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원장
이소연)은 금년 1월 고려인마을(대표 신조야)이 소장한 유물 2만여점 중 고려인 유명작가나 문화예술인들이 남긴 소설, 희곡, 가요필사본 등
육필원고 21권과 고려극장 80여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사진첩 2권 등 총 23권을 국가 기록물로 등재한 바 있다.
고려인마을기록물은 등재순서에 따라 유진오의 제헌헌법 초고(제1호), 이승만 대통령 기록물(제3호), 조선말 큰사전 편찬
원고(제4호), 도산 안창호 관련 미주 국민회 기록물(제5호), 3.1운동 관련 독립선언서류(제12호) 등에 이어 제13호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나눔방송'은 광주 고려인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이해를 돕고, 고려인선조들의 잊혀진 항일독립운동을 복원하기
위해 국가기록원에 등재된 유물 23편을 시리즈 기사로 작성, 보도에 나선다.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로 지정된 23권 중
제16권은 한진 희곡 ‘어머니의 머리는 왜 세였나’(1976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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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2세대 대표작가
한진의 희곡 '어머니의 머리는 왜 세였나'
| | 한진(1931-1993)은 대표적인
재소고려인 2세대 한글문학 작가이자 고려극장의 유일한 프로극작가였다. 1964년에 고려극장에 들어간 이래 사망한 1993년까지 수십 편의 희곡을
써서 연극무대에 올렸고 그 연극들은 고려인사회뿐만 아니라 소련중앙문화예술계의 큰 주목도 받았다.
고려극장은 한진의 등장으로 인해
연극 수준이 질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소고려인 한글문학평론가 정상진은 한진을 비교할 대상을 찾을 수 없이 뛰어난
작가라고 평했다. 그가 쓴 희곡 8편과 소설 1편이 국가지정기록물 13호로 등재되어 있다.
희곡 「어머니의 머리는 왜 세였나」는
소비에트 문학예술임에도 불구하고 이념이나 정치적 색체가 드러나지 않은 순수예술 희곡이며 고려인 젊은이들에게 가정을 위해 헌신하던 우리의 전통적
어머니상을 일깨워준 작품이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못된 친구들과 어울려 탈선해버린 아들 롬까는 결국 절도와 상해죄로 감옥에
들어가게 되고 그 아들 때문에 어머니는 한 시도 눈물 마를 날 없이 살아가느라 흰 머리만 늘어 백발이 되는데 3년 후 감옥에서 나온 롬까가
예전에 사랑했던 미라라는 아가씨와 만나 과거의 악행을 끊고 새사람이 된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어머니의 입을 빌려 “사랑… 정말
사랑을 이길 악은 세상에는 없는구나. (…) 이런 행복을 보자고 어머니들은 고생을 참고 슬픔을 이겨가며 사는 것이다.”라고 소리치고
있다.
나눔방송: 양나탈리(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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