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사투리의 이해 - 5 - < 존비의 특이점 >
오늘은 존대 하대 등 어투의 특이함(?)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합니다.
정리가 끝난 게 아니고 현재 정리중인 것을 친구들 동향 분들과 함께 생각해 보고자 올리는 글이며,
먼저도 말씀드린 얘기지만 어문학전공이 아니므로 두서없고 맞지 않는 부분도 많을 테니 댓글로 지적해 주시면 함께 공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설명형에 다짐의 의미로 안? 예? 등이 쓰여서 의문형이 됨.
왔답니다. = 왔다고 그라요. 안?
그랬다네. = 그랬다 항가. 안?
- 안? 은 하수와 하게에 모두 쓰이고,
채낀떨고 앉었능것 잔 보쇼. 예?
고케 해사 쓴다고 안 하요. 예?
- 예? 는 하수(하소체)에만 쓰임,
* 반대로 오해하기 쉬운 “안”의 사용.
하지 말라고 해도 안 그라요. = 하지 말래도 그런다.
하라 해도 안 그라요 = 하라 해도 그런다.
하라항께 안 그라요 = 하라니까 그런다
안한다 해도 안 그라요 = 않는다 해도 그런다.
* 같은 낱말의 반복 사용으로 강조.
심이 심도시드라. 지랄을 함도항거. 성도 냄도내도 징하게 냅디다.
물이 짚도짚응께. 꼿이 이쁨도이쁭거. 밧을 맴도매도 고케 오래까정 매기는 첨이요.
※꽃과 밭을 왜 꼿, 밧으로 썼는지 궁금하실 분들이 계시겠지만 특성 중에 나올텐데
진도 출신이면 꼬치, 바틀로 발음되는게 아니고 꼬시, 꼬슬, 바세, 바슬로 발음됨을 아실겁니다.
* 반어법(?) 부정문의 형식
알도 몰른다. 있도 없다. 하도 안 했다.
* 혼잣말 투의 종결어미
겁나게 많이 왔어도. 쟈가 봄상하고는 달라도.
일로 오제만. 오늘 같은 날 댕개가믄 좋겄구만.
* 의문형도 되고 서술형도 되는 종결어미들
하게체의 “~제”
“암상토 안 하제?” 하고 말끝을 올리면 의문형이 되고,
“암상토 안 하제.” 하고 말끝을 내리면 서술형.
“사램의 근본이 아니제?” 하고 말끝을 올리면 의문형이 되고,
“사램의 근본이 아니제.” 말끝을 내리면 일반 서술형이 됨
존댓말 하수(하소체) “~라”의 애매함.
- 외지 사람들이 글로만 본다면 해라체로 오해할 수도 있음. ―
- 전라도 다른 지역의 ~라요. ~라우. ~라이. ~라잉. 과 달리 진도는 ~라. 로 짧게 씀. -
그라믄 낼 아적에 일찍 가지라. 낼 아적 일찍 갈라?
가는 못 가겄당께 나도 어찌께 못해라. 가한테 어찌께 야그 잔 잘 해 볼라?
백번 옳은 말씀이시지라. 한압씨 말씀이 옳은 말씀이지라?
내가 갈라고 해서 갔등것이 아니여라. 내가 욕불로 갔다고라?
존대말 “~다.” “~다?” 도 외지인들이 해라체로 오해하기 쉬운말투임.
꼭 내가 가사만 된다? (꼭 내가 가야만 된 답니까?)
우덜도 같이 간다? 안 간다? (우리들도 같이 갑니까? 안 갑니까?)
내가 안 가도 된다. (내가 안 가도 된 답니다.)
그건 암끗도 아니다. (그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요새는 요렁것이 밸미다. (요즘은 이런게 별미랍니다.)
*존칭 “게” 의 사용.
집이 지게셨오? 그라믄 팬히 지게시쇼.
어지께 잘 가게셨소? 잘 가 게깁시다.
*극존칭 의문형 “~슴쨔?”와 설명형 “~람쨔.“
진지 잡수셨슴짜?
큰 선산 시양에 다녜 오솄슴쨔?
그라지람쨔.
지당하신 말씀이지람쨔.
*진도야그 한 마디*
우덜 애릴때 놀던 생각들 나능가? 머시마들은 빳지치기, 다마(구슬의 쪽바리말)치기, 작치기, 도롱테 굴리기, 말뚝박기(말좃박기)에
또 장구통(일명 붕알통)이라고 땅바닥에 금 기래놓고 하든 놀이도 있었고, 가시나들은 핀치기, 조새나 모태, 셨다, 빠꿈살이, 고무줄놀이가 있었제.
같이 하는 것이로는 꼰띠기, 숨박질(숨기잡기), 땅따먹기, 도팍치기가 있었능갑다. 참! 머시마들은 치깐 벡짝에다 대고 누가 오줌 높이 싸능가도 시합 했었어야!
