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17 (일) 장예찬도 공천 취소… 與 공천 '막판 진통' 확산
국민의힘이 3월 16일 장예찬(부산 수영)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정우택(충북청주상당), 도태우(대구 중·남) 후보에 이어 장 후보도 과거 행적과 발언 논란에 결국 공천장을 반납하면서, 마무리 국면의 여당 공천 파열음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위원회는 이날 23차 회의에서 장예찬 후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결과, 국민 정서에 반하고 공직후보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 상당수 확인됐다며 이같이 의결했다. 공관위는 곧바로 재추천 절차에 들어간다.
장예찬 후보는 지난 2014년 페이스북에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예쁘장하게 생겼으면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보이면 프로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라고 쓴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이 밖에도 '서울시민의 교양 수준이 얼마나 저급한지 날마다 깨닫게 된다. 일본인의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2012년) 등 문제성 글들이 연이어 공개됐다. 2015년에는 부산 시민들을 두고 "교양 없고 거친 사람들"이라는 글을 썼다.
이에 앞서 공관위는 3월 14일 정우택 의원의 공천을 취소했다. '돈 봉투 수수' 의혹 제기에 "객관적 증거가 없다"며 공천을 확정했다가, 서승우 전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을 공천하기로 재의결했다. 당초 경선에서 정우택 의원과 경쟁했던 윤갑근 후보가 아닌 서승우 후보를 공천한 것에 대해서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아 공천한 것"이라고 했다.
과거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도태우 후보도 같은 날 공천 취소됐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도태우 후보가 5·18에 관한 과거 입장이 잘못됐단 것을 인정하고, 5·18 헌법전문 수록과 5·18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했다. 그런 정도로 반성한다면 우리 당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공관위 판단은 그 이후에 다른 사안들에 대한 언급들이 더 나오게 되면 우리 당 입장에서는 공천을 유지하기 어렵지 않나 하는 새로운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통의 불씨는 아직 남았다. 조수연(대전 서갑) 후보는 지난 2017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백성들에게는 봉건왕조의 지배보다 일제 강점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고 글을 올려 논란이 빚어졌다. 제주 4.3항쟁을 '김일성의 지령을 받고 일어난 무장 폭동'이라고 주장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그는 전날 배우자와 함께 서울 이종찬 광복회장을 찾아가 큰절로 사과했지만 논란은 채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총선은 막말꾼과 망언제조기를 뽑는 게 아니고, 우리 국민의 대표들을 선출하는 것임을 잊지 말고 결단해야 한다"며 조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허벅지에 칼 두방'… "언론사 협박한 황상무 파면하라"
MBC 기자에게 언론인 '회칼테러'를 언급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과 관련 언론단체가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을 부정하며, 회칼 테러 운운하며 협박한 황상무를 즉각 해임하라"라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전국 90개 시민·언론·노동·사회단체가 소속된 연대체인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3월 15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밝혔다.
KBS 앵커 출신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지난 14일 출입기자 오찬에서 MBC 기자에게 "MBC는 잘 들어"라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라고 언급했다. 황상무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지난 1988년 8월 6일 오전 육군 정보사령부 소속 요원들에게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 오홍근 기자가 흉기 피습을 당한, 이른바 '정보사 회칼 테러 사건'. (관련기사: 대통령실 수석, "MBC 잘 들으라"더니 기자 회칼테러 언급 https://omn.kr/27tjy)
◆ 공동행동 "대통령실, 국가기관 아닌 조폭집단 연상"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기자회견문에 "듣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허벅지에 칼 두 방'을 운운하며 특정 언론사를 대놓고 협박하는 망발이 윤석열 대통령의 수석비서, 그것도 시민사회와 소통을 책무로 하는 시민사회 수석의 입에서 나왔다"라며 "대통령실이 국민의 안전과 공공복리를 도모하는 국가기관이 아니라, 어떠한 이견과 비판도 허용하지 않으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협박과 보복을 서슴지 않는 조폭집단을 연상시킨다"라고 비판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조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장관을 주호주 대사로 발령한 일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언론의 비판과 논란에 "공수처와 야당·좌파 언론이 결탁한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했다. 대통령이 의혹의 꼭지점에 있는 사안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하고, 황상무 수석이 행동대장을 자처하며 '칼 몇 방 맞을 각오하라'며 비판 언론을 협박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익숙한 조폭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과 정확히 겹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단체는 "언론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을 부정하며, 회칼 테러 운운하며 협박의 범죄를 저지른 황상무를 즉각 해임하라"라며 "검찰 공화국이라는 오명도 모자라 이제는 대통령실이 조폭적 행태의 본산이 된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대해 국민과 언론인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민주주의 모범국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 언론표현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윤석열 정권 2년 만에 여기까지 와 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영방송과 공적 규제기구는 대통령과 사적 인연으로 얽힌 끄나풀들이 장악하고, 생명과 존중을 말하는 시민들의 입은 권력에 의해 틀어 막히고, 모든 언론은 망나니 칼 부리듯 하는 방송심의로 때려잡고, 급기야 마음에 안 드는 언론과 언론인에게는 대통령의 비서가 테러 협박을 공공연히 일삼는 나라가 돼 버렸다. 우리는 이를 '독재'라고 부른다"라고 비판했다.
◆ 민언련 "MBC 본보기로 다른 언론 겁박하는 것"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또한 이날 성명서를 내고 "공영방송 KBS 기자 출신으로 언론인 '회칼테러' 사건이 갖는 언론탄압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황상무 수석은 해당 사건을 운운하며 MBC를 협박했다"라며 "MBC를 본보기로 삼아 권력 비판과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하려는 다른 언론까지 겁박하며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다"라고 평했다.
◆ 한국기자협회 "황상무 수석, 오홍근 기자 유족에 석고대죄해야"
한국기자협회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언론과 기자에 대한 명백한 테러 발언으로 기자를 위협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 황상무 수석을 즉각 해임해라"라고 비판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어 황상무 수석의 발언을 "언론을 겨냥한 테러", "대언론 협박"으로 규정하면서 "황상무 수석은 고인이 된 오홍근 기자 유가족을 향해서 석고대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용진·양문석 놓고… 이재명-김부겸 정면충돌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박용진 배제, 양문석 무대응'을 유지하는 이재명 대표를 직격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정봉주 후보 공천 취소를 "살점 뜯어내는 심정"에, 양문석 후보의 '노무현 비하'는 "모르는 데선 임금 욕도 한다"고 비유하는 등 온도차가 큰 모습이었다. 김부겸 위원장은 3월 16일 "당이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는 입장문을 냈다.
그는 "저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이 '심판론에 안일하게 기대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드렸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 국민 앞에 겸손함, 막말을 용납하지 않는 단호함이 선거의 관건이 될 것이다. 선거 국면 전체를 망칠 위험이 있을 경우 당으로서는 어려운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도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정봉주 후보의 공천철회 결정은 잘한 일이다. 그런데 박용진을 사실상 배제하는 경선 결정이 과연 잘된 결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사례를 보더라도, 결국 '박용진은 안 된다'는 결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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