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제관 가는 길에 던지는 푸념
11인의 늙은이가 공릉천*갓길을 따라 걷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까마귀가 내려다보는
이 하수상한 세월이
언제 끝날지 몰라도
언제 보아도 순박하게 아름다운
벽제관길*은 태평하기만 하구나
자기 그림자를 잡으려 날뛰는
영악하고 뻔뻔한 망아지들을
저 산기슭에 그대로 놓아두고
허망한 늙은 목부가 할 수 있는 건
뒤돌아보지 말고 눈을 감는 짓이련가
그 누구는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이 불면 쉬어가라 하던데 ---
아무런 성취도 결과도 보여준 적 없는
좀스런 투사견들이 남이 달아준
쥐뿔 하나로 오만과 허세를 부리며
깨춤을 추다 내다버린 씻을 수 없는
꾸정물을 뒤집어 씌우는 데도
우리는 고작 벽제관 옛터에서
민망스런 의주길을 멈춰야 하는구나
2021. 3. 23.
* 恭陵川 : 경기도 덕양구 신원동과 고양동에서 파주시
교하면을 거쳐 한강으로 유입하는 하천
* 碧蹄館길 : 경기 옛 의주길 제1 코스.
3호선 삼송역에서 벽제관지(8.7Km)까지의
첫 관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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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사랑 동호회
遠行斷想
벽제관 가는 길에 던지는 푸념
심조 김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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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5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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