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방식에 따라 ‘결론 도출 지시형’과 ‘근거 제시 설득형’으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전자는 자기주장의 타당성 근거가 빈약한데도 자신이 옳다고 우기기 쉽다. 여기서 논쟁(Argument)이 시작된다. 이 논쟁은 ‘태도에 있어서 의견 불일치’에서 비롯된다.
반면 후자의 경우, ‘사실에 있어서 의견 불일치’를 좁히기 위해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며 합의하는 토론(Discussion)이 이루어진다. 우리 사회가 논쟁보다는 토론이 활성화되어 문제를 건설적으로 해결하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오늘 성숙의 불씨를 지핀다.
“토론은 언제나 논쟁보다 좋다. 논쟁은 누가 옳은가를 밝히는 일이라면 토론은 무엇이 옳은가를 묻는 일이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한다. 누가 옳은가를 밝히는 일이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는 일방적 주장에는 거짓과 음모론적 선동의 내용이 포함될 수 있기에 말로써 말이 많은 세상이 되었다. 공영방송뿐만 아니라 개인 방송(유튜브 방송), 포털사이트와 SNS상에 무수한 일방적 주장들이 정당 간, 이익 집단 간의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거짓말을 확신하는 자와 논쟁하지 말라."는 충고가 새롭다. 최악의 시간 낭비는 실체적 진실보다는 자신의 믿음이나 환상의 승리에 더 관심 있는 어리석은 자나 광신도와의 논쟁이다. 무의미한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아니 된다.
일방적인 주장으로 논쟁을 유발하는 과정을 보면, 소위 ‘3DCR 논법’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경우이다. 먼저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을 선언한다(declare an argument). 그 주장에 대하여 아무리 많은 반증 자료를 제시해도 이를 모두 무시한다(deny everything). 상대의 인격을 공격하여 망신을 준다(discredit others). 다음 단계는 덮어씌우기(counter allegation)이다. 소위 적반하장(賊反荷杖)으로 상대방을 거짓말쟁이나 음모론자로 몰아세운다. 그리고 이 과정을 계속 반복한다(repeat). 그런데 문제는 많은 사람이 이를 믿고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논점 일탈의 오류와 부당가정의 오류에 많은 이들이 선동된다.
"거짓은 언제나 진실보다 빠르게 전파되기 때문에 그대가 듣는 모든 것을 다 진실이라 확신해서는 아니 된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충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 우리가 듣는 소문은 항상 세 방향에서 검토해야 한다. 그대의 생각, 그들의 생각, 그리고 진실 그 자체, 이들 모두가 서로 같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거짓을 확신하는 사람들과 논쟁해서는 아니 된다. "무지가 판칠 때는 지성은 침묵한다. (When ignorance screams, intelligence is silent)"라는 말에서 우리는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다.
논쟁보다는 토론문화를 조장하기 위해서는 ’세다(CEDA) 토론‘ 수업방식을 권하고 싶다. ‘세다(CEDA)‘는 ‘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을 의미한다. 교차조사 토론은 누가 옳은가 보다는 무엇이 옳은가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입론, 교차조사, 반론의 순으로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2:2> 형식을 취하는데, 토론은 각각 2회의 입론(6분)과 교차조사(3분) 그리고 반박(4분)의 형태로 진행된다. 서로 상충하는 이론이나 학설을 두고 필자는 5인 1조, 2개 조간의 찬성과 반대의 논리를 펴도록 진행했다. 상호 교차조사에서 질문을 ‘예’ 혹은 ‘아니오’로 답하도록 물어야 한다. 제일 중요한 첫 질문은 상대방 입론을 요약하고 이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질문자가 상대방의 입론을 오해하고 이를 근거로 반박해서는 아니 된다.
우리 사회는 세대 간, 지역 간, 계층 간, 이념 간에 갈등의 골이 깊다. 일방적인 주장의 백가쟁명(百家爭鳴)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모두 “나는 ‘결론 도출 지시형’인가 아니면 ‘근거 제시 설득형’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성숙사회가꾸기모임>의 ‘성숙의 불씨’ 831호(2023-04-04)
첫댓글 3DCR의 대명사 미국 좌파 미디어의 선전, 선동, 중상모략에 한국 사람들이 잘 넘어갑니다.
"Don't be so quick to believe everything you hear as truth, because lies travel faster than the tru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