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랑을 잠잠하게 하시는 예수님의 기적은
“이분이 누구시기에?”라는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기적의 의미는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도록 이끄는 데 있다.
믿음이 있다면 거친 풍랑 속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제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복음)
오늘 복음을 보면 거센 풍랑이 일자 제자들은 겁에 질리지만,
예수님께서는 평온하게 주무시고 계십니다.
같은 현상 앞에서 대조되는 자세입니다.
사실 우리는 얼마나 거친 세파에 시달리고 있습니까?
늘 걱정, 불안, 공포, 시련, 좌절, 분노를 겪고 있지요.
하지만 오늘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불필요한 걱정들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가 실제로 겪어야 하는 공포나 시련도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적지 않은 경우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기도 하고,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아직도 걱정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걱정이나 불안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입니까?
나 자신이 불안, 분노를 만들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두 가지 점을 묵상했으면 합니다.
첫째, 내가 하는 걱정이나 고민이 어디서 온 것인가?
원인이 어쩌면 나한테 있지나 않은가?
둘째, 내가 처한 어려움이 만일 외부에서 주어진 것이라면,
그래서 나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면,
이를 해결하고자 주님을 얼마나 찾았는가?
따라서 늘 예수님을 변함없이 신뢰하며 그분에 대한 믿음을 더욱
깊게 가꾸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마르4,40)
네, 주님
아직도 믿음이 없습니다.
믿음이 없어서
세상의 풍랑을 두려워하고
알 수 없는 미래를
한 없이 두려워합니다.
믿음이 없는 탓에
주님의 현존을
알아 뵙지 못하고
이렇게 홀로 서서
세상의 온갖 바람을
다 맞고 있습니다.
- 김혜선 아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