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우리아내 ***

[스포츠 맨]

사랑하는 우리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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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인가 피곤에 지쳐 자고 있는 아내의 얼굴을 무심코 보게 되었다. 

​풍족하지 못한 살림살이에 찌들린 무수한 주름투성이의 얼굴 표정엔 잔잔한 물결 같은 평온함과 수줍음이, 입맞춤을 하고픈 연두 빛 사랑의 충동을 느끼면서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젊었을 때 그렇게나 곱고 예쁘던 아내가 이렇게 주름투성이가 되어 내 옆에 누워 자고 있다. 

​세월의 흐름은 누구도 막을 길이 없겠지만 왠지 나도 모르게 자꾸만 불쌍하고 가엽게만 보인다. 

​저렇게 주름투성이로 만든 책임이 나에게 있고, 수줍던 그 마음이 호랑이로 변한 것도 못난 남편 만나 험한 세상 헤치며 살기 위한 몸부림의 결과가 아니었겠나!

같이 살아오는 동안 서로의 성격 차이로 무척이나 어려워했고 불만이 쌓여 다툼과 대립이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이 아내의 좋지 않은 매너와 인격 때문이고, 마음이 너무 좁아 이해의 폭 마저 좁다고 불평 하면서 살아온 세월들이, 점철된 나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들임을 느꼈을 때 한없는 부끄러움과 미안함으로 얼굴 이 뜨거웠다.

내 생각과 마음 그대로 따라 오기를 바랐고 아내의 생각과 결정을 무시한 채 억지를 부린, 나는 전혀 변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아내가 변해 나와 같이 호흡하기를 학수고대하며 쌓인 불만들이 저토록 그의 가슴을 멍들게 만들고 저렇도록 늙게 만들었구나 하는 죄책감이 가슴속에서부터 울컥이는 눈물로 솟구쳤다.

아내의 마음 또한 나의 마음과 한치의 차이도 없이 남편의 못 마땅한 모든 불만 들을 그 작은 가슴속에 담고 묵묵히 살아 오면서 무척이나 힘들었을 것 이라고 생각 하니 그 기나긴 세월을 무던히도 잘 견디고 참아 줬구나 하는 미안함과 죄송함이, 안쓰럽고 감사한 마음속에서 소용돌이 치는 후회스러움으로 바뀌고 있었다.

60억 분의 일로 선택되어 만난 그 사람!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거늘 사십여 년 동안을 동고동락 하면서 눈빛과 얼굴만 마주쳐도 기분을 알아차려 쓴맛 단맛을 골라낼 수 있는 연륜의 기막힌 만남이, 인간의 맺음 이라곤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이 인연은, 지고하신 그분의 부름으로 보내심을 받아 나의 부족한 모든 것들을 채워주기 위해서 찾아온 사랑과 은혜의 천사가 아닌가 생각을 해 본다.

이토록 존경스럽고 사랑스러운 아내 앞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내가 변화 되어서 검게 탄 마음에 상처를 사랑으로 보답 하면서 아내와 항상 함께 하자고 마음 다짐 하면서, 아내의 자는 얼굴 앞에서 속삭여 본다.

여보! 내 생명이 다 하는 그날까지 내 곁에 잠시도 떠나지 말고 지켜줘야 해! 알았지? 이렇게 속삭이는 내 모습이 너무나 가련해 보인다. 아직도 자기만을 위해달라고 욕심과 투정을 부리는 나의 모습에서, 그래도 사랑만은 욕심 부려도 아내가 이해 하리라고 자위 하면서 씨익 웃어 본다.

여러분들 하고자하시는 일이 소원성취하시기 바라고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