또 교실에서 손꾸락이로 팅개가꼬 연필 따먹기도 어찌나 많이 했든지 연필싱이 속에서 다 끊어져가꼬 쓸수도 없게 도ㅑ부렀었등거 생각들 나냐?
어디 갈 쩍에 뒤에 사램들은 눈 감고 앞이 사램 어께에다가 손 연꼬 따라감시로 “어디만쿰 갔냐?” 하믄 “당당 멀었다.” 함시로 갔었어야.
그라고 방에서 다리 뻗고 앉어서는 “한다리 만다리 이부 따부 느그 삼촌 어디 갔냐 화산이로 말타러 갔다 맻말 탔냐 닷말 탔다 오꿈 조꿈 부수 탱!”
또는 “...마산이로 불따러 갔다 맻말 땄냐 닷말 땄다 오꿈 조꿈 부수 탱!” 했는데 뭔 소링가를 내 대그빡이로는 당최 알 수 없는 말들이랑께.
“넥 가시나 진도가시나 밥하랑께 죽 쑤고 죽 쑤랑께 밥하고.”하고 가이나들 놀래도 먹고, 초등핵교 1학년 아그덜은 “1학년 똥깍지는 무섭다드라.”하고 놀래 먹기도 했제?
“새끼 새끼 못난새끼 똥깐에 빠진새끼 담붓대로 건재중께 좋다고 까불드라.”도 있었다만.
빠꿈살이의 다른 이름이 꼭 있었당께. 깨끔살이? 아니믄?...꼭! 잔! 갤챠 주제!
우덜 ▷ 우리들 ▷ 몬차도 말했제만 많썩 합채부는 승질이 있당께.
에릴때 ▷ 어릴때 ▷ 어가 에(애)로 빈해뿌는 발음들이 많당께라. 그라고 에와애의 구벨이 없이 말함.
머시마, 머이마 ▷ 사내아이 ▷ 모도 다 알제만...
빳찌 ▷ 딱지 ▷ 땅깍대기로 맹글믄 더 빳빳하제?
다마 ▷ 구슬 ▷ 일본말 잉께 전기다마(전구)란 말도 씨믄 절대 안되고 전구로 씨제. "전기불알"이 질로 존디 듣기가 불사시렁께 그라제.
작치기 ▷ 자치기 ▷ 막가지 진놈 짜룬놈 두 개 갖고 침시로 놀제. "막대치기"로도 "땅콩치기"로도 불렀제.
도롱테 ▷ 굴렁쇠 ▷ 건희가 요거 굴리다 타고 넘는 바람에 붕알 깨질뻔 했다는...씨도 못 건질뻔 했제 ㅋ ㅋ ㅋ ...
말뚝박기 ▷ 말타기 ▷ 우덜은 진도의 우아한 표현이로 걍 "말좃박기"라고 했었제.
기리다 ▷ 그리다 ▷ 그리능거 다 알꺼고, 함씨 한압씨들은 그림 = 기림, 그림자 = 기림재라고 하솄었어야.
조새, 모태 ▷ 공기놀이 ▷ 공깃돌 다섯 개로 하믄 조새. 여러개=모태.
셨다 ▷ 사방치기 ▷ 크나큰 니모에 대각선도 긋어 놓고 도팍 놓고 깽깽이발(앙감질)로 폴짝 폴짝 뜀시로하제.
빠꿈살이 ▷ 소꿉놀이 ▷ 새금팍이로 그럭하고 몽군가루 뽀솨서 떡하고 밥하고...깨끔살이라고도 항거 같은데 올리진않음.
뽀수다 ▷ 빻다 ▷ 뽀수고 뿌수고 걍 우덜은 씨게 말하제? 요샛말로 터프하다고나 하까? ㅋㅋㅋ
꼰띠기 ▷ 고누 두기 ▷ 꼰 띠다가 한칸 물리자 한다고 쌈나고 그랬제?
숨박질 ▷ 숨바꼭질 ▷ 숨고 잡응께 숨기잡기라고도 했제.
도팍치기 ▷ 비석치기 ▷ 째깐하고 넙쩍한 도팍을 셔놓고 던져서 자빠트리제.
치깐. 밴소 ▷ 변소, 화장실 ▷ 우덜은 측간(廁間)을 치깐이라고 하제? 매랑것을 참다가 쏟아내는 그 션한 기분은...무아지갱!
벡짝 ▷ 벽 ▷ 벡짝, 베람빡 모도 벽을 말 하능거랑건 진도출신들은 알겄제?
팅개가꼬 ▷ 튕겨서 ▷ 어미변형이 튕기다=팅기다고 튕겨서=팅개서, 팅개가꼬로 됨.
