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남편 브랜든 스미스(38)가 뇌를 크게 다쳐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겠다고 의료진이 판단하자 미국 여성 크리스 암스트롱(39)은 이혼을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고민 끝에 2년 뒤 제임스 암스트롱(37)과 결혼했다. 아내가 남편을 배신한 것이라고? 아니었다. 크리스는 제임스와 결혼하며 계약을 맺었다. 브랜든을 성심껏 돌보겠다고 말이다. 미국 잡지 피플 닷컴이 28일(현지시간) 전한 사연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크리스는 말한다. "여전히 전 남편을 사랑한다. 그는 우리 가족의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제임스는 “그녀는 처음부터 솔직했다. 받아들일 것이냐 그러지 않을 것이냐 똑바로 물어왔다"고 털어놓았다. 크리스는 첫 사랑 브랜든을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정말 가슴아픈 일이 벌어졌을 때 의미를 찾아야만 복원력을 갖게 된다. 우리 가족이 어떻게 헤쳐나갔는지 보면 아름다운 면이 많다. 대단하고 은총받은 일이다. 물론 슬픔과 안타까움도 많다.”
크리스와 첫 사랑 브랜든이 결혼한 것은 스물한 살 때였다. 그녀가 텍사스주의 한 고교에서 열여섯 살 때와 한 살 아래 브랜든이 처음 만났다. 처음 본 순간부터 평생의 배필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결혼 2년 만에 둘의 미래는 산산조각이 났다. 브랜든이 이삿짐 트럭에 의해 척추를 크게 다쳤다. “악몽을 꾸는 것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다 잊어버린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곧바로 정신을 차리면 악몽이 시작됐다.”
사고 직후 크리스는 남편과 의사 소통을 전혀 할 수 없었다. 그녀가 말하면 알아듣는 것 같았지만 복잡한 생각이나 이슈를 토론할 수는 없었다. 의사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은 크리스에게 엄청난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남편의 회복을 도우면서 자연스럽게 그녀는 웅변 치료사 경력을 쌓게 됐다. 하지만 몇 년 뒤 부부 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할 정도로 남편이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
“그러나 그를 매우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그를 돌보고 싶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의 삶에 머무르고 싶었다."
재정적 압박을 혼자 견뎌내기 어려웠고, 무엇보다 큰아들을 뒀지만 아이들을 더 갖고 싶었다. 해서 고통스럽게 이혼을 결심한 뒤 브랜든의 법적 후견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평생 브랜든을 돌보기 위해선 이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몇 년 뒤 온라인에서 제임스를 만났다. 몇 주 뒤 얘기를 나누다 제임스를 브랜든에게 데려갔다. “교회에서 만났는데 내가 화장실에 다녀온 뒤 보니 제임스가 브랜든에게 어깨를 두르고 있었다. 해서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2015년 9월 5일 결혼식을 올렸다. 몇 년 뒤 두 딸이 태어났다. 제임스는 늘 브랜든을 챙겼다. “제임스가 브랜든을 사랑하는 것은 100% 확실하다. 그를 형이라 부르며 돌보고 친절하다.”
제임스는 “내 마음을 온통 그에게 쏟는다. 휠체어에 앉은 그는 스스로를 어쩌지 못하는데 정신은 멀쩡한 편”이라면서 “나를 자기 아내를 빼앗은 개xx이라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는 정말로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두 딸은 이제 다섯 살과 네 살이 됐고, 브랜든 삼촌이라고 부른다. 큰아들은 열네 살이 됐다.
크리스는 지난해부터 브랜든과 함께 하는 식구들의 모습을 찍어 틱톡에 올리고 있다. 집에서 차로 10분 떨어진 돌봄시설에서 브랜든은 지낸다. 해서 크리스는 정기적으로 브랜든을 집에 데려온다.
“남편을 잃은 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의미를 찾은 것은 전 남편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다.”
그녀는 매년 후견인 자격을 새로 인정받기 위해 판사에게 서류를 제출한다. 남편, 아이들이 전 남편 브랜든을 돌보는 사진을 첨부한다. "나는 지금도 그를 사랑한다. 그는 우리 가족의 중요한 일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