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매일]울산 보수 정치권, 김기현 의원 경고에 귀 기울여야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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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매일] <사설> 울산 보수 정치권, 김기현 의원 경고에 귀 기울여야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룬 주역인 국민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정치인들의 논공행상만 난무하는 순간 우리당은 엄청난 시련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가 정권교체 승리에 도취돼 0.73% 신승이 가진 묵직한 의미를 잊어버리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지난 10일 피를 말리는 사투 끝에 정권을 되찾은 국민의힘이 새겨들어야 할 경고음이다.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수도 있는 일을 상정해 미리 경종을 울린 것이다. 지금은 승자의 자리에 있지만 언제든지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비해 약 25만여표 더 얻었다. 수평적으로 계산해 서울에서 약 31만여표 차로 이기지 못했으면 패배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것도 주로 문제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반발한 표심이 국민의힘 쪽으로 쏠린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런 돌발요소가 아니었으면 선거 결과가 어떠했을지 짐작하기 어렵다. 울산도 상황은 비슷하다. 민주당 후보가 유효표의 40.6%를 획득했다. 반면 소위 보수 텃밭이라는 곳에서 국민의힘이 54.6%를 가져갔다. 민주당보다 약 14% 정도 많다. 선거 운동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과반수 정도가 정권교체에 지지의사를 보낸 것으로 나타난 수치와 비교하면 오히려 패배에 가깝다. 


 국민의힘 전신인 울산 새누리당은 지난 민선 6기 동안 폭주했다. 당 소속 울산 시의원들이 내부적으로 결정한 시의회 의장을 시당 차원에서 바꿔쳤을 정도다. 그러면서도 시민들에 미인해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당 방침에 따르지 않은 시의원들을 질책하고 다음번 지방선거에서 스스로 출마하지 않거나 공천에서 제외시켰다. 이렇게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했으니 7대 민선에서 참패한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당시 전국을 휩쓸던 민주당 파워에 다른 지역 새누리당 지방정부가 맥없이 무너지자 울산도 한순간에 전멸했다. 그런데는 그만한 이유가 다 있었던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울산시민 10명 중 약 4명이 민주당을 지지했다. 이런 흐름이 그대로 6ㆍ1 지방선거에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울산 유권자들이 잠재적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다. 영원한 야당도 여당도 없을 것이란 이야기다. 3월10일에서 6월1일까지 약 80일 동안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여야 정치인들의 언행과 능력, 자질, 도덕성을 확인한 뒤 그 때마다 유권자들은 선택지를 바꿀 것이다. 대선 승리가 그대로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벌써부터 배를 앞으로 내미는 울산 보수정치권은 김 의원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