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교도소에서 연쇄살인범과 정치인 등 수십 명의 교수형을 집행하고, 이와 관련한 책을 쓴 샤자한 부이얀(74)이 가슴 통증을 호소한 뒤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25일 전했다. 부이얀은 전날 수도 다카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에 눈을 감았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고인이 생전에 집행한 사형 건수는 적어도 26건으로 알려졌지만 몇몇 보도는 그가 처형한 사형수가 6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직 혁명당원인 그는 강도와 살인 혐의로 42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며 사형집행인이 됐다. 부이얀은 형기를 줄이려는 욕심에 사형 집행인을 자청했으며, 실제로 형기를 10년 앞당겨 지난해 6월 세상으로 나와 보상받았다.
방글라데시는 영국 식민 지배를 받으며 사형 제도를 도입해 지금껏 교수형으로 집행하고 있는 몇 나라 가운데 하나다. 또 무기수나 장기수를 훈련시켜 사형 집행인으로 활용하는 것으로도 눈길을 끈다.
부이얀의 손에 목숨을 잃은 이로는 방글라데시의 건국 지도자이며 현재 총리의 부친인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군 장교들도 포함됐다. 그는 또 전쟁범죄자로 기소된 정치인 알리 아흐산 무자히드와 살라후딘 콰데르 초드후리를 비롯해 연쇄살인범 에르샤드 시크더르도 처형했다.
부이얀은 사형 집행인 역할을 옹호하며 "내가 하지 않았다면 다른 누군가가 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은 것은 물론 교수형 집행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 그의 책은 연초에 발간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일간 다카 트리뷴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출감한 뒤 50세 연하의 아가씨와 결혼했다. 또 10대 청소년들과 틱톡으로 대화하는 것으로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