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적 지식이 담긴 예술적 이해는
우리가 예술을 대하는 양질의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각현상학에 대한 이해는 미학적 지식의 기본이 될 것이다.
모리스 메를로-퐁티 Maurice Merleau-ponty
프랑스 현상학자
1908년-1961년
1930년 파리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그 학교에서 사르트르를 만났다.
둘은 같은 현상학자로 만났으나 나중에 정치적 적대자로 돌아선다.
1930년대에 여러 국립고등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고 당대의 유명한 사상가들, 예컨대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레몽 아롱, 조르주 바타유, 자크 라캉, 에릭 베유, 시몬 드 보부아르, 알렉산드르 코제브 등과 교분을 맺었다.
1930년대 말에 그는 후설Husserl의 현상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것이 그의 철학 사상의 기본 방향과 틀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리하여 현상학적 색채를 띠는 최초의 저술 『행동의 구조 La Structure du comportement』가 1938년에 완성된다.
저술에서 그는 자연과 의식의 관계의 문제를 인과적으로 설명하는 입장의 한계를 세밀하게 지적하고, 환경에 의미를 부여하는 유기체의 활동을 줄기차게 역설하면서 지각적 의식의 문제에 도달한다.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후설과 하이데거에 관심을 가지면서 지각의 문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였고, 현상학적 사유에 입각한 새로운 지각 이론을 펼치는 『지각현상학 Phѐnomѐnologie de la Perception』을 1945년에 완성한다.
그는 현상학에 대한 어떤 단일한 해석과 합의는 없다고 보고 현상학은 실천하는 대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현상학이 사유 방식 또는 양식으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현상학은 현상학을 하는 모든 사람 각자의 것이 되었다는 것이다.
메를로-퐁티는 “너 자신 속으로 들어가라, 진리는 인간의 내부에 거주한다”는 후설의 신조와는 정반대로 슬로건인 “인간의 내면 같은 것은 없으며 인간은 세계 내 존재이고 자신을 인식하는 것은 세계 내에서이다.”를 설파한다.
주관성에 대한 현상학적 해부와 도해가 신체의 관점에서 신체를 포함하여 감각, 공간, 사물, 타인, 자아, 시간, 자유라는 철학적 주제로 나타나는 곳이 바로 『지각현상학』이다.
『지각현상학』의 기본 출발점은 서양 철학의 오랜 전통과 달리 의식이 아니라 신체이다. 이처럼 의식에서 신체로의 전회가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적 철학의 초석이다.
『지각현상학』은 『신체현상학』이다. 반면 『정신현상학』에서 헤겔은 모든 삶이 의식의 자기 지양과 발전, 다시 말해서 절대 정신의 자기 전개임을 보여 주기 위해 변증법적 사유 운동을 기술한다. 헤겔은 근대철학의 완성자로 평가되고, 메를로-퐁티는 조심스럽지만 근대 철학이 탈근대 철학으로 넘어가는 변곡점의 하나로 해석될 수 있다.
『지각현상학』은 인식론, 존재론, 인간론에서 버려졌던 신체가 마땅히 차지해야 할 지위와 몫을 돌려주려는 것이다.
메를로-퐁티의 『지각현상학』읽기, 류의근, 세창미디어, 2016.1.15. PP.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