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길 열리자 1인가구 5700명 당첨 2030 청포족 설움 풀었다.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2022. 10. 21.
정부가 청약 시장에서 1인가구 소외를 막기 위해 '생애최초 특별공급 추첨제'를 도입한 이래 현재까지 5700명 이상의 1인가구 당첨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추첨제로 배정된 물량 4636가구를 싹쓸이 하고도 남는 인원이다. 전체 당첨자의 90%가 2030 청포족(청약포기족)에서 나왔다.
1. 신혼·다자녀 특공도 미달나면 1인가구가 '싹쓸이'한다.
작년 11월 전까지만 해도 1인가구는 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혼인여부 등에서 불리해 가점제 위주인 청약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 받아왔다.인생 첫 내집 마련을 돕는 '생애최초 특별공급' 제도도 있었지만 기혼자라는 조건 때문에 미혼인 1인가구는 아예 도전조차 하지 못했다.
2030세대 청약포기족(청포족)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자 정부는 작년 말 1인가구를 배려한 '생애최초 특별공급 (생초특공) 추첨제'를 신설했다. 이로 인해 작년 11월 16일 이후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하는 주택부터는 생애최초 특별공급 물량의 30%가 1인가구도 신청 가능한 추첨제로 공급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도 시행일인 지난해 11월16일 이후 현재까지 전국 민영주택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1인가구 수는 총 5722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생초 특공으로 분양한 물량(1만5454가구)의 37%에 달하는 수준이다.
당첨자 수가 추첨제로 배정된 물량(30%)를 초과하는 이유는 신혼부부·다자녀·노부모부양·기관추천 등 다른 유형의 특공에서 미달이 난 물량에도 1인가구가 추가(예비입주자) 당첨됐기 때문이다. 그만큼이나 1인가구의 내집마련 수요가 높았다는 반증이다.
당첨자의 연령대를 보면, 30대가 3257명으로 가장 많았다. 20대도 1823명으로 전체 당첨자의 89%(5080명)이 2030에서 나왔다. 이어 40대 522명, 50대 이상 120명 순이다. 당첨자 성별은 남성이 6650명, 여성 4794명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2. 전체 물량 대비 여전히 부족한 수준, 이달 말 개편안 나올 듯하다.
다만 1인가구 청약 당첨 비율은 지역 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1년 간 분양한 생초 특공 물량이 110가구였는데 1인가구 당첨자는 326명으로 3배 가까이 많았다.
인천(1.14배)과 대전(1.37배), 세종(1.35배), 부산 (1.53배)등도 생초 특공 물량보다 1인가구 당첨자수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특공 유형에서 미달이 많이 발생하면서 1인가구 몫으로 돌아간 것이다.
반면, 대구의 경우 생초 물량 대비 1인가구 당첨자 비율은 20%로 시도 기준 전국에서 가장 적었다. 생초 물량 849가구 중 30%인 254가구가 추첨제로 공급됐으나 70%(178가구)만 1인가구에게 돌아갔다.
1인가구의 청약길이 열리긴 했지만 여전히 물량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많다. 생애최초 물량 자체가 민영주택 전체 공급 물량의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중 30%가 1인가구에게 열린 셈이니 실제로 1인가구가 기대할 수 있는 물량은 전체의 3%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인가구 수는 946만명으로 집계돼 처음으로 전체 가구수 대비 1인가구 비율이 40%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도 청약 시장에서 1인가구 당첨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달 말 '청년주거지원대책'을 발표하면서 청년원가주택 공급 계획과 함께 청약제도 개편안을 발표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한 중소형 추첨제 도입이 유력하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