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박새, 뱀 침입에 탈출 경보에 새끼들 둥지 밖으로 탈출
서울대 연구진 관악산서 9년째 조사 “영장류처럼 뱀에 특별 반응”
↑뱀이 둥지로 접근하면 박새는 독특한 경보음을 계속 내면서 포식자를 쫓아내려 애쓴다(왼쪽). 누룩뱀은 봄철 둥지를 떠나기 전 새 새끼를 많이 잡아먹는 대표적 파충류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6달 된 아기 48명을 부모 무릎 위에 앉히고 화면(畫面)으로 여러 가지 물체(物體)를 보여주었다.
꽃이나 물고기에서 평온(平溫)하던 아기들이 뱀을 보여주자 하나같이 동공(瞳孔)이 확대(擴大)되는 스트레스 반응(反應)을 나타냈다.
스웨덴 웁살라(Sweden Uppsala)에서 이뤄진 이 실험(實驗)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도 사람은 뱀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을 포함(包含)한 영장류(靈長類)가 뱀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스스로 물려봤거나 부모나 동료가 보이는 반응을 배워서라기보다 타고난 공포(恐怖)라는 설명(說明)이 지배적(支配的)이다.
그러나 영장류뿐 아니라 뱀이 천적(天敵)인 박새에서도 비슷한 반응(反應)이 관찰(觀察)됐다.
관악산 박새의 최대 천적은 뱀
서울대 생명과학부 행동생태(生命科學部行動生態) 및 진화연구실(進化硏究室)은 지난 9년 동안 관악산(冠岳山)에 인공둥지 약 500개를 설치(設置)하고 박새의 번식행동(繁植行動)을 연구해 왔다.
박새는 해마다 이맘때가 번식기(繁植期)여서 둥지마다 약 10마리의 새끼가 깨어난다.
어미는 새끼가 독립해 둥지를 떠날 때까지 부지런히 애벌레를 잡아 나른다.
그러나 새끼 박새에게는 지금이 가장 위험한 시기이다.
누룩뱀, 능구렁이 등 뱀은 물론이고 다람쥐와 족제비 등 포유류(哺乳類), 어치, 까마귀 등 새들이 새끼를 노린다. 뱀이 둥지에 다가오면 어미는 뱀 위를 맴돌며 위협(威脅)하고 경고음(警告音)을 쉬지 않고 내며 긴박하게 대응(對應)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덩치 큰 뱀이 둥지 구멍 속으로 들어오면 새끼를 모조리 삼켜 번식을 망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