연필싱 ▷ 연필심 ▷ 심을 싱이라고 했어야. 힘은 심이라 했제?
손 연꼬 ▷ 손 얹고 ▷ 얹다는=연지다. 얹히다=연치다. 구만.
어디만쿰 ▷ 어디쯤 ▷ 어디 만쿰 = 어디 만큼 = 어디 쯤잉께로
당당 ▷ 아직 아직 ▷ 아직 멀었다의 사투리가 당아 멀었다.
함시로 ▷ 하면서 ▷ 감시로, 됨시로, 옴시로, 함시로 ~시로 = ~면서.
한다리 만다리 ▷ 이거리 각거리 ▷ 서울경기의 이거리 각거린데...도무지 뭔소링가는 몰르겄등만.
당최 ▷ 당초에, 도대체 ▷ 사투리는 아니고, 애시당초 애초애 줄임말로 부정의뜻이로 쓰임.
가시나, 가이나 ▷ 여자아이 ▷ 다 알만하제? 알 보담 훨썩 킁가? 짝응가?
~랑께 ▷ ~라니까 ▷ 가랑께, 오랑께, 하랑께, 말랑께 .
놀래먹다 ▷ 놀려먹다 ▷ 우게있는 팅개서하고 같은 어미변형의 특성.
똥깐. 똥뚜깐. 밴소깐 ▷ 변소통 ▷ 똥뚜깐에 빠져서 똥독이 올루믄 무섭다등만.
담붓대 ▷ 담뱃대 ▷ 담붓대가 엄마나 크믄 사램을 다 건질까나?
건재중께 ▷ 건져 주니 ▷ 내나 어미변형의 특성이로 고케 되등만.
* 현재 3,500여 낱말을 표준말과 쓰임새까지 가나다순으로 정리를 하는 중에 <진도초59회 카페- 진도의삶>방과
<내고향진도 카페-시사 일반상식>방에 우선 정리된 낱말들을 올리는 중이니 참고와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첫댓글 오라버님 정말 고상이많으시네요.....우리고향말들을 가만히 읽어보고잇으면 그냥머리속이 멍멍하면서 으찌깝깝합니다..ㅎㅎㅎ
대문이 없이 집으로 들어오는길 표준말로 사립문 인지 뭔지 몰라도 우리 시골말로 새팍이란 말이 있었는데 설명좀 해 주십시요
우선 제가 부족하여 원하시는 답변이 될 지 모르나, 표준말에 사립문.사립짝문,삽짝,이란 말이 있습니다. 어원은 모르지만 제 생각으로-실재로 제가 어릴때 싸리울타리에 싸리로 엮어 만든 문이 있었습니다.- 그 싸립문이 어원이 아닐까 싶고 큰 기와집은 소슬대문이 있었고 일반 초가집들에는 흙돌담에 문이랄건 없이 그냥 트여 있었습니다만 그 싸립문 밖이 - 사립밖 - 새팍(샐팍) 으로 되지 않았을까요? 진도선 새팍 보다 샐팍으로 더 많이 쓰인거 같습니다만 제 추측일뿐 확실한 문헌근거는 없습니다
그리고 물지게를 무덕이라 부르는건 진도 일부 지역에 해당하는거 같습니다. 제주도 방언으로 허벅은 물 동이를 말하고 구덕은 허벅을 담아 운반하는 - 대나무등으로 엮어 짊어지는 - 도구를 말하는데 그 곳과 연관되지 않나 싶습니다. 새로운 자료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말 국어대사전(국립국어원판)을 찾아 보니 싸립짝=나뭇가지를 엮어서 만든 문짝 으로 나와 있어 잡목나무가지를 엮어 만든 싸립문 밖이 샐팍이 되었겠습니다. 새빢,새팍,샐팍등으로 사람에 따라 조금씩 발음이 다르나 저는 대표음으로 새빢과 샐팍만 정리 중이고 대문이 따로 없는 집에서도 마당밖을 샐팍이라 불렀습니다. 감사합니다.
참으로 대단 하십니다. 고향에 살면서도 거의 잊혀져 가는 말들인데 어쩌면 그리도 세세하게 기록을 하셨는지요? 정말 존경 스럽습니다~!!!
좋게 봐 줘서 고맙구만이라. 어뜬 사램덜은 표준말이 중요하고 세계화시대에 영어가 중요한판에 뭔 고리탑탑한 사투리냐고 하는데, 요것이 우덜 뿌렁구고 뜽컬임시로 내나 표준말의 토양이고 자양분이 되능것이며 울엄매 울아배 입을 통해 우덜이 맨 몬차 뱄든 우덜말이여라. 관심 감사합니다.
해박한 지식과 넓은 상식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네? 잘읽고 보고있다네!!!
우리 회장님 먼 그런 과분한 말씸을 다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