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다 써서 올릴라구 글등록을 클릭했는데
로그아웃 되면서 감상문이 다 날아가서 이제서야 다시 올립니다>
예술대학 영화학과
20013383 이지호
국악 공연을 직접 가서 본 건 처음이었는데, 악기를 다루는 모습들이 너무 신기해보였습니다. 관악기, 현악기 할 것 없이 모양새가 저런데 어떻게 그런 아름다운 소리들을 만들어 내는지 기가 막힐 정도였습니다. 특히 2줄도 된 해금이 그런 멜로디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대해 매우 미스테리할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원일, 김수철씨 등등의 국악음악 하시는 분들이 영화음악 쪽에서도 많이 활동하고 계십니다. 국악이 현대적인 감수성으로 창작된 곡들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영화를 전공하는 저 개인적으로는 영화음악과 국악의 만남, 그 가능성과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떠올려 볼 수 있었습니다.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의 트레일러의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는데 거문소 소리와 판소리 하는 여성분의 소리가 어울어져 한국적인 멋을 한층 더해주기도 했습니다. 이와같이 꼭 고려시대, 조선시대와 같은 한국의 전통이 드러나는 역사물이 아니라 현대나 미래 시점의 현대적인 감수성이 드러나는 영화라도 우리 음악인 국악으로 더 새롭고 한국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연주회에서 발표한 작품들도 영화음악으로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연주회가 끝나고 곡들이 너무 좋아서 작품집을 사 집에서 몇번 들어봤는데, 실제로 연주하는 것을 바로 앞에서 듣는거랑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것을 듣는거랑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d로 들었을 때 국악기 특유의 울림이나 맑은 소리가 저하되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조원행님의 <해무>
아주 서정적인 곡이었고, 맑은 단소 소리와 아름다운 가야금 소리가 잘 어울어졌습니다. 특히 곡이 시작되는 부분에 단소 독주는 고요함 속에서 어떤 열망을 표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격정적인 부분과 명상을 하는 듯한 느린 부분이 전체적인 곡의 흐름에 있어 잘 조화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만석님의 <달의 환상>
'달아달아 밝은달아'라는 전래동요(?)를 현대적으로 편곡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곡의 분위기나 가락은 현대적이다 못해 미래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가야금은 전통적인 소리 밖에 낼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게 만들었고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한 몽환적인 곡이었습니다.
전인평님의 <거문고가 보이는 풍경>
미래지향적이고 환상적인 전곡과 대비되는 전통성이 돋보이는 곡이었습니다. 거문고라는 악기의 깊고 중후한 소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오윤일님의 <6월 어느 날>
서정적이고 현대적인 곡이었고, 봄바람이 부는 햇살 좋은 날의 아름다운 풍경을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악기인 해금이 처음 나와서 너무 좋았는데, 해금의 애절한 선율이 머릿속에 떠올려 지는 풍경과 추억에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기승전결과 같은 감정의 변화가 형식적으로도 잘 짜여진 것 같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유문식님의 <인연>
여러가지 악기가 곡을 조화롭게 이어가는 곡이었고 실험적인 시도가 특이해 보였습니다.
김은경님의 <어머니>
애절하고 서정적인 선율이 너무 좋았습니다. 성악곡의 반주같은 느낌이 들었고 가사를 써서 노래를 불러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가진 곡인 것 같습니다.
최훈님의 <월광>
강렬한 비트와 흥겨운 가야금 소리가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베이스와 가야금이 이렇게 잘 어울려질 줄은 몰랐는데 힙합에 친숙했던 저에게는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이 곡에 많은 관심이 갔습니다. 실험성이 돋보였고 실험은 성공한 것 같습니다. 귀엽게 생기신 가야금 연주자분이 다른 곡에서 우아한 손동작을 보여주신 다른 가야금 연주자분들과 달리 비트에 맞춰 춤추듯 몸을 들썩이며 연주하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김대진님의 <그녀의 결혼을 축하하며>
원래 노래곡이었다는데 제 결혼식에 누가 이 곡을 피리, 꽹가리, 기타 라이브 반주로 축가룰 불러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멜로디가 현대적으로 와닿았습니다.
계성원님의 <란을 위한 노래>
마음을 선(善)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곡이었고, 따뜻하고 서정적인 선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복되는 멜로디가 이 곡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고 소금의 단아한 소리가 참 좋았습니다.
이 곡 저 곡 할것없이 저한테는 다 감동적인 곡이었습니다. 전 대학로에 살아서 가끔 퓨전국악 공연을 길거리를 지나다 우연하게 보게되는데 이런 국악연주회도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학기 동안 국악에 대해 많이 배워 좋았고 국악에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더 좋은 인연으로 다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