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자 석방외 북핵등 정치적 이슈 논의 가능성 커
건강 이상說
김정일 위원장과 회동 여부 초미 관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4일 전격적으로 북한을 방문함에 따라 북한의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 이후 극도로 악화됐던 북미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가 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명목상으로는 5개월 가까이 북한에 억류된 두 명의 여기자 석방 문제 교섭을 위해서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버락 오바마 신행정부 출범 이후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왔던 북미 관계에 변화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많다.
오바마 정부는 그동안 북핵 이슈 등 정치 현안과 여기자 문제는 분리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 때문에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그동안 장막 뒤에 가려져 있던 양자 교섭이 수면 위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 이후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북핵 협상의 물꼬도 트일 가능성이 짙다.
◇클린턴 방북 배경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전격적인 북한 방문 목적은 표면적으로는 지난 3월17일 북중 국경 인근에서 북한에 체포돼 12년형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은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의 석방 교섭이다.
하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이 오바마 행정부 이후 북미 간 본격적인 직접 대화를 시작하는 신호탄에 가깝다는 분석이 오히려 힘을 얻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은 강(强) 대 강(强) 대결구도로 일관하고 있는 북미 관계를 대화로 전환할 수 있는 큰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를 주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과거 북미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을 때 대북 특사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북미 관계 변화를 찾고는 했다. 실제로 지난 1990년대 북한의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후 벌어졌던 제1차 핵 위기 당시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대화의 물꼬를 텄다.
1994년 6월13일 북한이 끝내 NPT 탈퇴를 선언하자 이틀 후인 6월15일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고 그 해 10월 미국과 북한은 제네바 기본합의문을 발표하며 북핵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0년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해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을 만나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이끌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남편이라는 점에서 그의 방북이 북핵 해결의 큰 물줄기를 마련하고 팽팽한 북미 간 긴장을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북미 관계 정상화에 앞장섰던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는 만큼 단순히 여기자 석방이라는 현안을 넘어 북핵 협상과 북미 관계 정상화 등 정치적 이슈가 다뤄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가능성=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일정 가운데 초미의 관심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동 여부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회동할 경우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가라앉히고 북한 내부 체제를 안정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외교가에서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번 방북 길에 적어도 오바마 대통령의 서신이나 구두 메시지를 통해 북핵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해법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냉랭한 북미 관계 속에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한 것을 두고 사실상 북미 간 북핵 협상 등의 의제에 어느 정도 의견 조율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홍병문 기자 hb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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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다른 나라 사람의 입만 쳐다 보는 우리가 안타갑네요.ㅎㅎㅎ