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국장 "우크라이나, 연말쯤 패배 가능성... 군사지원 시급' / 4/20(토) / 한겨레 신문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이 없으면 우크라이나는 연말쯤 패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 의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610억달러 지원안이 의결될 전망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폴리티코'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18일 워싱턴 인근 조지 부시 대통령센터에서 열린 행사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의회가 지금 승인하지 않으면 '훨씬 더 험한 풍경이 펼쳐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2024년 말경 전장에서 패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스 장관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미 관리들로부터 나온 가장 강력한 경고다.
반스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군사지원을 받으면 실질적, 심리적 증강 효과와 함께 올해 안에 자국을 전체적으로 방어할 것이며 시간은 내 편이라는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오만한 견해를 뒤집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지원의 의미가 "중국의 시진핑, 그의 야망, 인도태평양에서 우리의 동맹과 협력국과 관련된 것" 이라고 강조하고 "이는 진정으로 우리의 적이, 그리고 우리의 동맹국과 파트너국이 미국의 신뢰성과 결의를 이해하느냐의 문제" 라고 말했다.
전날 미 하원에서 마이크 존슨 의장은 우크라이나 지원안 의결을 위해 새로운 안을 제시했다. 존슨 의장은 기존 91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 원조안을 나눠 61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원조안과 300억달러 규모의 이스라엘 원조안을 따로 상정했다. 지난 6개월간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강화 방안을 요구하며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의 원조안 통과를 막아왔다. 현재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경 소장파 의원들은 2024년도 대규모 지출 예산안을 먼저 조정한 뒤 우크라이나 지원안 표결을 하지 않으면 존슨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안은 이스라엘 지원안 및 틱톡 규제안과 함께 패키지로 상정돼 오는 20일 표결된다. 공화당 218명 대 민주당 213명의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 5명이 이탈하면 부결된다. 이들 법안이 부결되면 존슨 의장은 케빈 매카시 전 의장처럼 추방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지원안에 반대하는 소장파 의원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유럽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이 미국에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우크라이나의 존립과 힘은 우리보다 유럽에 훨씬 더 중요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에게도 중요하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