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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선교사랑방 원문보기 글쓴이: 엘 리
6월10일 성체 성혈 대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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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루카9,11ㄴ-17)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맞이하시어,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말씀해 주시고 필요한 이들에게는 병을 고쳐 주셨다.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열두 제자가 예수님께 다가와 말하였다. “군중을 돌려보내시어, 주변 마을이나 촌락으로 가서 잠자리와 음식을 구하게 하십시오. 우리가 있는 이곳은 황량한 곳입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하시니, 제자들은 “저희가 가서 이 모든 백성을 위하여 양식을 사 오지 않는 한, 저희에게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사실 장정만도 오천 명가량이나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대충 쉰 명씩 떼를 지어 자리를 잡게 하여라.” 제자들이 그렇게 하여 모두 자리를 잡았다. 예수님께서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그것들을 축복하신 다음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군중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셨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나 되었다. 이처럼 굶주림에 목숨을 걸었던 삶을 살아 본 사람은 많은 서러움과 비굴함을 동시에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먹을 것을 갖고 있으면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줄 생각을 하지 않고 썩더라도 가지고 있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부자들의 곳간에는 썩어나는 물건이 많다고합니다. 또한 ‘먹다 죽은 귀신은 때깔도 곱다.’라고 하면서 먹는 것을 탐하였습니다. 반면에 가난을 몸소 설움으로 겪은 사람들은 자기들이 굶었을 때를 생각해서 굶주린 이들에게 나눌 것이 있다면 나누어주는 인정을 베풀었습니다. 흔히 ‘과부 사정은 과부가 안다.’라는 말처럼 아주 조금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나눔의 마음을 간직하고 무엇이든지 주고 싶은 것이 사랑의 실천일 것입니다. 어느 날 뷔페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으면서 농담 삼아 한 말이 생각납니다. 뷔페식당의 원조는 우리나라 각설이들이 얻어먹는 ‘쪽박’이라는 생각이 들어갔습니다. 집집마다 밥을 얻으러 오는 거지들에게 보리밥, 찬밥, 귀한 쌀밥, 김치, 부침, 조금씩 담아주었기 때문입니다. 잔치집의 떡도, 모두 바가지 안에 담아서 집에 두고 온 어린 자식과 배부른 아내를 생각해서 뛰어오다 보면 모두 섞이고 헝클어진 모습이 뷔페식당에서 퍼온 접시 모양하고 흡사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음식은 참 다양하기도 하지만 일품요리가 아니라서 언제나 복잡하여 정말 바가지 안에 섞여 있으면 구분하기가 곤란합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바구니에 담아서 섞여도 별 문제가 없는 음식들이라서 조금은 편리했을 것입니다. 마른 음식은 보관하기도 쉽고, 운반하기도 편리하고, 품에 간직하고 다녀도 별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대략 쉰 명씩 떼를 지어 자리를 잡게 하였다는 것은 참 재미있는 발상이고, 자리 잡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면 묘해집니다. 지금 먹을 것을 보고 고개를 빼고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는 ‘떼거지’들의 모습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몹시 굶주려있는 이들에게 양식을 나누어 주실 분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제비새끼들이 어미가 먹을 것을 가지고 오면 ‘짹짹’거리며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나 다를바 없는 것입니다. 품에 품고 있는 것들을 꺼내는 사람들도 있고, 다른 사람들이 꺼내는 것을 보고 ‘나도 꺼낼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진기한 모습들이 연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공동체의 나눔일 것입니다. 그날 모인 사람들이 장정만도 5천명이라면, 여자들과 어린아이들까지 합하면 거의 지금 같은 추세라면 한 2만 명은 되는 사람들이고 쉰 명씩 그룹을 지어 모였다면 대략 400그룹은 되었을 것입니다. 나는 호기심 때문인지 오늘 복음은 여러 가지의 의문을 항상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하나가 400그룹을 돌아다니시는 주님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제자들과 어떻게 질서를 유지하고,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시고,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에게 마이크나 확성기 하나 없이 그렇게 또렷하게 가르치시고 말씀하셨을까 하는 것입니다. 교구에서 만 명만 모이는 행사도 행사요원이 수십 명이 동원되고, 성체를 분배하는 신부님도 수십 명이 되고, 안내 요원도 수십 명이고, 마이크나 확성기도 어마어마한 용량을 설치해도 잘 안 들린다고 불평하고 난리 법석인데 그날 그 시간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하느님깨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셨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장면을 상상해보면 더 주님의 무한하신 권능이 생각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그 당시에 배고픔 때문에 고개를 빼고, 눈이 빠지도록 주님을 바라보고 ㄸㅎ 귀를 쫑긋 세우고 한 말씀도 놓치지 않으려고 질서를 지키며, 공손한 수업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을 상상하면 정말 주님밖에는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는 주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고 그렇게 정신없이 기다리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우리가 영하는 성체가 바로 영원한 생명임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깊히 반성해 볼 일입니다. <성체 송가> 21. 천사의 빵 길손음식, 자녀들의 참된 음식, 개에게는 주지마라. 22. 이사악과 파스카 양, 선조들이 먹은 만나, 이성사의 예표로다. 23. 참된 음식 착한목자, 주 예수님 저희에게, 크신 자비 베푸소서. 저희 먹여 기르시고, 생명의 땅 이끄시어, 영생행복 보이소서. 24. 전지전능 주 예수님, 이 세상에 죽을 인생, 저세상에 들이시어, 하늘시민 되게 하고, 주님밥상 함께 앉는, 상속자로 만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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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용기와 힘을 주소서! 아멘 감사합니다
주님의 몸이 저희에게 나누어지는 것을 잊지 않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