진 희곡이다. '어린이비극'이라는 부제가 붙은 <눈뜨는 봄>은 베데킨트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이다. 하지만 1890년에 집필하여 다음 해 베데킨트가 자비로 출판한 이 작품은 작품의 주제가 1890년대 독일사회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충격적이었던 내용이어서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출간 된지 15년이 지나서야, 1906년 막스 라인하르트의 연출로 베를린에서 초연이 됐던 이 작품은 내용적인 측면의 문제도 있었지만, 공연상의 문제도 제기가 됐었다. 즉 출연진 대부분이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배역 설정이 용이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장면 변화가 너무 심해서 무대전환의 기술적인 문제도 있었다.
작품의 소재를 작가 자신의 청소년 시절 체험에서 가져온 이 작품은 1880년대 독일 청소년들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인습과 규범이 지배하는 기성세대와 청소년 세대가 대립되었다. 주인공은 작가의 자전적인 모습을 담고 있고, 상대역은 고등학교 시절 자살한 자신의 친구를 모델로 했다. 작가의 기록에 따르면 <눈뜨는 봄>의 이야기는 고등학교 시절 자신의 경험과 친구들과의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고 모든 장면이 실제 있었던 사건이라고 진술하고 있다.
희곡 <눈뜨는 봄>은 청소년들의 성 의식이 눈 뜨는 과정을 그렸다. 무대의 시대적 배경은 빌헬름 2세가 지배하는 권위주의 국가다. 학교에서 가정에서 그들은 끊임없이 억압받는다. 어른들은 그들처럼 아이들이 점잔 빼기를 바라며, 그들은 아이들이 지극히 평범함이라는 활주로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이들은 내면에 타오르는 성적인 호기심들을 억누르지 못한다. 그들은 어른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지만 돌아오는 건 빈 공기뿐이다. 참다못한 그들은 스스로 성에 대한 문제를 파헤쳐가지만 이정표 없는 여행은 길을 잃고, 그들은 대답 대신 죄책감과 빠져나올 수 없는 억압의 굴레에 갇히게 된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부모들에게 반기를 들고, 항상 같은 질문과 요구로 괴로워하며, 부모 세대들부터 거부당한 채 죄의식과 억압 아래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그래서 프랑크 베데킨트는 동시대인들을 놀라게 하고 시민들을 두렵게 만들었던 작가다.
작가 베데킨트는 맹장 수술이 잘못되어, 탈장 수술을 여러 번 반복하다가 결국 1918년 54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뮌헨 발트프리트호프 묘지에서 진행된 베데킨트의 장례식은 그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행보만큼이나 스캔들을 낳았는데, 뮌헨의 창녀들이 '자유연애의 선구자'인 베데킨트에게 마지막 존경을 표시하러 몰려왔으며, 일제강점기에 한국을 방문하여 백두산부터 제주도까지 횡단한 독일인 동료 작가 하인리히 라우텐자흐(Hermann Lautensach)는 광적 발작까지 일으켰다고 한다.
희곡 <눈뜨는 봄>은 연극을 목적으로 쓰였으나, 한국에선 동명의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과 한국 청소년들 상황에 맞게 재각색한 뮤지컬 <사춘기>로 공연되어, 유명해졌다.
연극 <틀>의 무대는 배경에 영상을 투사해 극적효과를 상승시킨다. 입술 영상에서부터 각가지 영상이 자막과 함께 투사된다. 무대에는 입체로 된 사각의 조형물에 한글과 영문을 흰 글씨를 써넣고, 출연자들은 남녀 학생복을 착용하고, 선생은 검은색 정장을 한다. 어머니 역은 남자배우가 묘한 가발과 여성복을 착용하고 등장해 어머니 역을 한다. 무대를 종횡으로 누비며 뒹굴고 뛰어 넘고 하면서 혼신의 열정을 다하는 출연자들로 해서 관객은 시종일관 극에 몰입한 상태에서 관극을 하게 된다.
현재 100년이 넘는 중 고교가 많고 생활양식과 사고가 변화를 일으켰지만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나 학부모의 근본적인 사고는 100년 전이나 현재나 별반 다름이 없다. 학생에 대한 과잉보호, 진학과 진로에 대한 철저한 간섭, 성지식에 대한 은폐, 변치 않는 가부장적 성격의 가정환경, 언어로의 설득 대신 폭력이 우선되고, 개개 학생의 특기나 장기는 애초에 묵살된 대학 학과 선택과 진학이 지속되는 현실, 특히 학생의 개성과 인격이 무시되고 오직 성적 하나로 학생개개인을 평가하는 짜여진 <틀> 속에 들어있는 듯싶은 실상을 연극에서 그려냈다. 그렇기에 출연자들이 학창생활에서 느끼고 겪고 견뎌낸 것을 혼신의 열정으로 열연을 하며 연극을 진솔하게 구현해 낸다.
김동건, 박동형, 신보경, 최지영, 조정기, 최준형, 박남규의 호연과 열연은 물론 열정을 다한 대사표현과 무대를 종횡으로 누비고 뛰며 뒹굴고 하는 모든 동선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정선민 연출가의 노력과 열정이 연기자들과 합세해 우수작으로 창출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투르거 김보경, 움직임지도 나경호, 무대디자인 박남규, 무대디자인 초안 조영래, 조명디자인 조정기, 음향디자인 최준형, 의상 소품디자인 신보경, 기획 권예진, 그래픽디자인 박지연, 홍보영상촬영감독 이어소, 조명오퍼 홍대열, 음향오퍼 임재정, 진행 임예진 염지현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불량화소의 프랑크 베데킨트 (Franklin Wedekind)작 정선민 연출의 <틀>을 전국 중고교 순회공연을 권장할만한 걸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2월 5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